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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우주 Oct 30. 2023

행사 인사말은 진심을 담아서 직접 써야

해마다 10월은 크고 작은 행사가 많은 달입니다. 특히 기관별, 지역별 행사도 많아서 각 기관장들은 다양한 성격의 행사에 빈번하게 초대되어 참석하게 됩니다. 기관장들은 기관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행사에 참석하면 주로 안사말이나  축사, 격려사 등을 하게 되지요.


제가 퇴직 직전에 역임한 교육지원청의 교육장 역시 지역사회의 주요 기관장으로서 많은 행사에 참석하게 됩니다. 그리고, 어떤 행사에 기관장의 참석이 확정되면, 기관에서는 행사의 성격에 따라 담당부서와 담당자가 정해지고 하나의 업무로 추진되지요. 제가 근무했던 교육지원청에서는 업무담당자가 일정에 따라 교육장을 비롯하여 동행하는 참석자들의 동선 계획을 세우고, 행사에서 교육장의 임무와 인사말 순서, 좌석배치 등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우리 교육청이 참석한다는 것을 전제로 물품 준비 등 작은 일까지 하게 되지요.



이 과정에서 업무담당자들이 힘들어하는 것 중 하나가 인사말, 축사, 격려사 등 교육장이 행사장에서 말할 내용을 글로 써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업무 담당자들은 대부분 ‘각종 행사 인사말 모음’ 파일을 갖고 있거나, 전 담당자로부터 자료를 받아 두기도 합니다. 담당자는 파일을 내려받아 날짜 등을 수정하여 작성하기도 하고, 조금 적극성을 보인다면 그 일을 잘하는 동료나 다른 사람에게 원고를 살펴봐 달라고 부탁하기도 합니다. 전혀 새롭게 쓰는 사람은 드물지요.


저도 한창 일할 때는 여러 행사나 발간물의 인사말, 축사, 격려사, 회고사 등을 많이 썼습니다. 학교장이나 기관장을 대신하여 쓴 것이지요. 그런 것들은 행사 주제나 쓰임에 따라 기본적인 내용은 비슷비슷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선호하는 어휘나 습관적인 말투가 달라 고민이 되지요. 그럴 경우에는 우선 쓰는 사람 즉, 제 입장에서 쓰게 됩니다. 간혹 어떤 행사에서 제가 써 준 글을 기관장이 그대로 읽거나, 제가 쓴 글이 기관장의 이름으로 활자화된 책이나 플릿 등을 보면서, 우습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했던 기억이 더러 있지요.


지역사회의 행사들은 대부분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 지역사회의 요구와 교육, 행정, 사회적인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관장으로서 행사 자체를 이해하고, 기관의 성격과 부합하는 참여 의미와 지역사회와의 연대를 생각하여 인사말에 진심을 담아 자신의 말투로 전달하는 것이 좋지요.



저는 『대통령의 글쓰기』 -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에게 배우는 사람을 움직이는 글쓰기 비법'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국민의정부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연설비서관을 지냈고, 참여정부에서 노무현 대통령 때에는 연설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재직했던 강원국 님이 8년 동안 대통령의 말과 글을 쓰고 다듬는 일을 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이지요. 이 책을 읽어 보면, 리더의 글쓰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기관장으로서 바쁜 일정을 소화하느라 시간 내기가 어렵고 정신적 여유가 조금도 없는 경우가 아니면, 말할 사람이 직접 쓰는 노력을 해 봄직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담당자에게 자신의 생각을 간단하게 이야기하고, 담당자가 쓴 글을 자신의 정신과 철학을 담아서 자기의 말투로 고쳐 쓰는 것이 좋겠지요. 지역사회의 여러 행사장은 각 기관장이 달변가임을 드러내려는 자리가 결코 아닙니다. 교육지원청의 경우 행사 주최 측과 교육청 더 나아가 지역사회와 학교, 교육과의 소통과 유대를 강화하는 자리였지요. [전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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