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도어 위의 시

by 지구별여행자

지하철 플랫폼,
스크린도어 위에 붙은 시 한 편.

​사람들은 열차를 보는데
나는 그 위의 시를 본다.

​사람들 사이에서 한 발 물러나
그 문장을 천천히 읽는다.

​어떤 사람은 한 단어에
열 문장의 마음을 눌러 담는다.
나는 그 단어 앞에서 오래 머문다.

그 사람이 지나온 시간이
잠시 내 안으로 스며드는 것처럼.

​오늘도 이곳에서
누군가의 시를 읽다가
문득,
내 안에도 아직
글이 되지 않은 문장이 있다는 걸
조용히 떠올린다.

작가의 이전글기록되지 않는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