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죽은듯 조용한 보드게임 시간

어렵지만 어렵다늗 것을 인식못하는 시간

by 라온경아

보드게임을 하는 시간은 언제나 시끄럽다.

특히 초등 저학년 수업은 1인용 퍼즐을 가져가도 말을 안하면 큰일인 아이가 있으면 혼자도 떠든다.

보드게임 강사를 시작하고 1년은 이런 즐거움에서 나오는 소리를 익숙해지는데 보낸것 같다.


며칠 전 게임하다가 쥐죽은듯 조용한 시간이 생겨 깜짝 놀랐다. 이건 도서관 분위기?


보드게임 패턴파티로 수업을 했다. 4인이 모여서 하는 게임인데 연습이 필요한 게임이라 1인 퍼즐형식으로 진행했다. 앞 TV화면으로 제시카드를 보여주고 그 형식으로 정사각형 카드를 조건에 맞게 놓으면 미션완료이다. 이것을 가장 빨리 완성해야하는 것이다.


게임은 시작되었다. 앞에서 조건을 제시하면 순식간에 침묵... 고요한 가운데 아이들의 손놀림만 보였다. 보드게임 시간이 이런 시간이 될수 있을까? 성인반 수업도 아닌데. 아이들의 조용히 집중하는 모습이 너무 예뻤다. 갑자기 화면이 꺼지면

"선생님. 안 보여요."라는 말이 잠깐 정적을 깨고 이내 조용... 그리고 조용히 손머리를 하는 아이들. 미션완료했다는 뜻이다.


나도 덩달아 집중해야했다. 모둠별로 가장 빨리 손 머리 한 친구에게 가장 높은 점수의 보석을 가져다 줘야했기때문이다. 나머지 친구들은 늦게 하더라도 완성하면 기본점수의 보석을 받았다. 가장 먼저 한 친구와 가장 나중에 한 친구의 차이는 길어야 몇분이었다. 난 보석을 주면서 돌아다니다가 쓱 한가지 힌트를 주는 역할을 가끔했다. 나머지는 아이들의 몫이었다. 완성해야만 주는 보석. 아이들은 보석을 모으는 재미에 빠졌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냈다.


카드가 화면으로 제시되고 아이들은 맟추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지만 오랜만에 귀뚜라미 소리도 들릴것 같은 고요함이었다. 아이들의 손놀림을 진정으로 괜히 감동한 나는 그림 감상하듯 아이들을 봤다.


"선생님. 전 보석 안 받았어요!"

다 맞추면 주는 보석이라 미처 지나친 경우에는 이렇게 자신의 권리는 손들어 말을 하는 아이들. 집중할 때는 집중하고 필요할 때는 자신의 의견을 낼 수 있다.


이 게임이 항상 이렇게 조용한 것은 아니다. 이 반 아이들이 게임 중간에 어려워요. 안되요. 없어요. 계속 자신의 상황이 힘듬을 어필하는 아이가 없어서다.


."안되지 않아요. 다른 거로 바꿔서... 그렇지."

이런 내 언어도 보탤 일이 없어서다.

여럿이 하는 게임은 신나고 즐겁지만 혼자서 하는 시간도 아이들에게 필요하다. 오롯이 자신의 능력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시간인것이다. 또 먼저 한 친구는 다른 친구들이 할 때까지 기다려준다. 불평없이.


보드게임을 그냥 노는 시간이라고 생각한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번에 한 게임도 패턴을 맞춰야해서 쉽지 않은 게임이다. 다 맞췄는데 마지막 1개가 맞지 않아 몇개의 카드를 빼고 다시 맞춰야 경우도 있다. 아이들 중에는 이런 머리 아픈 게임을 싫어하는 아이도 있다. 하지만 그 싫음과 어려움을 이겨내고 해내면 어느덧 쉬워지는 순간이 온다. 처음 배운 일은 어려운데 어느 순간 쉬워지는 것처럼 말이다. 모든 것은 어려움을 이겨내야 익숙해지고 잘해지는 것이다. 그 어려움이 어렵다는 것으로 인식되지 않고 처음하는 거라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면 그냥 하고본다. 조용히 그냥 하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게임을 하지만 인생에서 필묘한 것들을 알아가고 있는것이다. 오늘 게임도 처음 하는 아이들에게 어려웠을텐데 이 아이들은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그냥 했던 것이다. 그래서 더욱 조용했던 시간... 틀려도 다시 맞추면 되었다. 늦게해도 보상은 주어졌다. 살면서 1등에게 갈 자리가 있다면 완성할 수 있는 사람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자리도 있다. 그러니 해야할것은 그냥 하면 된다. 그 시간이 누구에게는 힘들고 어렵겠지만 모르고 지나치면 당연한 것이 된다. 그러는 순간에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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