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 홈> 발칙한 4가지 질문
아무리 짙은 어둠이라도 흐린 빛에 사라진다!(스포 만땅)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 홈>은 역대급 반향을 일으키며 초대박 행진 중이다. <킹덤> 이후 신드롬 급 인기로 8개국에서 '톱 10 콘텐츠'1위를 차지하고 그 밖의 여러 나라에서도 10위 안에 드는 기염을 토했다. 동명의 네이버 인기 웹툰 <스위트 홈>을 몰랐던 나는 급히 원작 웹툰을 검색해보았다. 원작과 오리지널 시리즈는 꽤 많은 차이가 있지만 (이미 많은 리뷰에서 다뤘기에 이후에 짧게 언급하는 선에서 정리하려고 함) 고유의 뉘앙스는 충분히 가져갔다. 나는 알아가는 중이었던 김칸비 작가와 황영찬 작가의 팬이 되었다. 이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 홈>의 시즌 2를 응원하는 의미로 네 가지 발칙한 질문을 던져보려 한다. 딱히 누군가의 답변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스위트 홈>을 보려 하시거나 이미 한번 보신 분들, 그리고, 보고 계신 분들에게 하나의 체크 리스트가 되었으면 한다.
1, 왜 2020년 9월인가?
보셨는가? '띵'하는 넷플릭스 시그니처 효과음과 넷플릭스 로고가 뜨면 바로 이어지는 첫 자막! 2020년 9월이라고 화면 꽉 차게 모습을 드러낸다. 2020년 9월? 몇 달 전이네? 하는 짧은 생각이 들면 화면은 온통 눈 같기도 하고 화산재 같기도 한 것으로 나풀거린다. 헬기와 장갑차 등으로 중무장한 군인들이 등장하고 나름 귀엽게(?) 꼬물거리는 괴물들 사이로 송강 배우가 길쭉길쭉한 피지컬로 나타나면 이미 자막 따위는 아웃 오브 안중! 군인들이 주고받는 대사 후 (일부 대사들이 여러 번 돌려도 해석하기 힘들 정도였던 것은 좀 아쉬웠다) 피투성이 타잔 급 누더기 상의를 걸친 주인공 차현수가 총에 맞아 펄럭거리면 첫 자막에 대한 궁금증은 안드로메다 저 편으로 날아가버렸으니까! 그러나, 그 궁금증은 내 머릿속에서 죽지 않는 괴물처럼 되살아났다. 다리 위를 가득 채운 매머드 급 물량보다, 총에 맞아도 죽지 않는 주인공보다, 온몸의 관절들을 비틀며 괴성을 짜내는 괴물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9월에 내리는 눈이었다. 9월에 온 시야를 뒤덮은 눈보라라니! 이상하지 않은가? 8월의 크리스마스에 대한 오마주도 아닐 테고!
생각해보면 작품의 설정 상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다. 납득이 되기는 했다. 꽤 오래 걸렸지만! 경비 아저씨의 부러진 제초기 날이 날아다니는 8월에 이야기가 시작되고, 게임에서 주는 무료 아이템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차현수가 8월 25일에 자살 스케줄을 입력하자 괴물들이 등장한다. 등장인물들보다 오히려 보는 이의 혼을 더 빼놓는 전개가 이어지고 시즌 1 10회까지 한 달 남짓의 시간 흐름이라면 자연스럽다. 첫 장면에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밤하늘에서 뭐라도 내리는 것이 임팩트가 있을 테고 비보다는 눈이 감독님 보시기에 좋았다! 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차라리 급격한 지구의 기후 변화로 가을에 눈이 펄펄 내리는 기상이변이 벌어졌다든가 그도 아니면 백두산 화산 폭발로 한반도가 온통 눈처럼 보이는 재로 뒤덮였다거나 하는 설정이 있다면 모르지만 아무런 입장 표명 없이 9월에 뽀독뽀독 밟히는 눈밭을 펼쳐놓고 멋있으면 장땡이란 말인가?
그렇다고 디테일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채팅창 아이디에 감독님 전작인 도깨비가 보이고 후레자식이라는 아이디를 은유의 책 제목으로 가져가는 센스와 각회마다 임팩트 넘치는 대사까지! 사실 9월이라는 자막이 뭐가 중요한가? 연예인 지망생 성상납 사건을 연상시키는 1410호 여자가 무리한 다이어트 때문인지 캐스팅 탈락인지 갑자기 '키티'를 잡아먹는 괴물이 되거나, 복도에서 "한 과장!" 하며 상사를 목놓아 부르던 회사원이 연근 괴물이 되거나, 갑자기 중무장한 불량배들이 탄 장갑차가 쳐들어오거나, 갑자기 개기일식이 일어나 김갑수 배우가 얼음땡을 하는 마당에 9월의 눈 정도가 대수일까? 그러나, 자막을 12월이나 2021년 2월 정도로 수정하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일까 싶다. 물론 이런저런 단점을 덮고도 한참 남을 정도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 홈>은 여전히 엄청나게 흥미롭고 엄청나게 흡입력 있고 엄청나게 재미있는 작품이긴 하지만 말이다!
