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rta di semolino 응용 편
매년 12월 31일 마지막날은 아내의 생일이다.
한 해의 마지막날이다 보니 송구영신(送舊迎新) 하는 분위기 때문에 항상 생일은 뒷전이 되었다는 얘기를 연애시절 아내가 한 적이 있었다. 그 이후로 어떻게든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생일 축하해 주려고 해 왔다.
5~6 년 전부터는 네 식구가 함께 아예 3박 일정으로 평창 운두령 캠핑장으로 들어와 생일 축하도 하고 계방산으로 새해 해돋이도 보러 간다. 소중한 우리 가족만의 연례행사가 된 것이다.
올해는 생일케이크를 직접 만들어 주고 싶었다. 시중에 기존 제품들이 비싼 가격만큼의 맛도 아니고 케이크사서 촛불 켜고 축하 노래 부르는 게 왠지 형식적인 듯했다.
그래서 지난번 행사로 연습해 봤던 “Torte di Semilino”를 응용해 보기로 했다. 집에서 만들어 가야 하니 최상의 상태는 아닐지라도 좋은 추억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만드는 방법은 “케이크는 쉽지 않아”편에 대충 적어 놓았다. 간단하지만 건강한 느낌의 담백한 케이크다.
토핑을 생크림이나 아이스크림으로 하려다 딸기가 더 잘 어울릴 것 같아 딸기로 하기로 했는데 어떻게 놓는 것이 좋을지 또 한참을 고민했다. 슬라이스로 할까? 반으로 자를까? 눕힐까? 세울까?
최종 딸기의 노임새를 정하고 초를 구해야 했는데 운두령 가까이에 진부면 마트에는 적당한 초가 없어 결국 P 브랜드에서 아내가 겨우 HAPPY BIRTHDAY 초를 구입했다.
이런 우리의 노력으로 “아내를 위한 생일 케이크가 완성 됐다.
매년 생일 케이크를 만들어 볼까 한다.
무엇보다도 만드는 과정이 행복하고 즐겁다.
그러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