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의 음모』

부제 : 부자들에게 이용당하지 않고 살아남는 법!

by 양심냉장고

부자들의 계략


나는 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다. 그렇기에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들의 음모』를 읽으며 많은 부분에서 공감할 수 있었다. 실제 우리나라의 학교에서 돈과 관련된 교육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제'라는 과목이 있지만, 그마저도 어렵다고 선택하지 않는 학생들이 대부분이고, 막상 배우는 내용도 '수요 공급의 법칙'과 같은 원론적인 내용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돈의 언어와 역사, 규칙에 대해서는 제대로 가르치거나 배우지 못한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정작 자본주의에 대해서, 자본주의를 움직이는 ‘돈’에 대해 배우지 못한다는 것은 상당히 이상한 일임에 분명하다.


로버트 기요사키 '부자들의 음모' 최근에는 2025 개정판이 나왔다.


기요사키는『부자들의 음모』1부 '부자들의 계략'에서 부자들이 의도적으로 그러한 시스템을 만들어왔다고 말한다. 1903년, 록펠러가 후원해 설립된 일반교육위원회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 위원회가 만든 미국의 교육과정은 프로이센식 교육제도를 모방해, 창의적인 경제 주체가 아닌 규율과 복종을 잘 따르는 ‘좋은 일꾼’과 ‘충성스러운 시민’을 길러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는 것이다.


록펠러의 이러한 구상은 명령을 충실하게 따르는 좋은 일꾼, 좋은 군인을 생산할 목적으로 설계된 프로이센의 교육제도를 그대로 모방한 것이다. 이 교육 모델이 내세우는 슬로건은 이런 것들이다. "이렇게 하라. 그렇지 않으면 해고다." "돈을 맡기면 안전하게 지켜주겠다. 내가 대신 투자해 줄 테니 믿고 맡겨라." 설령 록펠러가 이런 의도를 가지고 일반교육위원회를 만든 것은 아니라고 해도 상관없다. 하지만 오늘날 결과는 그러하다.
책 p. 27


1971년에는 닉슨 대통령이 금본위제를 폐지했다. 이로 인해 달러는 금으로부터 자유로워졌고, 이론적으로 미국정부는 무제한 통화 발행이 가능한 새로운 금융 질서를 만들었다. 여기에 더해 1999년에는 예금자 보호를 위해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분리했던 '글래스-스티걸법'이 폐지되었다.


은행들은 시장에 넘쳐나는 돈을 가지고 고위험 고수익을 가져다주는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저축보다 대출을 권장하며 수많은 파생상품들을 만들어 냈으며, 신용이 낮은 사람에게도 집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었다. 결국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터지고 수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파산을 맞이했다는 것이다.


현재도 미국의 트럼프 정부와 연방준비은행(FRB)은 언제든 돈을 찍어낼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으며, 그로 인해 엄청난 부채를 지게 된 미국은 이를 완화하기 위해 막대한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런 흐름이 앞으로 어떤 경제적 파장을 불러올지 예의 주시하며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이다.


기요사키는 말한다. 돈은 지식이다. 돈의 역사와 규칙을 정확히 알고, 이를 현명하게 이용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러나 부자들은 절대 일반인들이 돈의 규칙을 알기를 원하지 않는다. 복잡한 금융 용어와 그들만의 언어로 벽을 쌓아,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게 만든다.


하지만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이 언어와 역사, 그리고 게임의 규칙을 이해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돈은 ‘합법적인 방법’을 통해 끊임없이 부자들의 손으로 흘러들어 갈 것이다.


부자들의 음모를 물리쳐라


로버트 기요사키는 2008년 금융위기를 돌아보며, 그 여파 속에서 부자들은 더욱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들은 더욱 가난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을 안타까워한다. 그리고 책의 2부에서는 부자들이 만들어 놓은 불합리한 시스템 속에서 살아남는 법에 대해 말한다. 책에서는 여러 가지 방법을 말하지만 반복되는 내용도 있기에, 3가지 정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첫째, 다시 말하지만, 돈은 지식이다. 따라서 돈의 언어와 역사, 그리고 변화하는 규칙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스포츠나 게임에서 이기려면 규칙을 잘 알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자본주의 안에서 돈을 가지고 노는 게임에서도 규칙을 이해해야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절차를 모르거나 무시한다. 이미 바뀐 규칙을 모른 채, 과거의 낡은 규칙이나 잘못된 상식을 붙잡고 살아가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부자들의 게임 법칙을 아는 사람들은 금융위기 속에서도 경제적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대부분 금융지식이 없는 사람들, 또 돈의 낡은 규칙에 따라 사는 사람들만이 경제적 어려움에 허덕이며 살아간다.
책. P.163.


부자들은 자신들만의 언어와 규칙을 정확히 알고, 자녀들에게도 이를 체계적으로 가르친다. 『돈』이라는 책을 쓴 보도 섀퍼(Bodo Schäfer)는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라는 책을 써서 자녀 교육은 물론 많은 아이들이 어릴 적부터 금융교육을 받아야 함을 말하기도 했다.


