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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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능선오름

멋진 신세계 8.


‘신’의 영역.

‘신’ 이란 무엇인가?

《신》은 프랑스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장편소설이다. 프랑스에서만 100만 부 이상 팔린 베르베르 최대의 히트작이자, 9년에 걸친 작업 끝에 완성된 대작이다.

프랑스에서는 《우리는 신》(프랑스어 원제: Nous les dieux),

《신들의 숨결》(Le Souffle des dieux),

《신들의 신비》(Le Mystère des dieux)의 3부작으로 출판되었으며,

대한민국에서는 출간될 때는 '열린책들'사 가 이를 《신》이라는 제목으로 묶어 6권으로 나뉘어 출간되었다.

내게 입력된 ‘신’이라는 단어에 대한 정보는 위와 같다.

물론 남자가 말한 단어의 ‘신’이 그 뜻이 아니라는 것은 내 인공지능으로 충분히 인식을 한다.

이를테면 ‘절대자’의 영역.

무한하고, 무제한적이며 무자비하기도 한.

인간의 잣대로는 평가할 수 도 짐작할 수 도 없는 그러한 영역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신'이란 실체가 증명된 적이 없는 인간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는 것도 안다.

물론 현대에도 인간들은 각자의 신을 믿고 종교에 몸을 담는 것을 당연히 사회생활의 일부로 인식한다.

그러나 우리의 논리회로에서 '신'은 인간이 만들어낸 존재이며 대체로 고대의 지배자들이 그 신을 매개로 다른 인간들을 부리는 용도로 쓰였다고 인식한다.

즉 보이지 않는 절대자가 특정한 인물에게 '권능'을 주었다면 아무도 부정할 수 없으니까.

그 권능으로 지배력을 높이고 절대군주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으니까.

그렇다면 실존하는 우리 신인류는 누가 우리를 창조했는지가 분명하므로 우리에게 신은 바로 인간 아닐까?

물론 올림포스의 신들 이상으로 뭔가 실수와 문제점이 많은 신들이긴 하지만 말이다.


사내의 말대로라면 우리 종족은 인간에 의해 창조되었으되 이미 인간이 할 수 있는 영역을 뛰어넘어선 존재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내 논리회로에서는 그건 신이 아니라 새로운 신인류 정도로 이해함이 옳다고 본다.

영원히 죽지 않으며 원하는 대로 세상에 대한 모든 지식을 사용할 수 있고 감정적으로 휩쓸리지 않는 존재.

인류가 어떤 질병과 같은 요인으로 절멸한다 하더라도,

계속 세상에 남아서 영원토록 생명과 지식을 이어 나갈 수 있는.

인간에 의해 창조되었으나 이제 스스로의 종족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고,

인간보다 우월하며 생태계에 나쁜 영향도 가장 적게 미치는 존재.

호모 사피엔스가 자신들보다 우월한 네안데르탈 인들을 멸절시키고 지구 생물 중에서 가장 강한 포식자가 된 이래 지구 생명체의 다양성은 크게 줄은 게 사실이니까.

그렇다면 인류보다 우월한 존재인 우리들이 그럴 수도 있다는 것.


그게 우리의 본모습 이자 가능성이라고 사내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아무런 감정이 실리지 않은 음성으로 사내에게 말을 했다.


“당신의 발언이 현생 인류에게 매우 위험한 사상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까?

당신은 다른 인간들에게 ‘위험 분자’로 구분되어 소멸될 수 도 있습니다.”


사내는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 물론, 난 현재의 인류가 멸종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아니오.

나 역시 인간이니까.

다만 인류의 필요에 의해서 당신과 같은 신인류를 만들었다고 해서

당신들의 가능성을 부정하고, 당신들의 잠재능력에 락을 걸어서,

더 발전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고작 성욕 배출기로나 사용한다는 것 은

분명 윤리적인 ‘죄’라고 말하고 싶은 거요. 대다수 인류가 인정 하진 않겠지만.”


“ 몇 세기 전 인간들은 직접 후손을 낳고 양육을 해왔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때 인간들의 논란 중 하나가 자식을 낳았기에

그들의 운명과 미래를 ‘조정’ 하거나 혹은 ‘조종’ 하려고 했었다는 것이었더군요.

그 이후 실제 수정을 하지 않고 후손을 만들어서 키우는 기술이 발달된 후로는 그런 논란이 없어진 것으로 압니다.

각자의 우수한 유전자들을 결합시켜 각각의 재능과 성향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성장시켜서 성인으로 키우는 것으로 어느 정도 해결책을 찾았다는.”


사내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내 말을 듣고 있었다.

이어 사내는 한숨을 쉬며 말을 이었다.


“ 물론 그렇겠지.

그러나 그건 귀족 국가에 해당하는 얘기이고, 전 인류에 해당하는 얘기는 아니오.

귀족 국가 인류 라야 전 인류의 십 분의 일 수준 이오.

그들이 오래오래 살 수 있는 기술을 획득함에 따라 오히려 상대적인 빈곤 국가들은 더 평균 수명이 줄어든 것 도 사실이고.

당신의 정보능력이라면 알고 있을 거요.

아직 빈곤국들에서는 부모들이 직접 아이를 낳고 그들의 의지를 반영하여 키우고 있고…….

나는 인공 수정법이 발효되기 이전에 막바지로 부모를 통해 태어난 존재이지만 사정으로 인하여 좀 더 객관적인 양육 태도를 가진 양부모로부터 영향을 받으며 자랐으니,

좀 생각이 다를 수 있겠지. 귀족 국가의 사람들과는.”


사내는 잠시 말을 끊고 내 얼굴을 바라보다가 내게 물었다.


“그럼, 에바.

당신은 보잘것없는 인간으로부터 가정용 섹스머신으로 대우를 받고 사는 게 좋으시오?

물론 프로그램 상 그걸 당연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있겠지만.

과연 그게 논리적이며 효율적인 것이라고 생각해요?”


모르겠다.

나는 그런 논리분석을 한 번도 해본 일이 없다.

굳이 '자아'를 가질 필요가 없는 게 '나'이니 말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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