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집인원도 차이가 없고, 지원자의 수나 경쟁률도 별 차이가 없다. 전국의 고등학교 수나 학생수가 갑자기 크게 달라지지 않는 한, 대부분 학교의 진학지도는 작년에 준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의대 모집 인원이 1,500명 가까이 늘어나 경쟁률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경쟁률 자체는 큰 차이가 없었다. 만약에 의대 지원자로 최상위권 한두 명이 빠지면, 각 고등 학교는 그 인원을 그 아래 내신을 가진 학생으로 채워서, 예년 수준으로 서울대를 지원시킨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아직 의대 정원이 어떻게 될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그래도 서울대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에서 경쟁율이 유지될 것이다. 해마다 그래 왔다. 서울대는 어떤 변수가 있어도 경쟁률은 거의 비슷하다.
서울대의 대입전형 변화는 서울대만의 변화로 보면 안된다. 서울대의 대입전형은 이후 모든 대학의 대입전형의 방향으로 읽어도 상관없다. 2022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고교학점제의 도입과 내신 5등급제 시행에 따라 서울대는 2028 대입전형에서 다음과 같은 굵직한 변화를 예고했다.
첫째는 정시에서도 교과역량 평가 40% 반영한다. 현재도 이미 정시 지균은 교과를 40% 반영하는데, 이제는 정시 일반전형에서도 40%로 확대한다. 서울대 가려면 이제는 수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끝까지 학교 공부와 활동에 최선을 다하라는 의미이다.
둘째는 지균의 지원자격을 일반고로 제한하는 것이다. 수시 지균 추천인원도 2명에서 3명으로 늘린다. 그리고 수능최저도 없앴다. 이러한 정책은 고교학점제의 도입과 5등급제 하에서 불리해진 일반고를 최대한 배려하려는 시도로 보아야 한다. 다만 지금도 지균 합격자의 90%가 일반고 학생이기에 일반고에서 서울대 가기가 이전보다 엄청 유리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추천 인원이 2명에서 3명으로 늘어나면 지균 경쟁률은 지금보다 많이 올라갈 것이다. 2025학년도에 경쟁률이 4.90이었다면 2028학년도에는 이보다 2배 정도의 경쟁율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셋째는 서울대 수시에서 수능 최저가 사라지면서 대신 학생부를 더 면밀하게 평가하거나 심층적인 면접이 강화될 것이다. 진로에 따른 필수 이수과목 여부도 더욱 중요해질 것이며 서울대가 요구하는 종합적인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학생부를 통해 최대한 평가하려고 할 것이다. 면접도 지금보다 조금 더 복잡해지고 다양한 역량을 평가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자 그럼 이제부터 작년도 서울대의 대입전형 결과와 올해 서울대 입시를 예측해 보자. 주의할 것은 예측은 예측일 뿐이다. 판단은 독자들의 몫이다.
지역균형(이하 지균) 경쟁률은 2024학년도 4.97에서 2025학년도에는 4.90의 경쟁률을 보였다. 506명 모집에 2,486명이 지원하였다. 지원자는 2,513에서 2,486으로 27명이 감소했다. 의대 모집 인원이 증가해도 학교에서 추천하는 인원은 어차피 2명이니 작년과 거의 비슷한 경쟁률이 나왔다.
다만, 지원 학생의 내신은 작년보다는 조금 낮아졌을 것이다. 전교 1,2등 중에 서울대 지균보다는 의대로 빠진 인원이 예년보다는 많았다면, 전교 3, 4등 학생들 중에서 지균 추천을 받은 학생이 많아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각 대학별로 2025학년도 경쟁률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사범대학의 역사교육학는 5명 모집에 5명이 지원하여 경쟁률은 1.00이었다. 이외에도 독어교육과가 4명모집에 6명이 지원하여 1.50, 불어교육과가 5명 모집에 7명이 지원하여 1.40의 경쟁률을 보였다. 수능최저를 맞추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음을 감안하면 사실상의 미달이라고 보아도 된다. 서울대가 사실상 미달이라니 약간은 충격이다.
