사회는 냉정하다.
변리사 사무소에 들어가서 맡게 된 업무는 특허 출원에 필요한 청구항을 정리하고, 기존 특허와의 유사성을 분석하며, 혹시 모를 논쟁을 피할 수 있도록 청구항을 다듬는 일이었다.
채용이 확정되기 전, 솔직히 변리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깊이 알아보지도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이쪽 분야에 재능이 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논리적으로 글을 쓴다는 건 당시 내게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대학 시절에도 수학이나 과학 문제를 푸는 데에만 집중했지, 언어적인 능력은 고등학교 이후로 더는 갈고닦지 않았다.
그래서 어떤 기술에 대해 조리 있게 글로 정리한다는 건 무척이나 버거운 일이었다.
예시 자료를 주셨지만, 왜 이렇게 써야 하는지조차 이해가 잘 안 됐다. 결국, 열심히 하지 않았다. 적당히 하다가, 시간 맞춰 퇴근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게 내 잘못이었다.
누구나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땐, 최소한 ‘해보려는 의지’가 보여야 했다.
하지만 나는 그게 없었다. 그냥 ‘월급만 받자’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고, 일은 딱히 열심히 하고 싶지 않았다. 열정도 없었다. 그렇게 한 달이 흘렀다.
그러던 어느 날, 변리사님이 나를 불렀고, 나는 그 이유를 직감했다. 그분은 조용히 말했다.
“이 분야와는 인연이 없는 것 같으니, 그만두시는 게 좋겠습니다.”
뭐라고 말해도 구차할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마지막 희망처럼 말했다.
“조금만 더 해보면 안 될까요?”
돌아온 대답은 단호했다.
“아니요.”
현실은 냉정했다.
그렇게 나는, 겨우 한 달 만에 다시 사회로 내던져졌다.
마음은 급해졌고, 자존감은 바닥을 쳤다.
정말 비참했다. 하지만 비참하다고 해서 삶이 멈춰주지는 않았다. 살아가기 위해 또다시 발버둥 쳐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