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추천
육교에 올랐던 내가 자꾸 오버랩되어 묘한 기분이었다.
최진영작가님의 팬이 되어버린 것 같다. 원래도 좋아했지만.
책은 두 나무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나무의 이야기가 이 책의 전부다.
마음이, 몸집이 커질수록 함께 하기 어려운 두 나무.
한쪽의 생명 빛이 커지면 다른 한쪽은 죽음 빛이 커지는 기묘한 현상.
기묘하지만 그게 사실은 삶인 것.
주인공들이 구하는 단 한 사람은 생명 빛이 커지는 나무일뿐. 구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죽음 빛이 커지는 나무일뿐. 드넓은 우주에서 삶과 죽음을 어떻게 딱 갈라 논할 수 있을까. 세상에는 이분법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 훨씬 많다. 매주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내 머리는 자꾸 세상을 반으로 쪼개고 싶어 한다.
언젠가 엄마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사람의 감정이라는 게 무 자르듯이 딱 자를 수 없는 건데 어쩜 그리 간결하고 명확하게 말하느냐고. 나보다 백 배는 더 나은 사람인 엄마는 나의 그 사소한 단점을 칭찬인 듯 아닌 듯 칭찬했다. 그게 쉬운 일이 아니라며.
”제주도의 창세 신화에는 대별왕과 소별왕이라는 쌍둥이 형제가 등장한다. 인간 세상을 누가 다스릴지를 두고 대별왕과 소별왕은 내기를 한다. 소별왕은 대별왕을 속여서 내기에 이긴다. 동생의 속임수를 알고도 속아준 선한 형은 저승의 주인이 되고 이기심과 욕심으로 형을 속인 악한 동생은 이승의 주인이 된다. 그러므로 저승은 선하고 거짓 없이 맑은 곳. 이승은 거짓과 욕심과 이기심으로 탁한 곳. 그 신화에서 목화는 죽은 사람에 대한 산 사람의 사랑을 느꼈다. 당신이 죽어서 가는 그곳은 맑고 선한 곳이길 바라는 마음. 이곳에서 당신을 괴롭히던 경쟁과 이기심과 욕심에서 자유로워지길 바라는 기원. “
대별왕과 소별왕의 이야기에 작은 위로를 받는다.
책의 곳곳에서 수많은 위로를 받는다.
“그런 일을 하지 않아도 무섭고 피곤하잖아. 화가 나고, 힘들고, 포기하고, 그렇잖아. 근데 사람이라도 구할 수 있으면 의미가 있는 거잖아.”
라던 루나의 말에서 생명의 빛과 죽음의 빛을 한 줄기씩 받아 마음에 담아둔다.
“모두 다르다. 각자의 신이 있는 것이다.”
는 마지막 장의 한 문장에서
’ 살아서 숨 쉬고 활동할 수 있게 하는 힘 = 생명‘
을 한 움큼 집어삼킨다. 임천자의, 미수의, 목화의, 루나의 나무는 단 하나라고 생각했던 나의 편협한 시선을 으깨면서.
내가 추천한 책이 좋은 평을 받은 적이 없었으므로(이해하기 힘들고, 우울하다는 이유로) 책 추천을 잘하지 않지만
그래도 이 책은 나의 소중한 x가 꼭 한 번 읽어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