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사벨라 Nov 21. 2022

재미교포의 한국 여행일기(9)

고국방문 일기(11/6-22-11/24/22)

11/20

아침을 먹고(발우공양) 하이킹에 나서다. 비가 와 다른 일행은 방에 있기로 했지만 우리는 스케줄에 따라 백팩을 어깨에 메고 빗속을 걷기로 했다.


비 발자국 소리가 우리 뒤를 따라온다. 온 사방에서 비가 신발을 신고 우리 앞으로 오고 있는 소리를 듣는다. 시헌한 아침 공기. 간밤엔 온돌방 바닥에서 잤는데 몸이 아직 덥다. 그래서인지 아침 공기가 맑고 상쾌하다는 말보다 시헌 하다고 표현해 본다.


내일이면 떠나는데 주말이라서인지 사찰가가 우서 선하다. 참, 우리가 묵는 방에선 달마산이 보인다. 밖에서 우서 선한 것보다 방에 들어와 달마산을 쳐다보는 것이 좋았다.

나를 찾아야 하는데 걱정이다. 어떻게 나를 찾지? 남편에게 물어본다. 달마산이 도와줄 것 같은 심정. 오늘은 사무실에 가서 미황사에서 해남 가는 내일 아침 버스 스케줄을 알아보고 산책을 더 할 계획이다.


명상시간을 가져본다. 밖으로만 향하던 시선을 안으로 돌려 온전한 나를 만나는 수행법이라 한다….  그럼 나를 찾었다는 것인가? 나를 만났단 말인가?


어제저녁에는 108 구술을 달린 염주를 각자  만들었다. 한알 끼고 절하고 또 하나 끼고 절하는 것이 정식이라 했다. 우리는 절 없이 그냥 108 구술을 매는 것으로 만족해하다. 티를 마시면서 약식도 먹어가며 만들어야 하는 것이었지만 구슬을 잃어버릴까 봐 긴장되어 있어 나는 마시지도 먹지도 못했다.


해남에서 광주로 가는 고속버스는 오전 10:35 분행이다.  늦어도 9시에 작은 버스를 타야 하는데 첫 작은 버스가 미황사로 도착하는 시간이 9:50분이라 택시 타고 해남 고속 버스장으로 가기로 하다. 만나는 장소는요? 화장실 앞에서요. 어느 화장실? 화장실이 여러 갠데…? 남편이 물어본다.


점심 후면 좀 조용해질 것이다. 18명이 온 국내 일행이 점심 후에 떠난다. 오늘은 외국인 템플스테이 일행이 도착할까? 왔으면 저녁(발우공양) 식사 때 나올 것이니까 기다려본다. 그때까지 책을 읽을까? 참선을 할까? 명상을 할까? 참선과 명상, 무엇이 다를까?


기다리던 외국인은 오지 않았다. 대신 서울서 내려온 젊은 두 남자친구와 혼자 온 사십대 여인이 전부였다.


저녁에 스님과 앉아 티타임을 가졌다. 명상하는 법도 배우고 20분간 명상을 하였다. 체험을 말하는 시간에 눈밖에 보였던 그 모든 것을 거 둔 후에 내 자신을 바라보고 내가 나라는 것을 알았습니다.라고 스님께 말씀드렸다. 미소짓는 스님께서 가장 옳은 대답이었다는 칭찬을 받았다.


이 이상은 어떠한 말이 필요 없었다. 가슴에 두 팔을 묵고 겨우 찿은  내가 사라질까바 힘있게 나를 껴안았다.



작가의 이전글 재미교포의 한국 여행일기(8)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