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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사벨라 Dec 18. 2022

재미교포라니요? 지구인일 뿐인걸요.

나는 지구인이에요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를 잇는 하이웨이 5번>


나는 재미교포라 재미교포가 쑬 수 있는 글이 있을 것이라 생각되었다. 한국과 미국 사회를 비교하면서 무언가를 써야 할 것 같아 한동안 고민을 했다. 미국 생활은 이렇습니다. 한국 그로서리에서 한국식품을 사 왔습니다. 미국에서 이렇게 아이들을 키웠습니다. 미국 사람들은 신발을 신고 집안엘 들어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미국 사람들은 땀내가 심합니다. 우리 딸이 하버드에 합격했습니다. 미국에서 부동산을 구입할 때 유의할 점은 이렇습니다…등등. 그러나 솔직히 쓸 내용이 없다. 덤덤할 뿐이다.


2년 전부터 한국 드라마가 미국 사회에서도 큰 인기를 끈다기에 우리도 한번 시청하기로 했다.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한글자막을 읽는다. 그런가 하면 프랑스 영화를 보면서 영어자막 읽기를 잊어버린다. 그러면서도 내용의 흐름을 제법 잘 따라 맞춘다.


나는 성격상 말을 안 하고 사는 사람이다. 수다 떠는 일도 없고(수다 떨 상대가 없어서가 사실이다) 상대방이나 이웃에 대해서도 말을 않고 산다. 내 할 일만 하고 거의 집에서 하루를 보내는 편이다. 책을 많이 읽고 공부도 하고 뉴스정끼라 뉴스도 보며 지낸다.


서울에서 태어나 인천에서 중학교를 졸업한 나는 16살에 미국에 이민 왔다. 그것도 50년 전이다. 한국에서 오직 16년 살아왔으니 나를 가르켸 미국 사람이 다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한국인, 미국인을 따지기 보단 지구의 한 사람이라고 본다. 주위에서 한국사람, 미국 사람, 이란 사람, 호주 사람, 중국사람 등등을 비교하기 시작하면 눈을 감아버린다. 김 씨집, 박 씨집, 이 씨집, 신 씨집, 최 씨의 집이 있듯이 나에게는 성이 다른 집안(각 다른 나라) 들인 것이다. 굳이 미국에 살고 있다고 특별한 것이 없다. 그냥 내가 살고 있는 한 지구공간인 뿐이다.


몇 주전에 한국을 다녀왔다. 비행시간이 13시간 반 걸렸지만 멀면서도 멀지 않은 고국이었다. 인천공항에서 카스톰을 지나가는데 한국 여권과 해외 여권, 그중 미국 여권자는 다른 줄로 서야 했다. 그때마다 당황했다. 모든 사람들이 다른 나라의 여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내 경우는 남편이 우리 여권을 같이 같고 다니기 때문에 내가 내 여권을 만질 기회가 별로 없어서 일 것이다.


갑자기 같이 걷던 무리들이 카스톰 앞에 헤어지기 시작한다. 분명 이해는 되면서도 지구인들이 흩어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파온다. 왜 우리는 장막을 치고 살아야 하는 걸까? 담을 쌓고 살아야 하는 걸까?


왜 우리는 인종이 다르다고 차별하는 걸까? 하긴 외국에 나온 사람들이 더 차별받을 수 있겠지만 한국에서는 한국사람을 상대로 차별하지 않나? 나는 영원한 지구인이고 싶다. 1월엔 호주와 뉴질랜드를, 4월엔 이집트와 이스라엘을 여행하게 되어있다. 미국인이 아니고 재미교포도 아닌 지구인으로 여행하고 싶다.







날씨 : 가끔 흐림

           화씨 62도(섭씨 16.7도).  화씨 44도(섭씨 6.7도)


사진설명: 한국에서 여동생과 제부와 함께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미국엘 들어오니 형제 없는 남편이 엄마가 보고 싶다고 해서 장거리 운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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