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생님, 아이들을 향해 웃어 주세요 -
* 낯꽃: 감정의 변화에 따라 얼굴에 드러나는 표시
* 낯꽃 피다: 얼굴에 밝은 빛이 돌다. 얼굴에 화기(和氣)가 있다.
저는 교원으로서는 드물게 매우 다양한 이력을 갖고 있습니다. 교사, 교감, 교장, 교육연구사, 교육연구관, 장학사, 장학관 등의 직급으로 여러 직위를 역임했지요. 덕분에 저는 학교와 연수원, 교육청 등에서 많은 선생님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들을 가까이에서 보면서 잘 웃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특히 아이들 앞에서 선생님들 중 상당수는 지치고 힘든 표정에다, 목소리조차도 사무적이거나 화난 사람처럼 말하기도 하지요.
달리 해석하자면, 아이들 앞에서 선생님이 행복한 모습으로 보이지 않다는 것이지요. 이것은 선생님과 아이들의 상호작용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게 짚어야 할 문제입니다. 행복은 학습되고 전염되는 것이니까요. 선생님이 아이들 앞에서 낯꽃이 피고 행복하면, 아이들도 평온하고 행복한 학교 생활을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선택권도 없이 선생님의 성향에 따라서 화난 선생님을 만나고, 짜증 내는 선생님의 말투를 듣고, 지친 선생님의 얼굴을 보는 것이 1년 동안의 일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그런 감정에 오래 노출되다 보면, 아이들도 무감각해지거나, 별일 아닌 것처럼 다른 사람에게 화내고 짜증 내는 사람이 될 것 같다는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사실 학교에서 아이들은 학교구성원이기도 하지만 선생님의 주요 고객입니다. 또한 학교 안에서의 존재감에 있어서는 선생님들보다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어른인 선생님으로부터 당연히 존중과 배려를 받고, 또 좋은 영향력을 받으며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연수원에 근무할 때 선생님들에게 물었습니다. 많은 선생님들이 왜 아이들 앞에서 지치고 힘든 표정을 짓고 사무적으로 대하는 지 말이에요. 결국 아이들, 학교와 교육청, 학부모, 동료의 문제가 답변의 핵심이더라고요. 자신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지요. 그런데, 아이들은 모두 중요한 학교구성원이고 함께 성장해야 할 교육공동체입니다.
그리고 국가는 선생님들에게 학교의 중심에서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 교육을 통하여 아이들의 미래를 열어달라는 기대와 책무를 부여하며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아닐까요?
아이들에게 사무적이고 무뚝뚝하며 짜증 내는 선생님을 보는 저의 느낌은 먼저 '슬픔'입니다. 그리고 그 선생님은 교직을 혹시 의무 복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듭니다. 아이들은 교육자로서 선생님의 존재감을 분명하게 해 주고, 선생님을 포함한 어른들의 미래를 쥐고 있는 대단한 존재입니다.
이 세상에 힘들지 않고 스트레스 없는 일이 어디 있나요? 제가 퇴직하고 되돌아보니, 학교는 좋은 일터였고 교직은 참 좋은 직업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아이들과 직분에 충실했던 장면들이 퇴직 후의 삶을 든든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선생님들이 아이들 앞에서 웃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