2,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 홈>은 과연 포스트 아포칼립스 물인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 홈>을 이미 보신 분들은 자연스럽게 <워킹 데드> 나 <로스트> <에일리언> 등의 인기 시리즈들을 떠올렸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심지어는 영화 '올드 보이' 미드 '스트레인'까지 소환하며 한국 최초, '한국형 크리처 물'로서의 성공을 치하하는 내용의 리뷰도 많았다. 하늘 아래 그 어떤 창작물도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으며 모든 창작물은 그 이전 창작물의 영향을 받는 태생적인 빚이 있다. 다만 얼마나 새롭게 접근하는가? 얼마나 시대에 맞고 새롭게 보이는가? 하는 부분이 관건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 홈>은 충분히 새로웠고 충분히 우리 시대를 반영한 새로운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 홈>은 어떤 장르일까?
대부분의 리뷰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 홈>을 '포스트 아포칼립스 물'로 규정하고 있었다. 원작 웹툰 11화에서 차현수가 검색하는 베어 구릴스의 아포칼립스 생존 블로그에 크리쳐 아포칼립스 시대가 도래했다고 명백하게 그려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 홈>은 다르지 않을까?
레전드가 된 좀비 시리즈 물 <워킹 데드>나 영화 <혹성 탈출> 등 인간 문명의 종말 이후를 다루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물'은 대부분 종말 직전이나 그 이후 폐허가 된 도시, 건물, 충격을 받아 피폐해진 사람들을 다룬다. 최근 공개된 <아리스 인 보더랜드>도 아리스와 친구들 세 명의 캐릭터 소개가 끝나자마자 사람들이 깔끔하게 증발한 도쿄의 스카이 라인을 보여주며 멘붕에 빠진 생존자들에게 '자! 이제 게임을 시작하지!'라며 이상한 나라의 게임으로 끌어들인다.
하지만,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 홈>은 원작 웹툰과 다르게 '주인공의 시련'에서 첫 장면을 시작한다. (많은 분들의 호불호가 갈리던 '이메진 드래곤스'의 '워리어'는 본인에게는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좋게 들었다. 내가 게임을 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런 선입견이 없어서 일 거라고 추측한다. 절대로 음악적인 감수성이 떨어져서가 아니다) 지상의 모든 추하고 더러운 것들을 정화하겠다는 듯이 내리는 눈발 아래 남다른 배우 피지컬을 장착한 주인공 차현수가 발기발기 찢어진 얇디얇은 옷을 입고 나타난다. 기다렸다는 듯 총을 난사하는 군인들, 결코 나대지 않고 꼬물대기만 하는 괴물들, 그 옆을 전진하며 쏟아지는 총탄 세례를 그대로 온몸으로 맞으며 뜨거운 석쇠 위의 오징어처럼 나부끼는 차현수. 하지만, 모두가 예상하듯 주인공은 죽지 않는다. 왜? 주인공 버프 때문에! 그리고, 첫 장면부터 주인공 버프를 대놓고 과시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 홈>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물이 아니고 다크 히어로물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아까부터 첫 장면에 너무 집착하는 거 아니냐고? 많은 영화들이 첫 장면에 제작비의 많은 부분을 쏟아붓는다. 엔딩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중반까지 보는 이의 시선을 잡아두는 힘이 바로 첫 장면, 첫 시퀀스의 퀄리티, 흡입력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일 것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 홈>은 다크한 히어로가 주인공인 한국형 시즌제 히어로물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다시 말해, 원작 웹툰 <스위트 홈>은 크리쳐 아포칼립스 물을 표방했지만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 홈>은 다크 히어로물로 재탄생했다는 뜻이다. 굳이 그래야만 할 이유 한 가지 추가한다면 더 이상 원작이 없는 시즌 2 제작에는 캐릭터 코어가 강한 히어로물이 유리하다는 점이다. 원작과 다르게 이경 캐릭터를 넣은 점이나 이진욱을 빌런으로 살려낸 부분 역시 상황적인 측면보다 히어로와 빌런 상호 간의 캐릭터 케미스트리를 중시하는 히어로 물을 고려하여 결정한 것은 아닐까 추측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 홈>이 시즌 2, 아니 '워킹 데드'보다 더 많은 시즌으로 제작되기 위해서는 히어로물의 법칙을 따라 한국형 다크 히어로 물로 정의해야 하지 않을까? 두 번째 발칙한 질문이다.
