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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능선오름 Jul 21. 2024

얼리어답터 讞利於答攄 외전 12

발뮤다이슨

얼리어답터 讞利於答攄 외전 12   


일본에 발뮤다가 있다면 영국에는 다이슨이 있다?

아니다... 최초의 다이슨 청소기를 만든 곳은 일본이다.

다이슨 이란 사람이 영국에서 만들어 보겠다는 회사를 찾지 못해서 일본에 가서 ODM 방식으로 만든 게 최초다.

심지어 성공 이후에도 영국에서 싱가포르로 본사를 옮겼다.

브렉시트로 인한 환율의 문제와 자국인 영국에서의 매출이 별로라는 이유이자, 대개의 매출 상당 부분이 아시아에서 이뤄진다는 것 때문이라고 한다.     

저 유명한 이케아의 설립자는 시골주택에서 다양한 생활잡화들을 DM방식으로 통신판매하던 17세 소년에서 출발했다.

발뮤다의 창업자는 고교중퇴의 록밴드 출신이다.

그나마 다이슨은... 산업디자인 전공이지만 공학도는 아니다.


위의 예에서 보듯, 성공한 디자인 제품들이 꼭 전공자가 아니어도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대개 사람들의 ‘필요’ ‘불편함’에 주목하여 연구하고 만들어 냈다는 점이 일치한다.

예컨대 아이디어가 다르다.     

나 또한 얼리어답터?로, 혹은 특정 브랜드 마니아로서 온갖 시행착오를 겪어오면서 헛돈을 쓰는 경우가 태반이긴 하지만,

그것이 무엇이든 디자인이 특이한 제품은 써봐야 직성이 풀리는 편이다.

다이슨을 처음 접한 건 무선진공청소기 때문이었다.

당시 국산 무선청소기들은 대개 빈약했고, 금방 방전이 되며 흡입력도 떨어졌다.

게다가 그놈의 먼지봉투 갈기가 더 귀찮아서 그냥 걸레질을 하는 게 나았지 싶다.     

통계적으로 가정용 청소기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대체로 남성들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청소몫은 남편인 경우가 많다는 반증이다.

아니면 좋은 청소기를 선물이랍시고 와이프에게 넘기는 미련이 들은 아니겠지?

다이슨이 내건, 먼지봉투가 필요 없고 먼지통 청소가 간단하며 가볍고 오랜 시간 청소가 가능한.이라는 말에 속아서 무선청소기를 먼저 샀다.

괜찮았다. 그들이 내건 슬로건 그대로 인 느낌?

그런데... 좀 시간이 지나니 이거 뭐 긴 머리카락들이 끼면 먼지 흡입롤러솔부터 사이클론 통까지 몽땅 청소를 해줘야 했다.

엄청난 거금을 들였는데 이게 뭐람.

무선 청소기를 사면서 디자인이 흡사 우주에서 쓰는 로봇 같아서 질러버린 유선 청소기는 정작 더 쓸모가 없었다.

일단 코드선이 너무 짧아서, 방 한 개 이상 나올 길이가 아니었다.

좀 큰방은 방 하나 치우기에도 짧고.

게다가 우주로봇 같은 동글동글 디자인은 어디 조금만 본체가 걸려도 이리저리 굴렀다.

LG 동글이도 아니고 이건 또 뭐람.

결국 그 유선 청소기를 쓰려면 기다란 멀티코드를 연장해야 가능했다.

그리고 구조상 사이클론은 역시나 긴 머리카락에 취약한 것이 동일.     

한 번 속고도 혁신적 디자인에 대한 실험은 계속된다.

마침 늦둥이가 태어난지라, 아이가 손을 다칠까 싶어서 산 날개 없는 선풍기. 신기했다.

먼지봉투 없는 청소기에 이어서 날개가 없는 선풍기라.

근데.... 생각보다 시원하지 않고 생각보다 시끄럽다.

사이클론 공학을 역으로 적용해서 그럴 거다.

아무튼 바람을 프로펠러로 일으켜 비좁은 틈으로 내보낸다.

그거 제트엔진 비슷한데.

과장하면 제트엔진만큼이나 시끄럽고.

그래서 발뮤다 그린팬을 사게 된 이유였다.


물론 이 다이슨의 제품 역시 가격대가 악마급이다.     

내가 제조업과는 상관없는 이과 출신이긴 하지만, 다이슨 청소기의 몸체를 이루는 플라스틱이 뭐 대단히 특별하거나 그런 재질이 아닌 것쯤은 알고 있다. 그런데 너무나 비싸다.

창업주가 공학도 출신이 아니라 그런지 소음에는 별로 신경을 안 쓴 듯.

그런데도!

머리를 감고 말리는 헤어드라이어가 너무나 신속하게 빨리 말려준다는 슬로건에 또 혹해서 헤어드라이어도 샀다.

오. 정말 빨리 마른다. 게다가 금속 몸체로 무척 고급지고.... 예쁘고... 무겁다....

난 전완근이 풍부? 한 남자이니 괜찮은데 여자들은 거의 작은 덤벨을 드는 수준이다.

700 g.

여성들이 피트니스에서 쓰는 저중량 덤벨이 0.5~5kg까지 있으니 상당한 무게다.

어쨋거나 다이슨 헤어드라이기는 0.7kg.

거기에 악세사리를 붙이거나 손에 쥐고 가동시키면 당연히 운동에너지 추가.

그걸 흔들면서 머리칼을 말리면 전완근 운동에 효과적이긴 하다.

아무튼 빨리 마르긴 한다.

물론 소음도 장난 아니다.     

일방적으로 다이슨을 짝사랑하다가 헤어지게 된 이유는 간단했다.

AS가 참 변변치 않았고, 1년만 지났어도 여기저기 쉽게 고장이 난다는 것이다.

이건 발뮤다도 비슷한데, 무선 배터리가 1년만 지나면 말썽을 일으키다가 나중에는 리모컨도 잘 안 듣는다는 거다.

그래서, 동네 당근에서 다 팔고 다이슨은 드라이어와 가습 선풍기 한 개만 남았다.

선풍기 1대는 어머니를 드렸는데, 구십을 넘으셔서 거의 잘 못 들으시니 바람소리 시끄러운 건 모르신다.....     

결국 다이슨에서 판매했던 것들은 거의... 2020년 까진 사고 써보고 했지만 대부분을 발뮤다로 바꾸게 되었다.

디자인은 하이테크놀로지 같은 다이슨이 의외로 내구성과 가성비가 몹시 빠지더라는 이야기다.

다이슨이나 발뮤다나 어찌 보면 디자인과 기발한 상상력, 그리고 프리미엄 정책을 써서 마치 명품들처럼 한국에서 유난히 비싼 가격 마케팅이 성공한 케이스 다.

우리나라 소비자가 호구.... 맞네. 내가 다 사서 써봤으니.     


아무튼!

디자인과 독창적 기술로 유명한 다이슨과 발뮤다는 의외로 단점이 많다.

애플의 아이폰, 아이패드도 마찬가지로 고가 정책으로 유명하지만.     

그래서 한때는 일부러 한국 강소기업들에서 나오는 제품들을 써보기도 했었는데 결과는 대체로 더 좋지 않았다.

지금은 삼성 비스포크 청소기를 무선으로 쓴다.

다음장에서는 그동안 계속 지적질만 했었으니, 내가 써본 제품 중에 가장 좋다고 느낀 청소기를 소개하려고 한다.

물론 내 돈 내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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