문과는 지균에서 수능최저(3합 7)만 맞추어도 합격할 수 있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그만큼 각 고등학교에서 전교 4등 안에 드는 문과 학생이 별로 없다는 말이다.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들은 거의 대부분 의대나 이공계열을 희망하는데 더구나 사범대학의 학과들이 비인기학과가 되다보니 이와 같은 일이 발생했다. 이같은 경쟁률이 올해도 반복된다면 서울대는 아마도 특단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올해 사범대학 학과는 이런 현상으로 인해 각 고등학교에서 전략적으로 지원을 시키려고 할 가능성이 있어서 작년보다는 경쟁률이 조금은 더 올라갈 것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까지 올라갈지는 미지수다.
인문대학은 지균에서는 학부만 모집을 한다. 인문계열로 27명 모집에 105명이 지원하여 3.75의 경쟁률을 보였고, 역사학부는 9명 모집에 22명이 지원하여 2.44의 경쟁률을 보였다.
경영대학은 26명 모집에 76명이 지원하여 2.92의 경쟁률을 보였다.
사회과학대는 사회학과와 사회복지학과가 모두 6명 모집에 24명이 지원하여 4.00의 경쟁률로 가장 높았고 지리학과가 6명 모집에 14명이 지원하여 2.33의 가장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
자연과학대는 생명과학부가 7명 모집에 83명이 지원하여 11.86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 지원자들은 서울대 지균과 함께 나머지 카드는 의대를 썼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가장 낮은 경쟁률은 수리과학부로 7명 모집에 22명이 지원하여 3.14의 경쟁률을 보였다.
공과대학은 산업공학과 4명 모집에 34명이 지원하여 8.50의 경쟁률을 보였다. 가장 낮은 곳은 건설환경공부학부로 8명 모집에 3.38의 경쟁률이었다.
농업생명과학대는 산림과학부가 5명 모집에 20명이 지원하여 4.00의 경쟁률로 낮았고 스마트시스템과학과 4명 모집에 36명이 지원하여 9.00의 경쟁률을 보였다.
의대는 39명 모집에 350명이 지원해서 8.97의 경쟁률이었다.
나머지 관심있는 학과의 경쟁율은 직접 찾아보기 바란다.
2026학년도 수시 지균 모집인원은 508명이다. 의대 모집인원이 어떻게 되어도 지균 경쟁률은 올해도 전체 평균은 4.90대 내외를 보일 것이다. 다만 의대 모집 인원이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면 합격자 내신은 작년보다 아주 조금이라도 올라갈 것이다. 서울대는 예년 경쟁률에 따라 다음 해 경쟁률이 급격하게 달라지는 경우가 많지 않다. 대부분 최상위권 학생들은 자신이 준비해 온 진로대로 소신껏 지원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서울대 사범계열은 올해도 수능최저만 맞추어도 합격할 수 있는 과들이 여전히 나올 수 있다. 문제는 수능 최저이다. 문과 학생들 중에서 3합 7을 맞추는 학생이 얼마나 될지 미지수다. 사람들은 전교 1, 2등 수준의 학생이 3개 합 7을 맞추는 게 어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굉장히 어렵다. 재수생이 15만 이상 들어오면, 올해는 20만을 예상하기도 한다. 그러면, 각 과목에서 1등급 2등급을 맞는게 생각보다 어렵다. 서울대가 발표를 하지 않으니 정확하지는 않아도 그냥 편하게 30% 이상 못 맞춘다고 예상할 수 있다.
수시 일반전형은 2024학년도 1,492명에서 2025학년도에 1,499명으로 모집인원 7명이 증가했는데, 지원자는 15,020에서 296명이 증가한 15,316명이다. 경쟁률은 10.07에서 10.22로 소폭 상승했다. 일반전형 경쟁률은 모든 학과에서 결코 낮지 않은 경쟁률을 보인다.
의대 모집정원 확대로 인해 최상위권 학생들이 대거 이탈한다는 소문이 있어 전체적으로 모든 고등학교에서 상향지원 분위기가 강했다. 아마도 예년보다 고등학교에서는 2점대 초반의 학생도 소신껏 지원시킨 학교도 많았을 것이다. 그렇기에 최상위권 학생이 의대로 빠져도 오히려 경쟁률은 조금 더 늘어난 것이다.
