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곳의 출판사들에 원고 투고를 마쳤다. 몇 출판사로부터 원고가 정상 접수 되었다는 회신을 받았다. 원고 검토에는 보통 2~4주가 소요된다고 한다. 출간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만 추가회신을 주겠다고 했다. 그러니 지금 당장에는 출간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다했다. 그래서 어제 하루간 무얼 해야 하나 고민을 했다.
평소에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는 습관 때문에, 갑자기 할 일이 없어지자 미치는 줄 알았다. 혼자 책상에 앉아 다리를 달달 떨기도 하고, 줄담배를 태우기도 했다. 팔 굽혀 펴기와 턱걸이도 많이 했다. 빨래, 청소 등의 집안일도 했다. 그러나 그런 일들을 온종일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뭔가 생산적인 활동을 재개해야만 했다. 그러지 않으면 내가 조만간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다시 글을 쓰기로 했다. 특출 난 주제나 참신한 소재는 생각나지 않지만, 그래도 쓰기로 했다. 다른 은하계에 있는, 멀티버스의 최고버전의 또 다른 '나'는 지금의 상황 속에서 어떻게 행동했었을지 생각해 보면, 지금의 나처럼 글을 썼을 것이다. 꿈과 목표가 확실한 사람의 간절함이라는 것은 이런 것이다. 여기에 무슨 동기부여가 있는 게 아니다. 순수히 간절한 것이다.
'조던 피터슨'을 알 것이다. 20년 가까이 심리학에 관해 연구한 교수이자 인플루언서이다. 분야도 심리학에 타이틀도 교수인지라, 겉치레만 보면 탁상 앞 먹물일 것이라는 지레짐작이 들 수 있다. 그러나 그의 인터뷰, 그의 이야기, 그의 책을 읽고 보면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그의 말을 들어보면, 생각보다 거친 환경들을 여럿 경험했음을 알 수 있다. 보통의 심리학을 전공한 교수 또는 의사들이 하는 듣기 좋은 말만 해주는 캐릭터가 아니다. 오히려 나태한 이들을 혼내거나 현실을 직시할 수 있도록 직설적인 충고를 해주는 모습을 보인다. 나는 이런 그가 마음에 들었다. 헛소리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헛소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시간낭비를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실용적이라는 뜻이다.
나도 글을 쓰는 사람이고, 출간을 해서 이름을 알리고 싶은 작가이다. 더 솔직히 말하면, 대중들에게 진정 가치 있는 내면 요소를 제공해서 돈을 벌고자 하는 자본주의적 작가이다. 내가 생각하는 진정 가치 있는 내면 요소라는 건 무엇일까.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완전히, 완벽히 실용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한다. 돈을 주고 산 책에서 나온 내용이 현실을 물리적으로 변화시키는 데에 도움이 안 된다면, 피 같은 돈을 소모한 의미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책 한 권을 살 돈이면 배부르게 밥을 사 먹고 후식으로 커피도 사 먹을 수 있다. 밥을 사 먹으면 배가 부르고, 커피를 사 먹으면 입이 깔끔해진다. 정신이 맑아진다. 그런 현실적인 효과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돈을 쓴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무작정 위로해 주고, 그저 편만 들어주는 그런 에세이들을 읽고 현실에서 얻을 수 있는 게 도대체 무어란 말인가. 나는 책을 좋아한다. 많이 읽고 많이 쓰는 편이다. 투자에 관련된 지식을 담은 책을 보면 투자 원리에 대해 배우게 되어 만족스러웠다. 세금에 관련된 지식을 담은 책을 보면 절세에 대해 배우게 되어 만족스러웠다. 마케팅에 관련된 지식을 담은 책을 보면 성공적인 세일즈에 필요한 전략을 배우게 되어 만족스러웠다.
그렇게 배운 지식들을 통해, 투자를 해서 돈을 벌었다. 그렇게 배운 지식들을 활용해 책을 출판하고 셀프 영업을 하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거인을 만나기도 하며, 협업을 하기도 한다. 그런 것들이 추후 더 큰 성공의 가능성이 되어 준다. 이는 모두 현실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실용적인 결실이라고 말할 수 있다.
성공자들이 쓴 책을 읽으면 그들이 그 위치까지 가기 위해 거쳤던 수많은 고난을 엿볼 수 있어서 느끼는 바가 컸다. 지금은 거인이 된 그들도 수많은 실패와 망신, 각고의 노력 끝에 겨우겨우 그 자리에 갈 수 있었다는 과정을 알 수 있었기에 나 또한 현실을 충실히 견지한 정신적 무장을 할 수 있어서 효용이 있었다. 더해, 역경을 돌파할 수 있는 실용적인 충고도 나와 있는 책은 금상첨화였다.('세이노의 가르침'이 아주 적합한 예시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 책을 사랑한다.) 그러나. 그러나 말이다.
"당신이 어떤 선택을 하든 응원해. 그러니 원하는 미래를 위한 선택을 해. 닮고 싶은 모습, 되고 싶은 모습을 향해 나아가. 당신이 바라는 게 내가 바라는 것이니까. 진심으로 응원할게. 저 별은 모두 당신을 위해 빛나고 있어. 밤하늘 가운데, 당신의 존재가 찬란히 빛나길."
이게 도대체 뭐냐 이 말이다. 당신이 바라는 게 내가 바라는 것이라니. 얼굴도 한 번 본 적 없는 사람이다. 저런 문장을 읽고 얻을 수 있는 건 없다. 돈을 벌거나, 사업을 구축하는데 도움이 될 재료가 전무하다. 정신이나 마음을 강하게 하는 데 있어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저런 문장을 가지고 가차 없는 현실에서 뭘 어쩌란 것인가. 나는 내 글을 읽어주는 감사한 독자들에게 저런 글을 써내 보일 수 없다.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을뿐더러, 무책임의 극치라 생각한다.
"We should just keep doing it or die trying. I don't need a source of strength. I don't care about optimism or pessimism. fuck that. we're gonna get it done." - Elon Musk
"I can wake up in a terrible mood. I will complete the same tasks as if i woke up in a fantastic mood. Because how i feel has no bearing on the things i'm gonna do with my day. Because i have duty to myself and to my bloodline.
[I don't have the motivation to go to the gym.] Neither did i! And i still did it. so now what you gonna say? Now you have no excuse.
Being a man is about not feeling things. It's about acting the way you're supposed to act. Regardless of how you feel.
I'm tired of hearing guys messing me about how they feel.
Leave the feelings to the girls. That's what they do.
We act.
That's how the world got built. All of it.
All the men who built the fucking skyscrapers felt scared. They did it anyway."
- Andrew Tate
이런 게 값을 하는, 제대로 된 메시지이다. 이런 자세를 지녔을 때, 일이 진행되고 고비를 돌파할 수 있게 하며, 현실이 물리적으로 변화한다. 고로 진실된 행복한 삶을 건설할 수 있다. 이러한 진정 가치 있는 내용을 보고 나는 오늘도 글을 쓸 수 있는 것이다.
늦잠을 자도 되고 피시방을 가도 되고 술을 마시러 가도 되고 여자 뒤꽁무니를 쫓아다녀도 말릴 사람 아무도 없다. 이미 원고 투고는 다 한 상태로 출간을 목표로 한 계획도 모두 끝난 상태이다. 그럼에도 시간을 투자해 또 글을 쓰고 있는 것은, 이렇게 함으로 인해 작가 필드에서 아주 조금이라도 나의 영향력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게 아주아주 조금이라서 보이지도 않을 만큼 미약할지라도 그 정도는 발전한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