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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꿀잠 Jun 06.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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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의 세계를 유영중

퇴사를 코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로써 두 번째 퇴사인데요.

어쩐지 첫 번째 퇴사와는 기분이 많이 다르달까요.

직장을 관둔 적이 없는 것도 아니면서 이번 퇴사를 앞두고 괜한 불안감에  브런치와 유튜브에서 퇴사 키워드를 거의 매일 검색했던 것 같습니다.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의 글이나 영상을 보면서 퇴사 시뮬레이션을 수도 없이 돌리고 실제로 느낄 감상까지도 예측해 보면서요.


그렇게 사직원을 제출하고 집으로 돌아온 저는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살면서 이렇게까지나 아무 생각 없이 보내는 시간은 처음인데요.


첫 번째 퇴사 당시에는 직장을 관둔 뒤에도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 없이 그새 뭔가를 새로운 목표로 삼고 맹목적으로 달렸다면 이번은 좀 다릅니다.

저는 그때와 달리 요 며칠 당장의 걸음 속도를 애써 늦춰보는 중입니다. 두 번의 직장생활을 통해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기분에 대해 잘 알게 되어 이제 곧 해야 할 결정들에 대한 판단을 잠시나마 보류 중입니다. 이전의 직장들에 들어가기 위한 노력의 순간들은 힘들기도 했기만 그 과정 자체로 충분히 행복했던 때가 많았음에도 실제로 일하게 된 직장들은 준비 과정에서 가졌던 기대가 꽤 짧은 시간에 사라졌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생각하게 된 건 앞으로는 어떤 직업을 구하든 직업을 가지기 전과 후에 같은 맥락의 일을 하는 것, 즉 과정과 결과가 함께 가는 직업을 가지려 합니다.

또 예상한 현실과 실제가 다를지라도 괜찮을 수 있는 직업을 가지고 싶습니다.

두 가지 생각을 종합하면 과정 자체를 즐기면서 그 과정과 다른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 정도의 차이는 감수해 나갈 수 있는 나만의 직업을 찾고자 하는데요.

누군가는 너무 이상적이라 말할 수 있겠지만 그동안 계획했던 대로의 삶이 제 생각 같지 않았기에 앞으로는 이전과 다른 선택들을 해나가 볼 예정입니다.


유튜브를 보다 김경일 교수님이 하신 말씀 중 마음에 길게 남았던 것이

행복은 목표가 아니라 수단이며, 행복은 크기보다 빈도가 중요하다는 거였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평소 "~하면 행복해지겠지."라고 습관적으로 말해온 순간들이 떠올랐습니다. 우리가 결과처럼 얻고 싶어 하는 행복은 실은 최종적인 목적지가 아니라 우리가 인생의 길을 거쳐가는 데 필요한 수단이라는 거였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나아갈 여정들을 위해 구체화할 수도 없는 행복을 목표로 삼아 불행하지 말고 지금 자주 행복해야 한다고요. 

그래서 저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지금을 충분히 누려보려 하는데요.

이 순간들이 앞으로 살아갈 무수한 삶의 나날들의 행복의 씨앗이 되었으면 합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감정상태, 직업, 정체성 등의 제자리를 잘 찾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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