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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사벨라 Dec 21. 2022

15년마다 내가 저지르는 일(1)

지난번 사건


대략 15년이면 무슨 일을 저지른다. 그때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오레건주로 남편과 둘이 고양이 세 마리를 데리고 이사를 갔었다. 나는 나의 형제, 자식들과 어머니를 두고, 남편은 자기 부모님을, 캘리포니아에 두고 뒤 보지 않고 야박 스러이 떠났던 것이다. 쉬지 않고 운전하여 13시간. 복잡한 도시 실리콘밸리에서 시골인 비버턴 오레건주에 정착했다.


나는 조울증으로 심하게 앓아누워 부동산사업을 청산했고 정신과박사인 남편은 프라이벳 프랙티스를 닿고 나를 살리겠다는 사명을 가지고 이사를 단행했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곳에 나무있는 숲이 많고 비와 눈이 많이 내리는 곳이라는 세 가지의 이유로 오레건을 선택했다. 지금 생각하면 꿈같은 이야기이다.

        <오레건아파트 페디오에서 바라본 첫눈이 온 새벽>


오레건에서 꼭 12년을 두방짜리 조그마한 아파트에서 살았다. 한국백화점에 몇 번 들린 적이 있어 백화점아줌마만 알고, 12년 동안 만나 얘기한 사람이나 같이 외출한 사람도 없이 단둘이 그리고 우리 3마리의 고양이들이 가족의 전부였다. 서로 의지하며 서로를 배워가며 살았다. 서로서로를 고마워하면서.


그러다 시아버님이 몸이 안 좋으시다기에 츄레시 캘리포니아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츄레시는 우리가 살던 실리콘밸리에서 한 시간 북동쪽에 위치하는 새 동네로 여름엔 매우 더운 곳이다. 오레건 가기 전에 츄레시가 미래가 있는 도시 같아 작은 이층집 하나를 사두었던 집이 있었던 것이었다. 세든사람 내 보내고 수리하고 동화 같은 집에서 살기 시작했다. 동화 같은 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집 밖의 페인트칠을 보라색으로 했기 때문이었다! Purple House! 에 빨간문!


    <츄레시 캘리포니아에 있는 동화 속의 보랏빛 이 층집>


우리는 서로 비슷한 병을 앓고 있다. 그는 우울증. 나는 조울증. 나는 많이 나아진 상태이나 요즘은 남편차례이다. 우울증 치료로 TMS(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 룰 두 달 동안 카이저 병원에서 주중매일 받았다.

                 <TMS 트리트먼트 받는 남편의 모습>


이제는 로스엔젤레스다운타운에서 일주일 두 번 3주간

Ketamine 치료를 받는다. 다운타운이라 우리 집에서 차로 40분 걸릴 거리를 두 시간 반이나 운전해야 한다. 왕복 5시간이 넘는다. 로스엔젤레스추레픽이 유명하긴 하나보다. 복잡한 하이웨이를 운전하기에는 내 성격이 좀 맞지 않지만 우리 집은 내가 운전수인걸 어찌하리오. 오레건은 게스 넣던 시간 빼고 쉬지 않고 운전하면 13시간 걸렸다. 그때도 운전은 당연히 내 차례.


작가님이 나이가 있으시니까 혹시 남편분은 나이가 좀 더 있으신가 보죠? 그래서 운전하시지 않나보죠? 많이? 더 많이 많아요? 그러나 천만의 말씀.


남편 마이클은 15살 연하이다. 나의 두 번째 결혼이고 남편의 첫 결혼이며 결혼한 지 15년째 들어서고 있다. 친구같이 살고 있다. 그런데 츄레시에서 코비나(로스엔젤레스카운티)로 이 년 전에 이사를 오게 되었다. 나의 아들이 로스엔젤레스에 살고 어머니도 로스엔젤레스 노인 아파트에 사시기 때문이 큰 작용을 한 것 같다. 왭사이트에서 집을 보고 내려와 한번 보고 마음에 들어 그냥 계약을 했다.


이번에 또 일을 저질렀다. 따져보니 15년이 되었던 것이다.


사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 에세이에 계속 쓸게요. 대신 뒷뜰의 감나무, 주롱주렁 감이 열린 감나무를 구경해 주세요. 단풍진 감나무잎사이에 감이 보인다고요? 아니요. 잎은 이미 다 떨어졌고 단풍잎같이 보이는 것들이 감이랍니다.

                         <코비나집 뒷뜰의 감나무>




날짜: 12/21/2022 (내 생일날)

날씨: 매우 맑음

          화씨 46도 (섭씨 7.8도)       화씨 71도 (섭씨 21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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