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 앉았다.
주변의 많은 말소리들과 음악 소리가 섞여 무척이나 어수선한 분위기다.
집중이 필요한 나는 그렇게 하지 못하고 두 사람의 대화에 귀가 솔깃하다.
따돌림, 산재, 공황. 진단서. 유급, 무급
계속해서 대화를 주도하는 사람은 변호사 또는 노무사 같다.
거의 울먹이는 듯한 상대편은 잔뜩 주눅 들어 있는 목소리다.
힘들다 괴롭다 복직해도 그들은 똑같을 것 같다는 절망적인 말들을 늘어놓는다.
궁금해서 머리를 만지는 척 고개를 돌려 그들을 쳐다보았다.
주눅 들어 있는 사람은 수염을 길게 기르고 낡은 작업복을 입고 있으며 머리는 덥수룩하다.
얼굴색도 햇빛아래서 오래 일을 한 듯 검다.
반면. 그 앞의 남자는 자신감 있어 보이며 살집이 있고. 깔끔한 옷차림이다
대화를 주도하는 사람이 말한다.
"선생님이 아무 행동도 하지 않으시면 제가 해 드릴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요" 한다.
나는 의문스럽다.
스스로 해결할 수 없으니 변호사. 또는 노무사를 찾는 거 아닐까?
수염 기른 노동자의 모습에 아빠와 남편의 얼굴이 겹쳐 보인다.
잘 해결돼서 검게 탄 얼굴에 웃음이 번지기를 바라는 건 아줌마의 오지랖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