3, 수많은 떡밥들은 언제 어떻게 회수될 것인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 홈>은 '을'들의 전쟁이라는 서사가 있는 작품으로 보인다.
그러나, '을'들 사이에서도 갑질은 존재하고 그 리얼한 상황과 캐릭터가 이 뜬금없는 인류 멸망에 리얼리티를 얹어 소름 돋게 만든다. 우중충하고 올드한 그린 홈 아파트에 모여사는 사람들의 면면은 참으로 개성만점이다. 히어로 지망이 아닌 자살 지망이지만 필연적으로 다크 히어로가 될 차현수가 그린 홈 아파트로 이사 오면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 룸>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인류의 종말은 이미 시작되었고 주님의 시험을 감당 못하는 이웃들의 괴물 같은 행동들이 이어진다. 그러다가, 1화 한가운데 그러니까 1화 25분 6초에 이르면 신라면 한 박스를 아작내고 고양이까지 잡아먹는 이웃집 여자 괴물이 충격적으로 등장해 오금을 저리게 한다. 그러나, 보았는가? 지수가 전자 기타를 치며 부르는 어쩌다 마주친 그대 노래를 듣자마자 게걸음 치는 괴물의 다소 충격적인 귀여움을!
역시 괴물보다 더 무서운 건 사람이었다! 경비에게 윽박지르는 관리인이나 입으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말하면서 썩은 생선을 적선하는 유치원 원장의 행태는 우리에게 리얼로 소름 끼치는 공포를 보여준다. 또한 끔찍하게 죽은 남자의 사진을 찍는 이경의 모습에서 어떤 경험을 통한 깨달음의 경지를 본다. 어쩌면 수백억의 제작비보다 이런 리얼리티가 우리를 이 무시무시하고 기괴한 세기말적 상황 속으로 빨아들이는 건 아닐까? 그러나, 이 작품의 시즌 1 10회를 다 보았음에도 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혹은 어떻게 살아남아야 되는지, 그도 아니면 최소한 누가 적이고 누가 동료인지 조차 판단이 서질 않는다.
괴물로 변하는 메커니즘이나 살아남는 방법보다 살아남는 이유를 찾는 것조차 쉽지 않지만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수많은 떡밥들과 의문점이 대부분 회수되지 않았음에도 침착하게 시즌 2를 기다리게 만든다는 점이 바로 이 작품이 가진 무서운 매력일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코로나 19 사태를 겪으며 어지간한 개연성쯤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릴 만큼 대범한 사람들이 되어버린 까닭일지도 모르지만!
다시 한번 세 번째 발칙한 질문으로 돌아가서, 수많은 떡밥은 언제 어떻게 회수될 것인가? 는 언제 우리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 홈> 시즌 2를 영접할 수 있을까?라는 의미로 호환 가능하다.
센스 돋는 분들은 이미 눈치채셨을지도 모르겠지만 굳이 반복적으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 홈>이라는 표현을 강조하는 까닭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 홈>이 시리즈 물로 자리 잡아 <워킹 데드>보다 더 긴 후속 시리즈가 제작되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열망의 표현이라는 것을 고백한다.
4, 우리는 누구를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 눈에 보이는 것이 다는 아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 홈>의 매력은 어? 어! 하는 사이 우리의 예상을 배반하고 밀당을 허용치 않으며 파고드는 임팩트에 있다. 경비가 돌리던 제초기의 부러진 날처럼 전혀 예상치 않은 순간 날아온 충격파는 우리들 머릿속에 그대로 박힌다. 옆집 여자가 키우던 키티의 목 띠는 눈 뜬 회색 고양이 머리가 되고 셔터가 올라가는 유리문 너머에 서있던 흡혈괴물의 혀는 더 에일리언스럽게 진화해서 원작 웹툰보다 그로테스크함을 더한다. 엘리베이터 씬의 제헌이 칼을 들고나가기 직전 지수에게 건네는 담백한 고백도 김남희 배우의 연기력과 꿀보이스 덕분인지 더더욱 절절하다. 무릇 사망 플래그들이 의례히 그러하듯이.(선영이 남은 날을 세는 장면도)
마녀에서 주인공의 친구로 나왔던 고민시 배우는 한층 더 성숙해진 눈매와 발레 실력을 뽐내며 여전한 입담을 과시했고 이도현 배우는 차가운 의대생이지만 리더미를 뽐냈고 김갑수 배우는 여전한 중년미를 보여주었다. 그밖에도 이시영 배우나 이진욱 배우, 그리고 타이틀 롤을 맡은 송강도 제 몫을 했지만 그중에서도 편의점 여자 선영 역을 맡은 배우분의 연기가 단연 돋보였다는 것이 주관적인 나의 평가다.
