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한증 수술 D-27~19

핸드크림이 뭐예요?

by 김오 작가

9월 20일 D-27

다한증 수술을 앞두고 불안이 올라간다. 수술 후 부작용을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하다. 정신과를 찾았다. 의사는 불안, PTSD가 올라갔다며 항우울제와 항불안제를 처방했다. 오늘 땀이 나지 않는다.


J가 자주 안마요청을 한다. 안마를 하다 보니 특히 자주 쓰는 왼손목이 너무 아파서 병원에 가보니 건초염이라고 한다. 의사가 초음파 결과를 보여주며 손목을 도대체 어떻게 썼길래 이렇게 염증이 온통 메우고 있냐는고 했다. 내 왼쪽 손목은 엄지 부위를 시작으로 팔 아래 부분이 온통 염증이다. 그런데도 J는 안마를 요청한다. 안마를 하다 보면 손에 땀이 많이 나면 내 팔이 아픈 것은 둘째치고 상대방의 피부에 땀이 묻어나서 미안함이 서린다.

9월 21일 D-26

아이들과 떡 만들기 체험을 하러 갔다. 떡을 찌고 난 것에 색깔이 들어가는 가루를 넣어 치대는 것은 어른의 몫이다. 손에 땀이 나는 경우에는 반죽에 땀이 들어갈 것 같아서 곤혹스러운데, 땀이 나지 않았다. 다행스러운 마음으로 동참했다. 끝나고 맨손으로 모든 물건을 설거지했다. 손에 땀이 나지 않을 때 손 세정제나 퐁퐁을 사용해서 손을 닦고 나면 땀이 나는 것을 막아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9월 22일 D-25

O가 무례한 환자의 태도를 이야기 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손을 토닥여줬다. 흠칫한다. 기존에 내가 손에 땀이 많이 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흠칫한 듯 하다. 타인의 신체가 자신에게 닿는 것에 예민하기도 한 탓이리라. 별일 아니라 여기며 음료를 건네며 위로했다. 나란 인간은 항상 별일 아닐 거라며 넘겨야 하는 일들의 연속을 달고 있다.


9월 23일 D-24

아침에 아이의 손을 잡고 학교에 가는데 “엄마 손은 참 따듯하다”라고 한다. 손에 열감이 많이 오른다. 수술하고 나면 아이스팩을 손에 쥐고 있어야 할까? 열감이 오르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이 아니라 답답해진다.

손이 거칠다. 땀이 나지 않을 때는 고된 노동을 마친 버석한 손이다. 그럴 때 핸드크림을 마르면 안된다. 왜? 바르면 땀이 비오 듯이 난다.


손, 발, 겨드랑이를 제외한 곳에서는 땀이 잘 나지 않는 나같은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을 것이다. 몸에 땀도 많이 나는 이들이 다한증 수술을 결심하는 데는 더 큰 고민이 따를 것 같다.

9월 27일 D-20

집에서 청소 할 때 발에 다한증이 있으면 양말은 필수다. 양말을 신지 않고, 바닥을 돌아다니면 물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힌다. 바닥에 있는 먼지가 바닥에 달라붙는다. 곧이어 땟국물이 흐른다.


집에 있는 안마기가 있다. 전신 안마기인데, 손은 절대 넣을 수 없다. 비닐을 착용하고서까지 넣고 싶지는 않다. 안마기에까지 굴욕감을 느끼고 싶지 않다. 안마를 할 때도 양말은 필수다. 오래 쓰고 싶은 마음이 있고, 냄새도 배지 않았으면 좋겠어서 가급적 안하게 된다. 그야말로 안마기를 모시는 신세가 됐다. 땀이 나면 어떠냐. 축축하면 어떠냐 싶지만 나만 사용하는 것도 아니니까.


9월 28일 D-19

다이어트 한약에 들어 있는 성분을 알고 싶다. 땀이 나지 않을 때 손이 마른 나뭇가지 같은 느낌. 뭐랄까. 손에 땀이 나도 손에 붓기가 덜하고 이질적인 느낌이다. 그렇다. 내 손이 아닌 이질적인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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