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우물가의 여인‘에 대해 시를 쓰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브런치의 아작가님께서 답글과 댓글을 나누는 중, 저에게 ‘우물가의 여인‘의 복음성가를 보내주셨습니다. 감동으로 듣고 문득 성경 속 우물가의 여인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예수님은 여인을 따로 부르지 않으셨습니다.
여인이 있는 자리로 찾아오셨습니다.
사람들 시선을 피하듯, 마음 깊은 곳에 감춰두었던 상처를 안고 하루를 살아가던 그녀처럼, 나 역시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일상을 건너며 보이지 않는 목마름을 품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바쁘게 걷고, 열심히 살아내지만, 정작 마음이 바라는 물은 얻지 못한 채 빈 항아리만 쥐고 돌아오는 날들이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주님은 그런 내게 찾아오셨습니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한낮이 아니라, 외로움이 가장 크게 느껴지는 그 시간에.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라” 말씀하셨던 것처럼, 주님은 피할 수 없는 진실과 가장 깊은 사랑으로 내 이름을 부르셨습니다. 나의 과거도, 실수도, 숨기고 싶은 기록도 외면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그 모든 이야기를 품에 안고 나를 새롭게 바라보셨습니다.
그 앞에 서니,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원한 것은 물이 아니라 만남이었다는 것을.
세상으로부터가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확인받는 사랑이 나를 다시 살린다는 것을. 우물가에 놓여 있던 항아리를 내려놓고 마을로 달려갔던 여인처럼, 나 또한 오늘 하루를 살게 하는 말씀이 마음 깊이 솟아오릅니다. “내가 그리스도를 만났다”고 고백하는 기쁨이, 메마른 내 영혼의 샘을 다시 흐르게 합니다.
오늘 나는 우물가의 여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실이 부끄럽지 않습니다.
그분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목마름이 두렵지 않습니다.
다시 갈 수 있는 샘을 알았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