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약사의 도시약국

갈색 지갑과 델몬트 주스

by 씩씩한 봉황새

띠리링~ 문이열리면서 두분이 약국에 들어오신다.


한손에 선물용 델몬트 주스 한손엔 지팡이를 집고 터벅터벅 걸어들어오신다.



약국에 출근을 했는데 웬 갈색 지갑하나가 보였다.


"웬 지갑이에요? "


"어떤 손님이 약국앞에 지갑 떨어져 있다고 약국에 보관해달라고 놓고 가셨어요."


지갑안에는 신분증과 카드와 현금이 들어 있었는데 어떻게 도와 드리면 좋을지 고민이 되었다.


신분증을 보니 장애2급 신분증이 들어있었다.


"흠... 요즘 같은 시대에 도와드리고도 욕먹기 좋아서 고민이 되네요. 그냥 경찰서에 넘길까봐요."


약국에서 발견된 지갑도 아니고, 타인이 길에서 주웠다고 가져다 주신 갈색 지갑하나. 한번을 거쳐서 약국에 들어오게 되다보니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시골에선 내가 이런생각을 했던 적이 있던가. 나는 바로 카드사에 전화를 했다. 카드번호를 불러드리고 주인분께 지갑을 보관중이니 찾아 가시라고 했다. 카드사 직원분은 약국위치를 물어보시곤 친절하게 응대해 주셨다.


나는 쫄아서 한마디 덧붙였다.


"저희 씨씨티비도 있고 안에서 아무도 지갑에 손대지 않았습니다. 카드만 꺼내서 연락드린겁니다. "


카드 담당자 직원분께서는 웃으면서 알겠다고 해주셨다. 그렇게 나는 미심쩍은 일은 하지도 않았다는 투로 확고히 하며 전화를 끊었다.


다음날. 약국에 두분이 웃으면서 들어오신다. 누가 봐도 지갑 주인분 같았다.


"약사님 감사합니다. "


한분이 어눌하신 말투로 들어오시자마자 감사인사를 전하신다.


"약사님 이분이 장애가 있으셔서 대신 전해드립니다. 지갑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빈손으로 오기 그렇다고 하셔서 사오신거니 부담갖지말고 받아주세요."


같이오신 보호자분께서 한번더 설명해 주셨다.


"아닙니다. 보관만 해드린거라. 제가 해드린 것도 없어요. 지갑안에도 한번 확인해 보세요."


멋쩍게 웃어 보이며 지갑을 건넸다.


그두분은 연신 감사하다며 또 오겠다 하시면서 지갑을 찾아 가셨다.



세상이 많이 차가워진 요즘 선행을 베풀기 전에 내 몸부터 사리게 되었다. 하지만 두분의 웃음을 보면서 딱딱해진 세상을 조금 말랑하게 봐도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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