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done!
우리는 살아가며 쉼 없이 타인과 자신을 견주곤 한다. 가진 것은 충분한지, 겉모습은 괜찮은지, 자식들은 잘 자라고 있는지...
그 끝없는 비교의 마음 깊은 곳엔 어쩌면 살아 있다는 안도감—혹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은밀하게 뿌리내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만일 남들보다 내가 조금은 나은 삶을 살고 있다는 판단이 들 때 우리의 두려움은 잠시 줄어들지 모른다.
예수 또한 인간으로 이 땅에 머무는 동안, 죽음이라는 어둠 앞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는 용기 있게, 당대의 절대 권력을 쥔 로마제국에 정면으로 맞서며 스스로 예루살렘의 골목들로 들어섰다.
그러나 채찍과 조롱, 뺨을 치는 손과 십자가의 형틀 앞에서, 결국 인간으로서의 연약함을 숨길 수는 없었다.
그의 기도—“이 잔을 내게서 거두어 주소서”—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루어진 것은 오직 “아버지의 뜻”, 즉 십자가 위에서의 고통과 희생이었다.
그리하여 마침내, 그의 짧고도 뜨거운 생애, 인간으로서의 생은 그렇게 끝이 났고 그가 언어와 행동으로 보여준 진리는 완성되었다.
그러나 진리가 우리를 자유롭게 하기 위해선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죽음을 맞설만한 용기다. 예수는 죽음을 맞서 싸우는 용기도 같이 보여준다.
죽음은 끝이 아닌 완성의 시작이 되었고, 그는 그의 진리는 더 이상 육신 안에 머물지 않는다. 죽음으로써 죽음을 초월해 여전히 살아 있다.
이루었도다! 그의 육신의 마지막, 그리고 진리의 완성.
슬픔과 승리, 끝과 시작이 한 문장 속에 나란히 숨 쉬고 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