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자리에서 일어서면 보이는 것들

- 교실 내 교사의 좋은 위치 -

by 전우주

컴퓨터가 교실로 들어와 앞자리를 차지한 후로 수업하는 선생님들의 모습이 예전과는 좀 달라졌습니다. 많은 선생님들이 앉은 채로 컴퓨터를 조작하며 수업을 진행하고 있지요. 그러다 보니, 선생님은 교실에 있는 아이들을 한눈에 볼 수가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선생님의 앉은 자세 때문에 생기는 사각지대, 컴퓨터 모니터 때문에 시야가 막힌 곳에 있는 아이들은 선생님의 눈 밖에 있거나, 눈을 피할 수 있지요.


그리고 특히 젊은 선생님들의 책상 위를 보면, 교재부터 텀블러 등 온갖 잡동사니들이 흩어져 있습니다. 심지어 먼지와 쓰레기가 쌓여 있기도 하지요. 제가 어떤 선생님에게 책상 위를 치웠으면 좋겠다고 어렵게 말을 꺼낸 적이 있지요. 그런데, 그 선생님은 자기 책상이 어질러진 줄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제 책상이요? 저한테는 나름의 질서가 있는데요."

"선생님, 교사용 책상 위는 공적으로 관리가 되어야 할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실의 앞 과 선생님의 책상은 아이들이 선택할 수도 없이 눈앞에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줄곧 볼 수밖에 없는 공간이잖아요? "


저의 교실 공간에 대한 인식이 젊은 선생님과 관점이 다른 지, 세대 차이인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사실은 그 선생님의 어질러진 책상이 제 마음에 들지 않았지요.

어느 교장 선생님이 전해 준 이야기입니다. 그 학교의 한 선생님은 아침마다 커피를 사서 마시면서 출근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선생님의 책상이 지저분하여 아이들이 주의를 집중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학부모의 민원이 있었습니다. 교장 선생님은 긴가민가하고 그 교실에 가 보았습니다. 그리고 깜짝 놀랐지요. 민원인 학부모의 말대로 책상 위에 버린(놓아두었겠지요?) 플라스틱 컵이 빼곡하더래요. 그 교장 선생님이 대충 눈으로도 세어도 30개가 넘었지요. 어떤 것은 마시다가 남은 커피가 그대로 담긴 채로, 그리고 대부분은 빨대가 꽂혀 있는 채로 교사용 책상 위에 있었습니다.


소란스럽고 산만한 아이들이 많은 교실을 자세히 살펴보면 특징이 있습니다. 선생님이 거의 움직이지 않고 앉아 있거나 책상 주변에만 서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한 아이들 주변과 교실 환경이 정돈되지 않았을 때도 그렇습니다. 이 부분은 현장교육연구를 통하여 솔직하고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경험으로도 선생님이 아이들 곁에 가서 학습 활동을 직접 살펴보는 것과, 선생님이 한 자리에 서 있거나 앉아서 아이들의 학습 활동을 독려하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제가 아이들 곁으로 가서 학습 활동을 살펴보면서 도와주었을 때, 훨씬 좋은 결과를 보였습니다. 아이들의 학습 집중력도 높았지요.



사실 아이들은 선생님의 시선이 못 미치거나 느슨하다 싶으면 일탈하려는 성향이 있지요. 그렇다고 아이들을 매의 눈으로 감시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수업 중에는 아이들이 선생님에게 집중하고, 선생님은 아이들의 움직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포지션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아이들은 교실에서 눈과 귀로 배우고 익히는 것이 많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학습과 생활에 쾌적하고 적절한 교실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은 선생님의 책임이고 의무입니다.


선생님, 자리에서 일어나 아이들을 한눈에 두고 살펴보세요. 그리고, 아이들 곁으로 가 보세요. 또 '수업 공개의 날'처럼 교실과 책상 위를 깔끔하게 정리해 보세요. 분명히 기대 이상의 변화가 일어날 것입니다.


[전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