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히히히힝.
떠벌떠벌 '말'말고, 히히힝 하는 '말'에 대해서 알아봤다. 원고 투고를 한 뒤 수차례의 거절 메일을 받으며 뻗친 스트레스로 인내심에 관해 웹서핑을 하다가 '경주마'에 대한 글을 보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달리기에 특화되어 있는 '서러브레드' 품종이 대부분이라고 하며, 출생 2년 후에 경주마로 등록된다고 한다.
운동선수들의 스타일처럼, 경주마들에도 말마다 다양한 레이스 성향이 있다고 한다.
도주마 : 시작부터 남들보다 앞서 나와 혼자서 달리는 스타일이다. 추월당하지 않는 것이 관건이다.
선행마 : 초반부터 선두권을 노리며 마지막 직선구간에서 후속마들의 추격을 버텨내는 형태로 가장 보편적이라고 한다.
선입마 : 중위권 무리에 머물다가 마지막에 뛰쳐나가 1등을 노리는 스타일이다. 순간 가속력이 있는 말들이다.
추입마 : 초반에 최하위권에 머물며 페이스 조절을 하다가 마지막에 스퍼트를 하여 다른 말들을 제치고 1등을 노리는 스타일이다.
자유마 : 올라운드 스타일이다.
나는 조깅을 하는 사람이다. 지금은 건강유지 목적으로 설렁설렁 뛴다. 담배에 물들지 않았던, 고등학생 때는 10KM 마라톤을 나간 적이 있는데, 47분 정도로 들어왔었다. 아마추어 치고는 잘 뛴 편이라고 한다. 메달권 성적은 30분 전후라고 하며, 상위 10% 이내는 51분 정도 대라고 들었다. 10년간의 줏대 있는 흡연으로 지금은 그냥 경운기다.
마라톤을 시켜보면 어떤 사람의 일에 대한 스타일도 파악할 수 있는 것 같다. 나의 경우 가장 보편적인 '선행마' 스타일이었다. 초반에 처지면 더 힘들다는 느낌을 받았다. 선두권 사이에 있으면 심리적인 영향으로 지구력도 유지가 된다. 그래서 최대한 선두권에 머물다가 결승선을 200M 정도 남기기 시작한 시점부터, 내일 하루 뒤지면 된다는 생각으로 스퍼트를 밟았던 것 같다.(실제로 다음날 네발로 기어 오줌을 누러 갔던 기억이 있다. 한심한 표정으로 날 쳐다보던 엄마의 애정 어린 눈빛이 기억난다.)
이런 러닝 스타일을 보아도, 나는 인내심과는 거리가 아주 먼 사람이다. 인내심이 있는 사람이었다면 '선입마'나, '추입마' 스타일로 뛰었을 것이다. 자기 체력을 안배하며 현재 위치에 불안해하지 않고 레이스에 집중할 수 있는 스타일들이기 때문이다.(실제로 능력이 출중하기 때문에 이러한 전략을 하는 것이라고도 보인다.)
그래도 친절한 출판사의 경우, 거절 통보 메일을 챙겨 보내주시는데 이런 메일이 하나 있었다.
'흥미로운 원고'라... 그러니까 특이하긴 하다는 것 같다. 나름의 희망이 된다. 차별성은 있다는 이야기이니 말이다. 다만, 나도 스스로의 문체가 강하고 직설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런 리스크를 감내할만한 배짱 있는 출판사가 있기를 바래야 한다. 그래서 최대한 많은 출판사에 보내보아야 한다.(요즘 서점에서 '세이노의 가르침'을 제외한 다른 책들에 나 정도의 '돌파력'을 본 책이 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서점에서 책 보고 문구류 사고 있는데, 나는 자꾸 이 책 저 책 집어서 끝에 출판사 연락처만 찰칵거리며 사진 찍어가니 앞치마 한 직원들이 이상하게 쳐다본다. 간첩 보듯 본다. 뱁세눈을 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내 코가 석자다. 그리고 내가 더 무섭게 생겼다. 안 꿀린다.
될 때까지 해볼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