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재즈피아니스트 No. 5 - 델로니우스 몽크

언제나 남들과는 다른 길로...

by YoungKwan Lee

오늘 역대 최고의 재즈피아니스트 5위로 소개하려는 피아니스트는 텔로니우스 몽크(Thelonious Monk)입니다. 제가 몽크에 대해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보통 사람과는 다른 독특함입니다. 낯설게 진행되는 멜로디, 불협이 가득한 화음, 불규칙한 리듬의 사용 등, 그의 연주에는 언제나 예상치 못한 순간이 있습니다. 천재를 뽑는 기준을 남들과는 다른 창조적 개성에 둔다면 몽크는 아마 가장 천재적인 사람 중 하나일 겁니다.


하지만 남들과 다른 새로움은,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그 낯섦 때문에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몽크의 연주도 처음에는 많은 평론가들에게는 엄청난 혹평을 받았습니다. 기존의 문법에서는 맞지 않는 음의 사용과, 마치 피아노를 타악기처럼 강하게 두드리는 연주방식은, 평론가나 청중들에게는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들이었습니다. 심지어 어느 평론가는 피아니스트로서는 연주능력이 너무 부족하다는 말까지 했습니다. 그 평가가 맞는지 궁금한 분들은 몽크의 ‘Well, You Needn’t’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d32veDFOw


저도 그의 연주를 다시 자세히 들으면서, 그 당시에는 그의 연주가 당황스럽게 느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몽크의 연주는 어찌 보면 장난스럽기도 하고 어찌 보면 신경질적으로 들리기도 하니까요. 동시에 지금의 관점에서는 이렇게 시대를 앞서가는 연주를 했다니 놀랍다는 감탄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의 연주는 후대의 훌륭한 연주자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몽크는 그 음악의 독특함 만큼 성격도 까다로운 사람이었습니다. 당대의 재즈계 최고의 스타였던 마일스 데이비스(Miles Davis)는 1954년 자신의 음반을 녹음할 때 몽크를 피아니스트로 초대했습니다. 마일스는 언제나 최고의 연주자들과 함께 작업을 하기로 유명한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밴드는 평론가들에게 음악성을 인정받으면서도 대중적인 인기 또한 엄청났습니다. 당연히 마일스의 음반에 참여한다는 것은 연주자로서는 영예롭고 행복한 일이었지만, 몽크는 그 독특한 개성으로 마일스와 늘 티격태격했다고 합니다.


마일스는 몽크의 연주를 높이 평가했지만,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 솔로를 할 때는 몽크가 한발쯤 물러서서 단순하게 연주해 주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몽크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고, 마일스는 몽크가 너무 자주 끼어든다고 불평을 했습니다. 자신의 음반이고 리더로서 추구하는 사운드가 있는데, 몽크의 감출 수 없는 개성이 오히려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몽크 자신 역시 음악적 의도가 있는데 일일이 간섭하려는 마일스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다르게 생각하면 몽크의 음악은 마일스의 음악 안에만 머물기에는 너무나 색이 진하고 그릇이 컸다고도 할 수 있겠지요. 날카로운 신경전과 몸싸움이 벌어지기 일보직전까지 가며 녹음한 그 음반이,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은 역사적인 재즈의 명반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마일스와 몽크가 함께 한 연주를 들을 때는 두 사람이 만들어 내는 묘한 긴장감을 놓치지 마십시오..

https://www.youtube.com/watch?v=oUHUjqJ9-RQ


장르에 상관없이 모든 음악의 역사를 살펴보면, 한때 유행했던 음악이 너무 익숙해지게 되면 사람들은 지루함을 느끼게 되고, 예술가들은 그런 익숙함을 깨뜨리며 새로운 방향으로 음악을 변화시켜 가게 됩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몽크는 과거의 전통을 깨뜨리는 파괴자이기도 했지만, 결국에는 이후의 재즈가 새롭게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예언자가 되었습니다.


자신이 리더가 되는 밴드를 만들어 솔로로 활동하면서, 그는 계속해서 새로운 곡들을 발표하며 점점 대중들에게도 명성을 높여 갔습니다. 특히 키가 190이 넘는 거구의 몸에, 독특한 디자인의 모자와 개성 있는 패션을 즐기는 그였기에, 그의 연주하는 모습은 시대의 아이콘 중 하나로 받아들여졌습니다. 1964년에는 타임지의 표지인물로 선정이 되었는데, 역대 타임지 표지모델로 선정된 인물 중, 재즈연주자는 몽크를 포함해도 다섯 명 밖에 되지 않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8piShQZXIY8


몽크는 연주자로도 유명하지만, 작곡가로는 더욱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워낙 아이디어가 많고 새로움을 추구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의 곡에서는 습관적인 화성의 진행이나 진부한 멜로디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화성에는 예상치 못한 조바꿈이 자주 나타나고, 멜로디에서는 잦은 도약과 함께 종종 불협으로 충돌하는 음들도 나옵니다. 그러면서도 전체적으로는 품격 있으면서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독특한 분위기를 전해줍니다. 그래서 흔히 재즈연주자들은 몽크의 곡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고 연주하려면 보통의 곡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후대의 트럼펫 연주자 로이 하그로브(Roy Hargrove)가 연주하는 몽크의 대표곡 Ruby My Dear는 들어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BLpOLrwv0M


대부분의 사람들은 엉뚱한 생각을 하는 사람보다는, 반듯한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을 쉽고 편안하게 느낄 겁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세상을 바꾸고 역사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사람은, 남들이 쉽게 생각할 수 없는 아이디어를 가진 엉뚱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몽크의 연주를 들으면서, 스스로 너무 익숙한 것에만 안주하며 살지 않았는지 돌아보고, 자신의 안에 잠자고 있던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일깨워 보면 어떨까요! 관악기만 할 수 있을 것 같은 재즈 멜로디를 목소리로 트럼펫처럼 연주하는 바비 맥퍼린(Bobby McFerrin)처럼 말이죠.

https://www.youtube.com/watch?v=bHHBQyGos4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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