보도 새퍼의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


하지만, 대부분의 어린 아이들은 이런 책을 읽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배울 기회도 주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부자들은 이런 교육을 어릴 적부터 시킨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난한 사람의 언어와 부자의 언어는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둘째로 빚을 다스리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기요사키는 사람들이 ‘벌어서 쓰는 한도 안에서 살라’는 조언만 듣고, 빚을 생산적으로 활용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는 현실을 비판한다. 어떤 사람들은 자기 돈 한 푼 없이도 돈을 번다.


현대 자본주의에서 돈은 곧 빚이다. 빚은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자산이 되기도, 부채가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임대 수익을 내는 부동산이나 안정적 배당을 주는 주식을 사기 위한 빚이었다면 그것은 현명한 빚이다. 하지만 부채가 되는 빚도 있다. 빚을 내서 단순 소비를 하거나, 이자 갚는 데만 급급한 상황이라면 그건 분명 잘못된 것이다.


다만, 두 번째 방법이 성공하려면, 먼저 앞에서 말한 돈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하고, 또한 도전하고 두려움을 극복하는 용기, 그리고 약간의 행운도 따라주어야 할 것이다.



셋째는 현금흐름을 만드는 데 집중하라는 것이다. 기요사키가 최종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어떻게든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부자들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다양한 생산수단을 통해 돈이 스스로 돈을 벌게 만든다. 많은 사람들이 평생 일해도 경제적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지만, 어떤 부자들은 잠자는 동안에도 돈을 벌어들인다. 이것은 마치 ‘자신만의 돈을 찍어내는 기계’를 가진 것과 같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


현금흐름을 만들어낼 방법은 다양하다. 부동산, 주식, 금·은 같은 귀금속, 혹은 자신이 잘 아는 분야에서의 사업이나 그런 노하우를 담은 유튜브 방송이나 책까지 모두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이런 자산을 발굴하고 구축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공부하고 찾아내는 것이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이것도 결국은 공부다. 돈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요사키는 2008년 이후에도 과거의 구조가 전혀 바뀌지 않았다고 말한다. 연방준비은행은 여전히 돈을 찍어내고 있고, 미국은 막대한 부채를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에 각 나라로부터 관세를 거둔다. 앞으로 인플레이션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고, 덩달아 환율이나 금리도 매우 유동적일 것이다. 따라서 이런 변화와 흐름을 모르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금융노예, 은행의 노예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솔직히 아무리 배워도 경제공부, 돈 공부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기요사키도 이런 사실을 인정한다. 하지만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일단 뭐라도 시작해 보라는 것이다. 우리는 작은 실수를 통해서 배운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복잡하다면, 그냥 은이라도 조금 사두기 바란다. 그리고 가격이 어떻게 변동하는지 살펴보라.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했다.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책. P. 292



학교에서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기요사키는 12장에서 '학교에서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라는 주제로 글을 마무리하고 있다. 결국 경제교육, 돈 교육은 학교에서 먼저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을 것이다.


나는 학교에서 국어와 인문학을 가르친다. 인문학은 무엇보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른 삶인지를 탐구하는 학문이다. 그러다 보니 결국 돈에 대한 이해가 필수라는 것에 이르게 된다.


아이들이 세상에 나가 부자들의 게임판에서 무방비로 휩쓸리지 않게 하려면, 자본주의 시스템은 물론, 돈의 언어와 역사 그리고 규칙을 알려줘야 한다. ‘돈은 나쁘고 천박하다’는 편견을 넘어, 돈을 이해하고 다루는 능력이야말로 자기 삶을 지키는 힘이라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돈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맹목적인 '황금만능주의'에도 빠지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 자신부터 실천하려 한다. 기요사키가 말한 ‘돈은 지식’이라는 명제를 믿고, 앞으로 1년 동안 경제와 돈에 관한 책을 30권 읽어 보기에 도전해 보려고 한다.


힘들다는 것 인정한다. 그래서 포기할 수도 있지만 일단 시작해 보는 것이다. 급변하는 미래 사회에 최소한 내가 가진 재산이라도 지키며 안정적인 노후 대책이라도 마련하기 위해서 말이다.


돈도 행복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그런 노력이 없으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토요일마다 로또방 주변을 기웃거리는 일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로또가 나쁘다고만 말하는 것은 아니다. 로또도 적당히만 하면 심리적인 행복감은 충분히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또 말고도 제대로 된 경제공부, 돈공부를 한번 해보는 것은 더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나의 사랑하는 아내는, 토요일마다 나를 꼬셔 로또방에 가자고 조른다. 로또에 당첨만 되면 멋진 벤츠를 사주겠다고 한다. 그리고 한마디를 꼭 덧붙인다. 오늘은 왠지 꼭 될 거란다.


나는 흔쾌히 아내를 따라 나선다. 로또가 될 것을 크게 기대하는 것보다는 로또를 사러 가는 아내의 행복한 표정을 보는 것이 더 좋기 때문이다. 아내는 로또가 되면 당장 직장을 때려치겠다는 선포를 한다.


이렇게 우리 부부는 로또를 사러 가는 순간만큼은 부자가 된다. 로또가 당첨되면 무엇을 할지 이야기를 나누며 웃는 것은 만원으로 살 수 있는 덤인 것이다.


은근히 될 것 같은 기대감도 든다. 하지만 뭐 나는 벤츠없어도 된다. 그냥 벤츠를 사주겠다는 아내의 마음이면 족하다. 여보, 돈공부 열심히 해서 노후준비 잘할 테니까 당신은 로또 사며 건강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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