인문대학은 불어불문학과가 9명 모집에 50명이 지원하여 5.56의 경쟁률로 가장 낮았고, 철학과 9명 모집에 161명이 지원하여 17.89의 경쟁률로 가장 높았다.
사회과학대학은 경제학부가 60명 모집에 334명이 지원하여 5.57로 가장 낮은 반면, 사회학과는 10명 모집에 185명이 지원하여 18.50의 경쟁률로 가장 높았다.
자연과학대학은 수리과학부가 16명 모집에 6.69의 경쟁률로 낮았고, 생명과학부가 역시 27명 모집에 374명이 지원하여 13.85의 경쟁률로 가장 높았다. 여기 생명과학부 지원자는 다른 대학에는 의대로 지원했을 것이다.
경영대학은 47명 모집에 290명이 지원하여 6.17의 경쟁률을 보였다.
공과대학은 전기전자공학부가 80명 모집에 532명이 지원하여 6.65의 경쟁률로 나왔고 에너지자원공학과가 15명 모집에 159명이 지원하여 10.60의 경쟁률을 보였다.
사범대학은 지균과 달리 일반전형은 경쟁률이 낮지 않다. 독어교육과가 10명 모집에 5.40, 불어교육과가 9명 모집에 53명이 지원하여 5.89를 보였지만 지리교육과도 6명 모집에 54명이 지원하여 9.00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과는 생물교육과가 7명 모집에 116명이 지원하여 16.57의 경쟁률로 대체로 높았다.
농업생명과학대학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가 14명 모집에 142명이 지원하여 10.14로 가장 낮았고 스마트시스템학과 10명 모집에 195명이 지원하여 19.50의 경쟁률을 보였다.
의대는 49명 모집에 790명이 지원하여 16.12의 경쟁률을 보였다. 서울대 의대는 이래저래 힘들다.
올해 서울대 일반전형 모집인원은 1,491명으로 예고되었다. 올해는 다시 의대정원이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 각 고등학교에서 어떻게 지원할지 분위기가 결정될 것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작년보다 47,000명 정도의 재학생이 증가했으니 일반전형 지원자도 조금은 더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학령인구 증가, 의대 정원 변수로 하향 안전 지원 경향이 뚜렷해지면, 작년에 경쟁률이 대체로 낮았던 학과 중심으로 경쟁률이 더 높아지는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
지균 합격자의 90%가 일반고 학생인 반면, 일반전형 합격자의 70%는 영재고, 과학고, 자사고, 외고와 국제고 출신이라고 한다. 따라서 일반고 재학생의 인원 증가가 서울대 일반전형의 입시에 큰 변화는 주지 않을 수 있다.
서울대 정시는 지균과 일반전형 합쳐서 1,321명 정도를 모집하는 것으로 예고되었다. 서울대 정시는 일단 열심히 수능을 잘 보면 된다. 정시 지균이 교과 40%를 반영해도 모집인원 자체가 너무 작아 해당되는 학생 자체가 별로 없다, 그리고 정시 일반전형은 교과가 20% 반영되지만, 학과를 바꾸는 정도의 수준이라고 보면 될 듯 하다.
서울대는 수능 성적이 나오면 예상 컷트라인도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이 가능하다. 거기에 맞추어 지원하면 된다. 해마다 수능 난이도가 달라지고 유입되는 N수생의 수도 다르기에 그냥 해당 년도의 데이터에 맞추어 유명 기관에서 예측하는 점수에 따라 지원을 잘 하면 된다.
그리고 솔직히 서울대는 서울의 주요대학 정시는 이제 재학생들의 영역이 아니다. 대부분 졸업생들이 60~80% 비율로 합격을 한다. 서울대를 정시로 들어갈 정도의 재학생들은 솔직히 일반고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서울대 정시 지원자 중 재학생은 거의 대부분 특목자사고 출신이다. 하지만 이들도 많은 수가 반수나 재수를 재도전한다. 한 두 문제 더 맞추면 의대를 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 나같아도 한 번 더 도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