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능선오름 Oct 21. 2024

한강 특파원 뉘우스

바람이 분다..... 살려줘


한강특파원 뉘우스


바람이 분다.

.... 살려줘.


아이가 제법 자라서 종일 친구들과 밖에서 놀겠다고 합니다.

핑계 삼아 평소 가지 않던 방향을 잡아봅니다.



팔당대교.

차를 잠실이나 천호에 대놓고 싣고 다니는 접이식 미니벨로로 간 적은 많은데,

집에서 바로 가본 경우가 많지 않거든요.

작심한 김에 나섰는데, 바람이 장난 아니네요.

측풍 역풍에 탈탈 털리면서 어쨌든 가봅니다.



가는 길에 소찬휘 고개. 솔찬히? 피곤하네요.

팔당역 근처에서 추어탕으로 몸보신을 하고 팔당대교를 건너 오랜만에 아이유 고개와 인사? 하고 저물어가는 주홍빛 석양을 바라보며 돌아왔습니다.

그래도, 이따금 로드 자전거들도 내려서 끌고 올라가는 고갯길을 아득바득 미천한? 미니벨로로 넘어섰다는 것에 방점을 둡니다. ( 자뻑 )


서쪽은 아직 푸릇푸릇한데, 동편은 진홍색으로 물든 단풍이 주단처럼 깔려있습니다.

이제.

한강 자도 좋은 날이 며칠 안 남은 것 같습니다.

요새 뉴스에 가끔 등장하는 '러닝 크루'가 제법 됩니다.

한강 자전거도로는 원래 보행자가 걸을 권리가 있으니 이해는 하겠는데...

하필 4열 종대로 자전거 도로를 꽉 채우고 달리는 건 대체 왜일까요?

1. 일부러 자전거 추월 막기

2. 다정하게 서로 어깨 맞추느라고

3. 남녀 불문 군출신이라 아침 구보 형태로

4. 그냥 내 맘대로


어두워지는데 미등 하나 없이 시커먼 상태로 가로등도 없는 자전거 도로에서 질주하는 자전거들은 뭘까요?

1. 그냥 라이트를 까먹어서

2. 라이트 충전을 안 해서

3. 부딪혀서라도 인생 종 치고 싶어서

4. 그게 어때서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거대한 대기는 내 책을 펼쳤다 또다시 닫는다.

가루가 된 파도는 바위로부터 굳세게 뛰쳐나온다.

날아가라, 온통 눈부신 책장들이여!

부숴라, 파도여! 뛰노는 물살로 부숴 버려라

돛단배들이 먹이를 찾아다니는 이 잠잠한 지붕을!


폴 발레리. 해변의 묘지 중.

8당 라이딩


매거진의 이전글 영화를 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