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가족
보통의 가족
영화 보통의 가족을 보았다.
음…. 제목이 아닌 거 같은데. 잘 나가는 변호사 형, 그와 늘 맞서는 성격의 잘 나가는 대학병원 외과 의사인 동생. 형은 상처 후 젊은 필라테스 강사 아내를 얻어 오십 줄에 늦둥이를 얻었고, 아빠를 현금인출기처럼 사용하는 고교생 딸.
동생은 연상의 아내 사이에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고교생 아들이 하나. 아내는 국제 GMO에 참여하여 제삼 세계 아이들의 영상만 봐도 눈물을 펑펑 쏟는.
새로 들어온 한참 어린 동서를 ‘취집’ 했다며 멸시하는 나름 속물.
그다지…….‘보통은 넘는’ 가족들 같은데?
심리극이랄까, 아니면 스릴러라고 해야 하나. 장르는 잘 모르겠다.
다만 오랜만에 등장한 장동건 배우는 이전 대비 연기력이 물오른 거 같고,
설경구, 김희애 배우는 여기저기에서 자주 봐서 그런지 일종의 ‘자기 캐릭터’를 가지고 어떤 영화나 비슷한 이미지로 보이는 것 같은 건 내 편견인지 모르겠다.
설현? 배우는 잘 모르겠고.
보통 ‘ 으악, 퍼억, 꽥, 다 죽여버릴 거야 ’ 종류의 영화를 본다.
문화적인 바탕이 얕고 저급한 B급 성애자라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화는 각설하고, 무조건 재미있어야 한다는 지론은 갖고 있다.
그것이 통쾌하건 슬프건 가슴이 먹먹하건, 화가 나건.
그런 천편일률적 기준으로는 ‘재미있다’
단지 이런 내용의 영화가 과연 대형 스크린으로 맞나? 하는 정도의 편견.
시놉시스가 몰입의 요소이긴 한데, 비교적 모공까지 확대되는 대형 스크린 특성상 내용에 몰입하다가도 저 배우 늙었네! 가 되어버리면 좀 곤란해서.
내가 선호하는 B급 영화가 아닌 이상, 이런 류의 영화에는 미장센이 중요한 거 같은데 뭔가... 잘 모르겠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이 난무하는 세상을 살아서 그런지 어지간한 사건으로는 충격을 덜 받게 된 탓일 게다.
‘기생충’처럼 압도적인 ‘타인’들의 삶이 아니고야 말이다.
소설, 에세이, 시 같은 창작물들은 독자에게 제각기 다른 상상력을 유발하고,
제각기 다른 방향의 촉매제가 되기도 한다.
반면에 영상물은 극대화된 포커스와 평소 갖지 못한 앵글을 동원하고 일상에서 느낄 수 없을 장엄한 혹은 난폭한 음향과 배경 음악으로 관객을 끌어들인다.
대신, 플롯을 연결하는 힘이 조금만 약해도 싫증이 나기 마련이다.
아주 오래전에, 기억도 안 나는 외국의 어느 유명 감독 – 유명 이란 것은 최소한 아카데미 감독상 정도 받았다는 – 이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고 전해 들었다.
팩트인지는 모르지만, 공감이 꽤 되는 문장이라서 기억한다.
“ 좋은 영화란 없다. 나쁘지 않은 영화가 있을 뿐이다. ”
원작 소설이라는 ' The Dinner'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