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 매니아 25

불가항력

by 능선오름

울트라매니아 25

우 부장의 훈련은 계속되었다.

우 부장과 임 묘한의 면담 아닌 면담은 싱겁게 끝났다.

우 부장에게는 애초부터 선택권이란 게 거의 없었다.

국가 최고 권력이 한 개인의 삶을 지배하겠다는데 무슨 이유가 필요한가?

거기에 대해 미미한 저항 따위가 무슨 의미가 있다는 말인가?

우 부장이 비록 불사의 몸을 가지게 되었다고 해도,

훈련을 받아서 어지간한 특수요원들을 능가할 정도의 능력을 지니게 되었다 해도,

그의 가족들을 인질 삼아 권력이 좌지우지한다는데 무슨 능력으로 그걸 거부할 것인가.

임 묘한 이 말했었다.

“ 이 작전이 끝나고 우 부장님이 귀환하고 나면, 당연하지만 최고의 영웅으로 국가는 당신을 대접할 겁니다. 원한다면 다른 국가에 가서 사시는 것도 괜찮겠죠.

물론 가족들과 함께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서 말입니다.

보통 사법적으론 이런 걸 증인보호 프로그램이라고 하죠. ”

그 말에 우 부장이 솔깃했던 것은 아니다.

단지,

그들이 그토록 수많은 인력과 물자를 동원해서 작전을 만들고 진행해왔는데,

지금 우 부장이 거부한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을 거라는 판단이었다.

그들의 방식이라면 아마도,

우 부장이 하겠다고 할 때까지 그들은 우 부장을 예전의 회사에서 그랬던 것처럼 오수처리장 속에 처박아두던지,

아니면 용광로 속에 넣어 철괴로 만들어 어딘가에 처박아 두던지.

아니면 임 요원의 말대로 가족들을 잡아다가 생체실험을 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때문에 결국은 우 부장이 죽건살건 한번 해야 할 임무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들 집단의 논리 앞에 우 부장은 무력했다.

그런 거라면,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는 쪽에 매달려야 했다.

그렇게 마음을 먹은 이후부터 우 부장은 눈에 띄게 훈련 태도가 달라졌다.

이전에는 아무 목적도 이유도 모를 훈련을 도리 없이 겪어왔던 거라면,

지금은 어떻게든 임무를 완수하고 살아남겠다는 의지가 뚜렷했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적인 것은 만약의 상황에서라도 적들에게 잡히는 일은 없어야 했다.

사실 이 부분은 작전을 수립한 쪽에서도 좀 머리 아픈 부분이었다.

만에 하나,

우 부장이 적들에게 붙잡히고, 그가 불사신인걸 알게 된다면 그들이 그 특성을 어떤 식으로 이용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면 끔찍한 일이다.

우 부장에게 폭탄 조끼를 입혀서 청와대에 들어가게 할 수 도 있고,

주요 국가 시설에 들어가게 할 수 도 있지 않은가?

물론 우 부장은 죽지 않으니 말이다.

그게 아니어도 혹시라도 미국 정보팀에 우 부장에 대한 소식이 들어간다면?

그땐 더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미국이란 나라는 언제든 자신들이 원하는 것은 악착같이 가지고 마는 나라니까.

그들이 어떤 압력과 수완을 통해서라도 우 부장을 잡아가서 그들의 입맛에 맛게 용도를 찾아내고 행여 유전자 복제가 가능한 상황이라도 된다면?

그건 정말 악몽 같은 상황이다.

차라리 우부장이 존재하지 않는 것만도 못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임 묘한에게는 또 다른 비밀팀이 필요했다.

현재까지의 시험 결과로 우 부장을 물리적으로 죽이는 건 불가능했다.

그를 현재 통제하는 것은 우 부장이 죽지는 않지만 인간 이상의 힘을 갖고 있지 않으므로 제압하는 것 정도가 전부.

그리고 그의 약한 마음을 이용해서 가족을 팔아 강요하는 것이 전부였다.

만약,

우 부장이 적들에게 잡히는 상황이 되거나 했을 때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은 요원하다.

임 묘한 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상부에 보고를 했던 바가 있었고,

그에 대한 명확한 답은 아직도 모호한 상태였다.

그런 줄 모르는 우 부장은 이제 특수요원들의 필수 코스인 침투 훈련에 매달렸다.

적지로 침투하는 온갖 방법.

개인 침투용 장비들에 대한 조작법.

유사시에 탈출하는 방법.

특수요원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터득해야 했던 것들을 우 부장은 빠른 시간 내에 습득했다.

왜냐하면 그에겐 일반적인 특수 기술들이 불필요했기 때문이다.

그에겐 수중 침투용 산소통도 필요 없고, 온갖 생존장비들이 필요하지 않았다.

만약 침투정이 발각되어 침몰한다고 해도,

바다 밑에서 걸어가도 될 일이니까.

시간이 오래 걸릴 뿐이지 물속에서도 어디서도 죽지 않는 인간이란 어떤 상황에서도 문제가 없다.

우 부장의 특수한 신체 상태는 그동안 수십 년 이상 이어내려 온 특수요원 교관들조차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그들이 그렇게나 힘들여 터득시켜야 하던 것들이 우 부장에게는 그냥 앞으로 나아가면 되는 일이었으니까.

결국 그들은 우 부장에게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적에게 완력으로 붙들리는 것.

그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어떤 무기로도 우 부장을 무력화시키는 게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완력으로 제압을 하는 수밖에 없는데 그건 우 부장과 근접해서 격투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 부분조차 총에도 칼에도 상처를 입지 않는 인간에게는 소용없는 일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우 부장을 견제해야 하는 임무를 띈 임 묘한의 오메가 팀은 걱정거리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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