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내가 매일 새벽에 30분 동안 글을 쓰기로 한 첫날이다. 어릴 적부터 늘 작가가 되고 싶었다. 초등학교 4학년, 열한 살의 나는 장래희망란에 ‘작가’라고 썼다. 그땐 아이디어는 넘쳤지만 잘 써야 한다는 강박감과 끈기 부족으로 완성시킨 적은 없었다. 말로는 늘 ‘작가가 되고 싶다’고 했지만 실제로 제대로 글을 써본 적 자체가 없었다. 어른이 되고 나니 쓰고 싶은 이야기조차 없다는 걸 깨달았다. 나이를 먹고 나보다 어린 작가들이 많아지면서 부러웠다. 그들을 보며 ‘작가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사람이구나’ 싶었고, 나는 그게 없다는 이유로 계속 멈춰있었다. 왜 내게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없는지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그럼에도 왜 나는 마음 한 켠에 작가라는 꿈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한 적도 없었다. ‘쓴다’는 일이 늘 막연해서, 늘 다른 일에 밀려났다. 최근에 나 자신을 돌아보면서 다시 ‘작가’라는 꿈이 고개를 들었다. 제대로 해본 적은 없지만 그렇게 오래도록 간직한 꿈이라면 노력은 해봐야 하지 않을까? 시도는 해봐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평소보다 일어나는 시간을 50분이나 앞당기고,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30분 자유 글쓰기는 거창하지 않지만, 내 목표는 꽤 거창하다. 진짜 작가가 되는 것. 플랫폼에 올린 내 글로 누군가가 공감하며 마음의 위안을 받는 것. 그러다 언젠가는 내 책을 내는 것. 지금은 에세이로 시작하겠지만, 소설도 써보는 것. 이 새벽의 글쓰기가, 앞으로 아주 많은 일의 시작이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설렌다.
글 쓰는 일의 좋은 점은 어디든 할 수 있다는 거다. 여행을 가서도, 소풍을 가서도, 그냥 외출을 해도, 어디서든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일이 독서다. 아마 여행이나 소풍을 가서는 수기로 쓰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또 손맛이 있겠지.
첫날이라 그런지 일찍 잠들긴 했지만 새벽에 여러 번 깨서 꽤 피곤하다. 그래도 이렇게 글을 쓰고 있으니 마음이 평온하다. 어제 새로 산 키캡으로 바꾼 키보드를 치는 느낌도 좋다. 첫 시작이 좋다. 나는 계속 쓸 것이다. 매일, 매일, 매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