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자주 데리고 왔었는데. 지금은 같이 가자 하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온돌로 된 유아실에서 얼마나 많은 그림책을 보여줬었는지 모르겠다.
누워서도 보고 엎드려서 보다가 잠이 들면 그대로 두기도 했었다. 추운 겨울이면 더 생각나는 온돌 도서관이다. 이제는 없어진 추억속의 장소가 되어 버렸다.
아랫집 욕실로 물이 새어 우리 집 욕실공사를 오늘부터 하기로 했다.
8시부터 출근하신 인부 아저씨들을 피해 아침 일찍부터 도서관에 나와 있다
마침 오늘이 올 들어 가장 추운 날이라고 하니 그동안 손에서 떼어놓지 못했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떠나보내고 따뜻한 커피 한잔 들고 도서관 북 카페를 찾았다.
명칭은 북 카페지만 커피는 팔지 않는다.
오늘 나의 업무는 세시에 시작하니 그동안은 여기서 머물 예정이다.
열람실이나 자료실보다 좀 더 자유롭고 덜 답답한 분위기다. 잔잔한 피아노 선율까지 들리니 책 읽기 이만한 곳이 없다. 두 개의 벽면이 온통 유리창이어서 눈도 쉬어줄 겸 밖을 거니는 사람 구경도 재미가 솔솔 하다.
사람 없어 한적하니 일반 카페와는 다르게 눈치 보지 않고 세 시간이고 네 시간이고 앉아 책을 볼 수 있으니 이곳이 쉬며 읽으며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사람들은 나와 가까운 곳의 좋은 장소는 잘 찾지 않는다. 사과 과수원집 아들이 사과는 먹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 일까?
친구들과 만나도 어디 카페가 분위기가 그렇게 좋다며 차를 타고 20분 30분씩 이동하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사진을 찍고 SNS 올리느라 여념이 없다. 햇살 좋은 바람 부는 날 야외에서 먹는 커피도 좋지만 쌀쌀한 오늘 사람 적고 음악 좋은 이 도서관 커피 없는 카페도 그지없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