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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향한 늦은 기도

그리움의 계절에

by 이사벨라

여는 문단


사람은 나이를 먹을수록 어머니의 목소리를 마음속에서

더 자주 듣게 됩니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던 시간도, 차가웠던 말도,

이제는 모두 그리움의 언어로 남습니다.

이 세상을 떠나신지 일년이 되어가고 있지만

기도 중 문득 스쳐가는 어머니의 얼굴은

하나님 품 안에서 빛처럼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이 그림은 “그리스도의 탄생(The Nativity of Christ)”, 즉 예수의 탄생 장면을 묘사한 비잔틴 양식의 사본화(illuminated manuscript) 로 성지순례중 예수탄생지를 방문하면서 찍은 사진으로 기억한다. 2023년)


어머니를 향한 늦은 기도


짧은 말로는 다 닿지 않는

어머니의 침묵이 내 안에 남아

밤마다 별빛처럼 깜박인다.

그때는 몰랐던 사랑이,

이제는 눈물 속에서 피어난다.


서로에게 다가가지 못한 세월,

그 거리 위에 바람이 불면

나는 조용히 주의 이름을 부른다.

“주여, 어머니를 안아주소서.”

그 기도가 내 어깨를 감싼다.


어머니의 손끝에서 배운 믿음,

작은 찬송이 내 입술에 맴돈다.

삶이 흩어져도 그 음성은 남아

하늘과 땅 사이를 잇는 다리가 된다.


이제 나는 안다,

사랑은 말보다 깊은 것임을.

그리움은 슬픔이 아니라

하나님께로 향하는 길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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