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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22일을 기억하시나요? 이 날은 바로 ADOR 소속 뉴진스가 데뷔한 날입니다. 일반적인 분들은 체감하지 못하실지 몰라도 많은 아이돌 팬들은 이 날을 정말 뚜렷히 기억하는 걸 많이 보았습니다. SM에서 15년 동안 아트디렉터로 일하며 f(x), 엑소, 레드벨벳, NCT 등 여러 아이돌의 미적 아이덴디티를 창조해낸 민희진 씨의 마스터피스인 뉴진스는 데뷔 전부터 정말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민희진과 BTS를 키워낸 하이브의 운명적인, 또 지금보면 참 짓궂은 만남. 대중들의 높은 관심은 결국 엄청난 인기로 이어졌습니다. <Attention>, KBS 뮤직뱅크. 이들의 데뷔 무대는 센세이션 그 자체였고, 뉴진스는 가요계에 자신만의 컬러를 뿌리며 무섭게 등장했습니다.
이 후 지난 2년, 뉴진스는 승승장구했습니다. <OMG>, <Ditto>, <Hype Boy>, <Supernatural>, <ETA>... 제목만 들어도 흥얼거리실 수 있는 분들, 포인트 안무는 바로 출 수 있으신 분들 많으시죠? 아마 이 시리즈를 읽으시는 독자분들중에서도 분명히 여러명 계실텐데… 이만큼 뉴진스의 인기와 대중성은 대단했습니다. 뉴진스의 인기 및 팬층의 확장은 단순히 노래의 인기 뿐 아니라 민희진이라는 아트디렉터가 가진 미적인 감각을 모두 쏟아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대중들은 뉴진스와 민희진을 한 팀으로 인식했고, 민희진 씨나 뉴진스 멤버들 모두 서로의 역할 없이 뉴진스의 파노라마를 지탱할 수 없음을 많이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민희진 씨가 출연한 tvN ‘유퀴즈’ 를 보면 뉴진스 멤버들이 민희진의 세계 자체에 깊이 녹아들고 이를 즐기는 것을 확연히 볼 수 있을 정도이죠. 이렇듯 많은 대중들은 뉴진스, 그리고 민희진이 한국 가요계를 유효기한 없이 뒤흔들만한 큰 실험 같은 존재라 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Copyright: 한겨레. '전쟁 선포' 였던 지난 해 멤버들의 기자회견.
그리고 지금의 뉴진스는 어떨까요. 뉴진스 멤버들의 활동은 지난 해 민희진 씨가 ADOR에서 해임되고 멤버들이 ADOR와의 신뢰관계 파탄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연 뒤로 완전한 답보 상태에 들어갔습니다. ADOR는 뉴진스 멤버들의 전속계약 해지 선언은 효력이 없는 독자적인 활동이자 계약 위반이라고 판단하고, 이들의 단독 활동을 막기 위해 소송을 걸어 모두 승소했습니다. 지난 해 3월 멤버들은 ‘NJZ’ 이라는 이름으로 독자 활동을 하려고 시도했지만, ADOR의 저지로 모두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사실상 ADOR가 이들을 풀어주지 않는 이상 뉴진스 멤버들은 공식적인 활동이 아예 불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멤버들은 민희진 씨가 다시 ADOR로 복귀한다면 소속사에 돌아갈 것이라고 나름의 합의책을 내놓았지만, ADOR와 민희진은 이미 남남이 되었기에 사실상 합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없는 셈입니다. 지난 해 4월 시작된 이 지루한 갈등이 2년간 이어지는 동안, 한창 주가를 올리며 활동하고 있던 뉴진스 멤버들의 시간도 함께 멈췄습니다.
뉴진스가 이렇게 오도가도 못하는 처지가 된 걸 보면 전 정말 안타까운 마음을 숨길 수 없습니다. 아이돌 시장의 대중성이 좁아지고 있는 지금의 시류에서 대중성과 독특한 미적 아이덴디티를 겸비한 그룹이 이렇게 묶여있다는 건 너무나 아쉽고 손해인 일입니다. 특히 멤버들의 나이… 한창 활동하며 달려야 할 나이에 이렇게 법정을 드나드는 모습은 소송의 결과 및 양측의 입장과 상관없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Copyright: 스포츠경향. 지난 3월 홍콩 행사에서 뉴진스 멤버들. 이 날 이후 8개월... 멤버들의 마지막 모습이 되었다.
이번 소송을 통해 뉴진스 멤버들이 얻게 된 손해는 엄청납니다. 그리고 부득이하게 이 소송의 여파를 감당해야 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이번 글에서 어느 쪽의 편을 들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조만간 빨리 뉴진스를 무대에서 만나고 싶은 순수한 소망을 표현해보고 싶네요. 그러기 위해선 뉴진스 멤버들과 이와 관련된 사람들 모두 머리를 맞대고 현실적인 방안을 위해 고민을 해야 할 것입니다. 뉴진스 멤버들도 하루빨리 이 상황을 마무리하고 팬들 앞에 가수로서 다시 무대에 서고 싶어할 겁니다. 부디 불이익이 가지 않으면서도 이들의 소망을 이뤄줄 가능성이 높은 결정을 내려 다시 음악방송에서 아티스트로서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뉴진스의 팬들인 ‘버니즈’ 분들은 뉴진스를 ‘대체 불가’ 라고 말하곤 합니다. 지금도 뉴진스의 데뷔무대 영상에 가보면 이들의 컨셉을 대체할 그룹을 찾을 수 없으며 이들이 없는 가요계가 너무 허전하다는 댓글이 많이 올라옵니다. 뉴진스의 성공신화는 높은 대중성과 독창적인 미적 아이덴디티가 합쳐진 훌륭하고도 특이점 있는 스토리인 건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판단에 기초해서 뉴진스를 대체할 수 없는 아이돌로 바라보는 팬들의 마음도 충분히 일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돌에게 가장 중요한 카드 중 하나가 바로 시간이기에, 시간이 흐르면 아무리 업계에서 탑의 위치를 가진 사람이라도 대체될 수 밖에 없습니다. 최소한 그 업계가 여전히 숨 쉬고 있다면 너무나 당연히 일어나는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멤버들도 어떤 결정을 내리든 이 사실을 알아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