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한증 수술 D-6~4

다한증? 쌍꺼풀 수술 같은 건가요?

by 김오 작가

10월 11일 D-6

몸이 살살 아파온다. 아프면 안 된다. 나뿐만 아니라 온 가족이 힘을 모아 아프면 안 된다. 또 수술을 미룰 수는 없다. 첫 수술을 미루게 된 것이 수술을 하지 말라는 신의 계시인지 어쩐지 모르지만 난 받기로 했다. 수술 후 부작용 생각은 이제 그만하고 싶다. 라식, 라섹, 성형 모두 부작용이 따르는데도 지금의 불편함이 크다고 여기기 때문에 수술을 받는다. 시력이 안 좋으면 안경을 쓰면 되지만 다한증은 방법도 없다. 1.5의 시력을 자랑했던 내가 성인이 되어 갑자기 시력을 잃기 시작했다. 지금은 0,2 정도로 꽤 안 좋다. 그래도 산다. 그런데 손이 땀이 많이 나는 건 이제 더 이상은 못 해 먹겠다. 코로나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한다. 목이 살짝 아파온다. 이겨내자.


J는 수술일에 오겠다는 말이 없다. 차라리 잘됐다.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와서 의지하지도 못하고 쩔쩔매야 하는 상황이 싫다. J가 아팠을 때 내 수술 일정도 미루고 열흘을 병실에서 간호했는데, 돌아오는 건 건초염과 홀대뿐이다. 아마 내가 사고가 나서 아프게 되면 J는 나를 버리겠지. 사람이 아프고, 힘이 없어졌을 때 남는 사람이 진짜란 걸 아는데, 왜 난 정리하지 못하는 걸까? 마치 옷장에 쌓여있는 옷이 많은데 정작 입을 옷은 없고 그래서 또 사지만 결국 입을 옷은 없다는 반복같이. 쓸데없는 시간에 시간을 내어주듯, 나를 대하고 있는 건 아닌지.


중요한 건 나인데.

10월 12일 D-5

수술을 하면 전신마취를 하고, 가슴 옆에 구멍을 두 개씩 뚫어 수술을 하는 거면 상의를 모두 탈의해야 한다는 거고, 대학병원이면 참관하는 이들도 있을 테고. 나의 몸을 개방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자, 아찔하다.

머리로는 수술이고, 몸뚱이다라고 생각하면 그만이지만, 쉽지 않다. 자궁검사를 할 때 다리를 벌리고 있으면 질 안에 무언가를 넣는 것, 아이를 낳을 때 제모를 하고 음부를 드러내야 하는 것. 병원은 참으로 인간의 알몸을 사랑하는 곳이구나. 싶다.


10월 13일 D-4

어느새 수술이 이번 주로 다가왔다. 수술 일주일 전에 혈액, 심전도, X-ray검사를 해야 한다. 일전에 수술을 받기로 했다가 한번 어그러졌다. 그래서 수술 이전에 해야 할 검사를 다시 해야 한다. 그 사이 건강검진도 있고 해서 여러 번 혈액검사를 했었다. 식사와 상관없이 하면 된다고 했지만 공복에 했다. 오전 9시에 했고, 검사를 마치고 진료과에 갔다. 수술 이전에 진료는 없고 입원 당일에 연락이 가는 형식으로 왜 왔는지 의문을 가진 간호사를 만났다.

다한증 수술을 하고 나면 회복에 좋은 음식은 뭐가 있을까? 다한증 수술 회복에 좋은 음식은 찾아볼 수가 없다. 교감신경을 차단하는 수술을 받고 나면 회복이 필요 없는 걸까? 분명 있을 것이다. 단지 수술을 하는 것 말고, 수술 이후의 환자들을 연구하여 더 나은 수술과 치료효과 증대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사무실이 덥다. 온풍기가 돌아가나? 손, 발, 겨드랑이에 땀이 폭발한다. 손끝이 노랗다.


회사 동료에게 다한증 수술을 하는 것에 대해 알렸다. 그동안은 사람들이 내가 다한증이 있는 줄 몰랐다. 손을 부딪히지 않으면 되니까. 내가 조심하면 되니까. 손이 닿았을 때 사람들의 표정 누군가는 모른 척해야 한다는, 누군가는 멸시하는, 누군가는 더럽다는, 누군가는 짜증이 난다는. 그런 표정을 맛본 나는 그저 조심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수술을 하고 나면 이런 일은 과거가 될 거란 생각에 말하게 됐나 보다. 다한증 이야기에 상대는 쌍꺼풀 수술 이야기를 했다. 무슨 의미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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