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데몬헌터스와 한류의 미래 3

by 견 솔

한국문화를 배경으로 한 영화가 한달이 넘게 지구촌을 달구고 있다. 2편에서 한국인이 강화시켜 온 문화코드인 "정"이 21세기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에 물려있는 인류에게 '희망'의 메세지를 안겨주고 있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럼에도 한 편의 만화영화가 전례없이 장기흥행을 하며 한국방문객들이 폭증하고 있는 현상을 설명하기에는 무언가 아쉬움이 느껴져 또 다른 이유를 찾아보고자 한다.


1편에서 문화론자 Geert Hofstede의 연구결과 한국인이 상대적으로 '포용력과 협동심'이 강하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이 같은 한국인의 특성을 이철승 교수는 "쌀, 재난, 국가(2021)"에서 사회인류학적 관점에서 한국인들이 '벼농사'에 집착해 온 결과로 해석했다. 서양인들의 '밀농사' 보다 훨씬 '노동집약적'일 뿐 아니라, 같은 아시아인과 비교해도 '밭농사' 보다 마을 공동체의 협업이 절실한 '쌀농사'를 선호하다 보니 공동체의식이 발달할 수 밖에 없었다는 내용이다.


한국인의 유별난 공동체의식은 "우리"라는 단어에서 고스란히 묻어난다. 우리들이 무의식적으로 내뱉는 '우리 아빠, 우리 딸'과 같은 표현은 외국인들이 이해할 수 없는(오해하기 쉬운) 한국인의 고유한 정신세계를 대변한다. 이 같은 정신세계는 예술에서 '여백의 미(사물과 공간의 조화)'를 중시하거나 음식에서 '밸랜스(비빔밥이나 쌈과 같은)'를 강조하는 등 모든 분야에서 관찰할 수 있다. 국가를 상징하는 국기의 중앙에 '음'와 '양'이 하나임을 상징하는 '태극'문양이 있을 정도이다.


내면세계에 대한 이해 역시 '선'과 '악'을 구분하는 서양인들의 이분법적 세계관과 근원적으로 다르다. 이른바,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화해 이상적인 자아를 실현할 수 있다는 직선적 심리관에 동의하지 않는다. '장점(빛)'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단점(그림자)'이 있기 마련이기에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일 때 비로소 변화가 시작된다는 원형적 심리관을 지지한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엔딩에 나오는 노래인 What It Sounds Like의 전반부 가사를 음미해 본다.


"나는 산산조각이 났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어/ 하지만 이제는 깨진 유리 조각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봐/ 이 상처는 나의 일부야/ 어둠과 조화로움, 거짓 없는 내 목소리, 이게 바로 그 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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