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 코난을 향한 짝사랑
처음 코난을 보기 시작한 건 투니버스였는지 KBS였는지 TV만화로 보기 시작했다. 5학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고부터 방영한 걸로 기억한다.
무슨 내용인지 당연히 이해 못 했다. 그냥 1학년 짜리 남자애가 똑똑하게 뭐라 뭐라 말하는 게 신기하고 부러워서 열심히 봤다. 나비넥타이로 어른 목소리 흉내 내는 것도 신기했고 어디선가 나타난 축구공을 신기한 운동화로 걷어차서 범인 혼내주는 것도 즐거웠다. 꽤 오랜 시간 난 코난 따로, 남도일 따로라고 알고 있었다. 그렇게 가장 기본적인 내용도 따라가질 못하면서 내가 그렇게도 열심히 코난을 본 이유는 딱 한 가지였다.
코난처럼 똑똑해지고 싶어서였다.
이해 못 해도 계속 반복해서 보다 보면 나도 코난처럼 똑똑해질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다. 그런데 왜 저 사람이 범인인지 도대체 이해가 가질 않았다. 한 번은 코난이 말하는 내용의 뜻이 너무너무 알고 싶어서 같이 보고 있던 사촌동생한테 물어봤다. 너무 여러 번 물어보니 사촌동생이
"아 도대체 몇 번을 묻는 거야? 못 알아듣겠으면 그냥 보지 마!" (때려치워!라고 한 것 같기도...)
서러워서 눈물이 났다. 나보다 한참 어린 동생은 다 알아듣는 얘기를 나는 못 알아듣고, 심지어 야단까지 맞다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30대 중반이 된 지금까지 나는 잊을만하면 코난을 시즌별로 한번씩 정주행한다. 명탐정 코난은 나에게 미신 같은 존재로 남아있다. 정성껏 모시면 소원을 들어주실 신령님같이.. 계속 보고 있으면 언젠가 나도 똑똑해질 거라는 기약 없는 믿음이랄까.
30년 넘게 초1로 사는 천재 명탐정에게 공감하는 그날이 오기를 바라며.. 언젠가 나도 안경을 번쩍이며 날카롭게 말하게 될 그날을 기다리며 오늘도..
'빠밤빠바빠 빠밤빠바빠 빠밤빠바빠 빠라빠빠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