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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사벨라 Dec 23. 2022

15년마다 내가 저지르는 일(2)

새로운 희망


오늘은 남편 마이클이 Ketamine treatment  받는 마지막날이다. 남편보다 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로스엔젤레스다운타운에 위치한 클리닉에 도착하였다. 치료수속을 마친 후  남편이 들어가고 나는 마치기를 기다리며 글을 쓰기 시작한다.


이 주일이 되었을 것이다. 학교를 다시 다니겠다고 선언한 것이. 그것이 이번에 15년마다 저지르는 일이 되었다. 학교 다시 다니는 것이 뭐 그리 큰 사건이냐고 물으실지 모르나  나에게는 그렇다. 어제는 내 생일이었다. 어머니도 기억 못 하시는 내 생일. 날에 66살이 되었다.


학교 다니기엔 좀 늦은 나이가 아닌가 싶다. 그러나 공부할 과정은 신학석사과정이며 학교는  Westminster Theological Seminary이다. 갑자기 신을 발견한 것은 아니고 내 삶을 다시 살피는 과정에서 철학을 공부하려 했지만 철학과정은 없고 신학이 있어 신의 이끌음이려니  생각하고 그리 정했다. 요구하는 모든 서류를 제출하고 합격(?) 여부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합격이 않된다면 이 기회에 다른 신학교를 알아볼 수 도 있을 것 같기에 일은 이미 저질은 것이다.


나보다 남편이 더 고민을 했다. 한 일주일을 우리는 서먹서먹하게 지냈다. 무엇을 생각하고 있느냐는 나의 물음에 그는 겁이 난다고 말했다. 무슨 겁? 뭐가 무서운데? 네가 변할까 봐. 그는 내가 변할까 봐 겁이 난나고 했다. 우리는, 아니 나는 변하고 싶어. 인간은 항상 변해야 돼. 나쁘게 가 아니라 성장하는 방향으로… 말이야.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옛날에도 신학교를 다닌 적이 있다. 신에 대해 많이 질문을 하는 나를 보고 담임목사님은 대답대신 나의  믿음이 문제라고 꾸중하셨다. 그래서 답을 찾지 못한 나는 내 발로 신학교에 입학을 하고 종교교육을 공부한 적이 있다. 그런 후 직장울 찾으려 하니까 현사회에 부족함을 알게되었다. 회계학은 싫었지만 숫자 돌아감엔 밝고 그런대로 잘하는 편이라 회계학을 공부하였다. 그때 전 남편도 나의 변하는 과정을 무서워하였다. 이유는 내가 세상을 향해 훨훨 날아갈까 봐가 그의 이유였다. 졸업식에 와서도 얼굴에 온 수심을 갖고 있었던 기억이 있다. 축하한다는 말도 없었고 웃음 한번 지어주지 않았다. 마이클, 전 남편이 그랬는데 당신도 그래? 결국 일주일 만에 얼굴을 피고 나의 입학서류를 챙겨준다. 고마웠다.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주말엔 새 랩팝을 구입할 계획이다. 그동안 아이폰에 브런치글을 한 손가락으로 쓰고 있었고 학교도 시작될지 모르니까 미리미리 준비하기로 했다. 새로운 희망의 시작이다. 다시 오는 15년엔 무엇을 할지 모르나  이번에는 신학을 공부하고 좀 더 삶을 이해하는 깊은 글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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