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탐정사무소: 셜록과 왓슨, 그리고 미야

by 이사벨라

우리 집에는 고양이가 세마리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세마리가 아니라 셋의 사건이 산다. 이름은 셜록, 왓슨, 미야. 아, 셜록과 왓슨은 예상하셨겠지만—맞다. 탐정 셜록 홈즈와 존 왓슨에서 딴 이름이다. 다만 우리 집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살인사건이 아니라, 대체로 “누가 츄르를 먼저 먹었는가”, “누가 내 공부를 방해했는가”, “남편의 무릎은 누구 차지인가” 같은 것들이다. 평화로운데 치열하다.


먼저 셜록. 왓슨이 와 피형제다. 셜록은 점잖고 착하다. 고양이 세계에도 예의가 있다는 걸 이 아이가 증명한다. 츄르를 주면 혼자 독식하지 않고, “다 같이 먹자”는 얼굴로 한 번쯤 주변을 둘러본다. 물론 실제로는 “내가 먼저 맛보고, 너희도 먹어”에 가깝지만—어쨌든 태도가 점잖다. 그래서 나는 셜록을 핸섬 보이라고 부른다. 외모가 아니라 매너가 핸섬한 쪽이다. 집 안 공기가 어수선할 때도 셜록은 늘 한 박자 느리게 움직이며 분위기를 정돈한다. (그 느림이 가끔 내 속을 뒤집지만, 결과적으로는 고급스럽다.)


반면 왓슨은 집안의 인스팩터다. 모든 것에 참견한다. 말이 많고 몸이 재빠르다. 상자소리, 봉지 소리, 물소리, 내 한숨 소리까지도 사건으로 취급한다. “무슨 일이지?” 하고 달려온다. 특히 내가 공부할 때가 절정이다. 책상에 앉으면 왓슨은 정확히 내 발 위에 앉는다. 이건 방해가 아니다. 감시다. “너 지금 공부하는 거 맞지?” 하는 식이다. 나는 발을 움직이지 못하고, 왓슨은 그 상태로 기다린다. 내가 공부를 끝낼 때까지. 자기 나름의 교육 방식이다. 그리고 내가 일어나면, 그제야 일어나 따라온다. 세상 다정한 마마보이의 얼굴로. 나는 이 집에서 누가 보호자이고 누가 보호받는 쪽인지 자주 헷갈린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야. 우리 집의 유일한 여자고양이. 예쁘고 귀엽고, 무엇보다 남편의 사랑을 독차지한다. 미야가 남편 무릎에 앉으면 그건 이미 회의 종료다. 다만 미야에게도 약점이 하나 있는데—아니다, 약점이 아니라 특기다. 츄르를 주면, 이상하게도 항상 남의 것을 먼저 먹는다. 내 앞에 자기 접시가 있어도, 먼저 다른 애 쪽으로 간다. 아주 자연스럽게. “확인만 할게요” 같은 표정으로 다가가서, 확인이 아니라 시식을 한다. 미야는 도둑처럼 몰래가 아니라, 세무조사처럼 당당하게 먹는다. (이 집에서 가장 현실적인 고양이다.)


이렇게 셋이 함께 살면, 집 안이 조용할 날이 없다. 셜록은 점잖게 평화를 유지하고, 왓슨은 참견으로 사건을 만들어내고, 미야는 사랑과 이익을 동시에 챙긴다. 그 사이에서 나는 하루를 산다. 매일이 탐정소설처럼 긴장감 있지는 않지만, 매일이 한 편의 에피소드다. 무엇보다 고양이들이 가르쳐 준 진실이 하나 있다. 큰 주제는 늘 멀리 있지 않다. 주제는 종종 내 발 위에 앉아 있고, 남의 츄르 앞에 서 있고, 창가 햇빛 속에서 점잖게 눈을 깜박이고 있다.


오늘도 사건은 해결되지 않았다.

• 셜록은 “나는 품위 있게 나눠 먹었다”는 표정이고,

• 왓슨은 내 발 위에서 “공부는 했지?”라고 보고서를 쓰고,

• 미야는 남의 츄르를 먼저 먹어 놓고 “증거는 없습니다”라고 말한다.


결론: 이 집에서 정의는 실현되지 않는다. 다만 재범은 확실히 실현된다.

그리고 나는 내일도 같은 사건을 같은 방식으로 당할 예정이다.


우리 집 탐정사무소는 “하루도 쉬지 않고 ‘냥업 중‘이다.”


(왼쪽부터: 미야, 왓슨, 그리고 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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