이렇게 믿을 만한 배우들이 있지만 아직도 우리는 불안하다. 특전사 출신 소방관으로 나오며 의문의 알루미늄 가방을 사수하던 이시경 배우나 화상 자국도 가리지 못했던 잘생김을 장착한 이진욱 배우나 주인공 송강 배우의 연기력과 매력을 믿을 수는 있지만 그들이 연기하는 캐릭터들은 한결같이 회색빛을 띄고 있다. 명징한 선과 악의 대립은 이미 식상한 요즘 트렌드 때문인지 작가의 세계관 때문인지 그들의 양쪽 발은 선과 악 그 어디쯤 각각 딛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주인공 차현수는 박새로이가 직장 상사의 불합리함에 맞서는 올곧은 아버지의 아들이었던 <이태원 클래스>의 박새로이가 흑화 한 캐릭터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발레를 추는 은유도 학교에 불을 질러 쫓겨난 골초지만 나름 정의로운 츤데레 캐릭터이고 그 오빠인 은혁도 여동생에겐 한없이 자상한 오빠지만 눈도 깜짝하지 않고 이경과 차현수를 사지로 보낼 수 있는 냉정함을 가진 인물이다.(괴물 화가 진행되자 스스로 죽음을 택한 은혁은 시즌 2에서 재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2화의 '가장 쓸모 있는 게 목숨'이라는 말과 9화의 '요즘 사람 목숨보다 더 하찮은 게 있느냐'는 대사 사이의 간극은 살아남은 사람들이 갖는 가치관의 대립을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괴물보다 인간이 더 무섭다는 말은 역시 <워킹 데드>를 연상시킨다. 또한 많은 크리처 물이나 일본 애니메이션의 영향도 보이지만 욕망에 몸을 내주고 더 큰 좌절을 맞이하면서 괴물이 된다는 설정이 신선하게 와 닿는다. (욕망이 괴물화와 관계있다고 나오지만 욕망이 좌절되었을 때 괴물화가 되는 것이 아닐까?) 공정하지 않은 시스템에서 억압받고 절망하는 약자들이 가치 전복, 사회 전복을 꿈꾸는 게임물이나 던전물이 바로 요즘 많은 웹툰이나 웹소설 혹은 게임에서 수없이 반복 재생되지만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 홈>은 그 하드코어 한 결과물을 우리 눈 앞에 현실감 있게 보여준다.
그러나, 이것도 좀 더 거슬러 올라간 뿌리 깊은 우리의 '한'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한을 품고 억울하게 죽은 처녀가 처녀 귀신으로 나타나는 무서운 이야기, 너무나도 익숙하지 아니한가? 결국 옛날 전설의 고향에서 "내 다리 내놔!"를 외치며 쫓아오던 외다리 귀신에서까지 데쟈뷔를 연상하는 나는.. 그래! 역시 아재였다.
누군가는 믿어야 한다. 살아남으려면 누군가의 어깨가 필요하기 때문에! 인류 종말이라는 위기 상황에서는 군인도 경찰도, 국가도 믿을 수 없다. 하지만, 혼자서는 살아남지 못하는 것이 바로 인간이다. 고아이거나 깡패이거나 외부모 가족이거나 자식을 잃었거나 시한부이거나 병을 앓고 있거나 상처를 받았거나 상처를 받지 않았거나! 아니 상처 받지 않은 캐릭터는 아무도 없다. 인생 그 자체가 고해이므로..
P.S.
-등장인물 들의 괴물화가 진행되는 모습을 보면서 정상 세포가 암세포로 변이 되는 과정을 떠올렸다면 이상한가? 정상세포가 스트레스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암세포가 되어 정상 세포를 공격하고 차현수나 이경 같은 백혈구가 괴물 암세포로부터 정상세포를 보호하는 인체의 면역 메커니즘을 연상한 것은 과연 나 혼자일까?
-사람을 해치지 않는 괴물과 살인을 밥 먹듯 하는 인간 중에서 어느 쪽이 더 괴물인가 라는 질문에는 당연히 살인을 밥 먹듯 하는 인간이라는 해답을 떠올렸지만 암세포라는 은유를 적용해보니 정반대의 이분법적인 결론이 나왔다. 역시 비유는 위험하다. 암세포도 생명이라는 임성한 작가의 대사처럼. (곧 작품으로 돌아오신다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