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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뇨리지와 신비로운 길.

뭐가 그리 신비로울까.

by 언더독

시뇨리지 효과(Seigniorage effect)

중앙은행이 찍어내는 화폐의 금액에서 제조 비용을 뺀 차익. 예를 들어 만 원을 발행할 때 종이돈 만드는 비용이 50원이었으면 시뇨리지는 9950원인 것이다. 중앙은행은 9950원의 이익을 얻는 것이다.
원화 발행에 따른 시뇨리지 효과는 한국 즉, 국내에서만 국한된다. 그러나 기축통화인 달러는 세계를 대상으로 하기에 미국은 천문학적인 시뇨리지 효과를 누린다. 개꿀이다.


미국의 밑장빼기.


시뇨리지 효과의 '시뇨리지'는 과거 중세 시대에 군주(세뇨르)가 모자란 재정을 보충하기 위해 금화에 구리를 섞어 짜가리 화폐를 만든 것에서 이름 따왔다.

즉 중앙은행은 세금을 거두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화폐를 찍어내면서 실물상품가치를 보유해 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를 잘 이용하면 국가 재원을 보충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지만 남용 시 하이퍼인플레이션의 위험이 있다.


미국의 신비로운 길

미국은 기계로 달러를 찍어낸다. 신흥국에서 제품을 사들인다. 신흥국은 제품값으로 받은 달러로 미국채를 산다. 다시 미국으로 달러가 들어온다. 미국은 그 달러로 신흥국의 주식을 매입한다.

이 과정을 통해 일차적으로 미국은 시뇨리지 효과를 통해 이익을 누리며 이차적으로는 주가 차익에 의한 이익을 덧대어 누린다. 신흥국에 국채 이자 준 것도 주식 배당금으로 결국 돌려받는다. 표면적으로는 노상 무역적자라며 칭얼칭얼 하지만 사실상 겹겹이 이득을 챙기게 되는 것이다. 너무나 신비롭다. 그래서 신비로운 길이다.


너무 신비로우면 얼굴이 저렇게 된다.


중국도 이런 원리를 알고 있어 중동 쪽으로 위안화 폐쇄 회로를 만들기 위해 깡패식으로 각종 인프라 공사대금, 원자재 결제 대금을 위안화로 결제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잘 되고 있지는 않는 걸로 보인다. 원래부터 못 사는 나라들이라 채무불이행이 곳곳인 듯하다. 마른오징어 즙 짜는 것 같다. 세상 무섭다.


지구상에 이런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국가는 오직 미국뿐이다. 따라서 미국 지수 추종 장기투자에 대한 또 다른 근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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