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업
심야 식당 1
일본에서 성공한 만화 중에 심야식당이라는 만화가 있다.
만화가 성공하니 티브이 드라마화도 되었었고 드라마도 성공해서 아예 극장판까지 나온 아주 잘 만들어진 일상 드라마 다.
내용은 사실 별게 없다.
무대는 도쿄 신주쿠 역 뒷골목에 자리 잡은 비좁은 식당.
주인공 이럴 순 없지만 늘 출연을 해야 하는 식당의 주인, 마스터 라 불리는 이는 베일에 싸인 인물이다.
즉 마스터에 대한 이야기는 만화에도 드라마 에도 없다.
잔잔한 내레이션으로 시작 하지만 늘 주인공 이 바뀐다.
심야식당의 단골손님들이 돌아가며 일상의 드라마를 만든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매번 달라지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음식을 중심으로 사연이 풀려 나오고 인연들이 교차한다.
그 만화를 보고 나도 생각을 해 봤다.
내가 전문 요리사는 아니지만, 이따금 요리하는 걸 즐겨하니 한번 내 멋대로 식당을 해보고 싶다는.
이를테면 만화에 나오는 것처럼 뒷골목의 비좁은 가게를 하나 얻어서,
만화에 나오는 마스터처럼 ‘별게 아닌’ 만들어 줄 수 있는 간단한 안주류 같은 걸로 그때그때 요리하는 방식의 식당을 해 볼까나?
어차피 돈을 많이 벌만큼의 주방 실력도 아니고, 많은 양을 할 만큼 훈련을 받은 적도 없으니 이걸로 성공을 할 가능성은 손톱만큼도 없는 거고, 다만 그냥 요리하는 걸 즐기긴 하지만 그걸 또 업으로 삼기엔 실력이 안 되는 걸 알고 있다는 것.
그러니 그냥 돈과 무관하게 내가 하고 싶은, 할 수 있는 요리 몇 가지로 손님들 받아가며 즐기며 사는 거지.
그럼 가게 세는 누가 내냐고? 뭐 그건 걱정 안 해도 된다.
이 서촌 골목에 낡은 집을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게 유일한 유산이니까.
그래서 딱히 크게 돈 들어갈 일도 없고 하니,
그냥 반은 취미로 하고 싶을 때 하고, 날 궂거나 하기 싫음 안 해도 그만 일 정말 게으른 식당을 열어 보기로 했다.
처음 가게를 오픈한다 했을 때 주변에서는 다들 말렸다.
뭣 하러 평소 해 본 것도 아닌 식당을, 그것도 손수 음식을 만들어 가며 한다는 건가?
게다가 그걸로 돈 벌 가능성이 전무하다는 것 도 그렇고,
나름 이따금 술안주로 만들어 친구들과 대작하는 과정에서 나름의 인정을 받긴 했었지만.
그것을 돈 주고 사 먹거나 파는 문제는 또 다른 거라고.
안다. 다 알지. 나도 나이 오십에 주제 파악을 했는데.
하지만 그들이 모르는 게 하나 있다.
이 음식을 만드는 ‘요리’라고 하는 행위는 무척 신성한 것이다.
나의 손에 의해서 타인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드는 행위.
이것은 숭고하며 가치가 있는 일이라는 것을 그들은 절대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거침없이 심야식당을 열었다.
아 왜 사서 고생 일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