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가 않다 단단히 잘 못된 것이 분명하다 어제는 뭘 했느냐 오늘은 어땠느냐 나 태어난 땅의 문제이냐 먹거리의 문제더냐 마음의 문제더냐 혹시 아프다고 임시방편 털어 넣은 약의 문제이냐 험한 눈비를 맞았느냐 언제부터 이랬느냐 곰곰이 생각하면 갑자기 그런 것이 아닌 듯도 하다 언젠가부터 몸 이곳저곳에서 신호를 보내왔다 때로는 주린 듯 게걸스레 먹어 해치우다가 또 어느 때는 먹어서는 안 될 것이라도 먹은 양 저 깊은 곳에 몹쓰게 자리 잡아 꽉 막히고 가스가 가득하기도 하다 전에는 아무렇지 않던 일들 중에도 눈부터 손부터 마음 저 깊은 곳부터 밀어내게 되는 일들도 생겨나는 것이 희한하다 온몸이 후끈하여 안에서는 마그마가 꿈틀대지만 아무 데나 터뜨릴 수 없어 안고 있는 것도 같다 물을 끼얹은 듯 땀이 났는가 싶다가 부석부석 소리가 날 것처럼 건조한 곳도 있다 이유를 모르게 여기저기 가렵거나 짓눌렸다가 제자리로 되돌아오지 않고 움푹 파인 채 오래 지나는 피부도 이제 내 몫이다 그뿐이랴 이제는 며칠 앓고서도 씻은 듯 나아지는 법이 없이 상처라면 짓무르고 병이라면 꼬리를 문다 아득하게 넓고 넓은 우주 안에 그저 작은 한 점. 도드라진 표면을 드러내며 문제를 알아내라 틀렸다면 고쳐라 그렇지 않으면 온몸 구석구석 참지 못할 괴로움으로 곱게 잠들지 못하리니 이것이 내 한몸의 문제인가 나 살고 있는 지구의 문제인가 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