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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이야기

십년지대계?

by Milanokim Feb 13. 2025


그는 꽤 잘 나가는 섬유를 수출하는 상사맨이었다.

섬유사업은 대한민국을 부강하게 만든 사업 중의 하나였고,

1980년대에도 꽤 큰 역할과 비중을 맡고 있었지만,

전체적인 산업이나 수출에서 전자제품이나 조선 철강 같은 중후 장대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인력에 많이 의존하는 섬유는 사양산업, 한계사업이라는 평가와 함께 대기업들은 이 사업에서 철수하거나 규모를 많이 축소하였다.


이런 환경에서 그는 섬유 원료 수출업무를 하다가 패션사업부로 전배를 오게 된다.

그가 맡은 업무가 한때 상당히 유행하던 중저가 브랜드의 사업부장이었는데,

실무자는 아니었지만 본인의 역할과 성장, 브랜드의 장기 비전을 고려하여,

적극적인 글로벌 소싱을 진행하게 된다.


이후 다른 사업부로 이동을 하였지만 이 해외 소싱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는 누가 뭐라고 하던 년 2회 유럽 출장을 다니며 직접 발주를 하면서 거래선과의 관계를 유지했다.

매년 본인의 노하우로 만든 성과와 성공 사례로서, 사업부가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발전시킬 중점 추진과제로서 발표하였다.


IMF를 거치면서 회사는 공장을 폐쇄하고 구조조정을 하여 많은 사람을 해고하였는데,

그는 사업부장으로서 이 업무의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이후 이 역할에 대한 부담감과 미안함, 그리고 경영성과에 대해 스스로도 책임이 있다고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창업을 하게 된다.


본인의 전공이었던 원사나 원료를 수출하는 직원 2명의 조그만 회사를 차리게 되는데,

그는 원단을 공급하던 글로벌 소싱의 당사자였던 유럽의 원단업체 두 곳에 수출을 하려고 하였다.

십년지대계였는지?

사전에 많은 준비와 협의가 있었겠지만 십 년을 함께 해 온 두 회사로부터 투자를 받게 된다. 

창업을 하면서부터 크지는 않지만 안정적인 바이어 두 곳을 확보한 상태로 시작을 한 것이다.


그는 10년 이상 1년에 두 번씩 유럽 출장을 다니며,

해당 업체와 거래를 지속하고 친분을 쌓으며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다.

회사 창업 시 두 회사가 투자를 해 주었다는 것은 그가 얼마나 파트너와의 관계를 잘 관리해 왔는지를 증명하는 것이라 하겠다. 특히 오너들이 실무를 놓지 않는 유럽기업의 특성도 있지만, 회사 오너들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잘 유지해 왔다.


그는 회사를 설립하고 샘플들을 준비하며 영업을 준비하게 되는데,

투자자중 한 명인 영국 원단업체의 오너로부터 창업 기념 선물이 도착한다.

영국 회사 회장의 친인이 운영하는 중동의 회사가 한국에서 전자제품들을 수입하고 있었는데, 이 회사가 원래 직접 구매하기로 예정이 되어 있던 전자제품을 그가 새로 만든 회사를 통해서 구매하는 방식으로 서류를 바꾸어 커미션을 지불’ 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원래 섬유 원료 및 원사 수출을 위해 만든 소규모 회사가,

중동 시장에 여러 가지 전자제품 및 부품을 수출하는 중견 기업으로 성장을 하게 된다.

창업 5년 만에 천만 불 수출의 탑을 수상한 것이 우연이나 운으로 만든 결과는 아니었던 것이다.


누구나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사업의 기회는 수시로 찾아온다.

성공의 기회는 평상시에 직장에서 혹은 주변 지인과 한 활동과 관계에서 나오는 것이고,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사업 기회를 잡거나 도전하는 것은,

회사 생활을 하는 동안 쌓아온 실력을 바탕으로 한 판단력, 안목에서 나오는 것이다


교훈이 많다

1.     10년 이상 꾸준히 지속된 파트너 관리

2.     오너들과 호의의 관계를 유지하여 창업을 하는데 투자를 해 줄 정도의 신뢰도 형성

3.     우연히 마주친 신규 사업 기회를 놓치지 않는 안목

4.    신규 아이템을 잘 몰라도 본인의 네트워크를 통하여 안정적인 소싱 기반을 구축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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