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약사의 도시약국

"Do you have cat, cow? "

by 씩씩한 봉황새

약국 마감이 얼마 안 남은 무렵 한 외국인 손님께서 약국으로 들어오셨다.


'오~ 외국분이다.' 속으로 살짝 긴장과 흥분이 돌았다.


조심스럽게 처방전을 내미시는데 이 근처가 아닌 타지 처방전을 갖고 오셨다.


약이 없다고 돌려보내도 되는데 약국에 대체되는 약이 있는지 한번 찾아보게 되었다.


약이 7가지나 되었는데 한 가지 빼고 약이 다 조제 가능한 약들이었다.


환자분께 조심히 말씀드렸다. (짧은 영어 몸짓 발짓 콩글리쉬...)


"지금 이 처방전에는 7가지나 되는 약이 있는데 1가지가 없습니다. 모든 약이 똑같이 있어야 조제해 드릴 수 있어요. (영어로)"


"이미 여러 군데 다녀왔는데 다 약국에서 약이 없다고 해요. 다시 돌아갈 수도 없고 해결방안이 없을까요?(영어로)"


"그럼 제가 처방받으신 병원에 전화를 해서 위장약 한 가지를 저희 있는 약으로 바꿔달라고 문의해 볼까요? (영어로)"


"네! 그렇게 해주시면 너무 좋죠.(영어로)"


나는 처방전에 찍혀있는 병원 전화번호로 상황을 설명해 드렸고, 원장님께서 웃으시며 약을 흔쾌히 바꿔주셨다.


" Here you are~ "


조제 완료후 환자분게 약을 설명해 드렸다. 손님께서는 양손으로 엄지 척(투 떰즈 업)을 해주셨다. 그리고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쫄보라 그건 안 되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손님께서

"Do you have cat, cow? "


하며 물으시는 것이다.


'뜬금 없이 먼소리여... 갑자기 왜 동물을 키우냐고 물어보지...? '


나는 동물 안 키운다고 말씀드렸더니 갸우뚱 하시며 한국인이 아니냐고 하셨다. 나도 갸우뚱하며 한국인이라고 말씀드렸다.


집에 와서 와이프에게 오늘 일을 흥분하며 떠들어 댔더니 와이프는 웃으며 내게 말했다.


"자기 카카오 아이디 있냐고 물어본 거 아냐? 친구 추가 하고 싶어서?"


헉... ㅋ 졸지에 나는 카카오톡을 안쓰는 한국인이 되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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