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마라톤을 앞두고, 흔들리지 않기 연습

한 달을 남겨두고

by 이사벨라


3월 8일까지 한 달 남았다. LA 마라톤. 달력을 볼 때마다 날짜가 숫자가 아니라 심장 박동처럼 느껴진다. “완주할 수 있기를”이라는 바람은 단순한 목표가 아니라, 오늘을 살아내는 방식이 되었다. 새벽 공기 속에서 나를 밀어내는 건 기록이 아니라 무사함이다. 다치지 않고, 무너지지 않고, 끝까지 나를 잃지 않고 돌아오는 것. 출발선에 서기 전부터 나는 이미 그 길을 하루하루 걷고 달리며 지나오고 있다.


그동안 아침 일찍, 금요일만 빼고 매일 걷고 달렸다. 매일이라는 말이 이렇게 단단한 단어였나 싶다. 몸은 어제의 흔적을 남기고, 나는 오늘의 나를 다시 설득한다. 허리가 무사하길, 다리가 무사하길—이런 기도는 훈련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컨디션 좋은 날에는 “이 정도면 되겠지” 하는 자신감이 올라오고, 유난히 무거운 날에는 “괜히 시작했나” 하는 불안이 스친다. 그 사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늘 같다. 신발 끈을 묶고, 한 발을 내딛는 것.


무엇보다 정신이 흔들리지 않도록 무사하길 바란다. 마라톤에서 가장 빨리 지치는 건 다리가 아니라 마음이라고들 한다. 멈추고 싶다는 생각, 포기해도 된다는 변명, 남들과 비교하는 시선이 슬쩍 끼어드는 순간이 가장 위험하다. 그래서 나는 남은 한 달을 ‘강해지기’보다 ‘흔들리지 않기’로 살고 싶다. 완주란 결국, 끝까지 가겠다는 약속을 하루치씩 지키는 일. 출발선에서도, 42km 이후의 긴 터널에서도, 나는 내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오늘도 무사히. 여기까지 온 것처럼, 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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