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부러진 새를 고쳐주지 말라고 했던가.

통찰력에 관하여.

by 언더독

나는 이곳에 매일 2편 정도의 글을 올리고 있다. 매일 2편의 글을 올리기 위해서는 양적으로 많은 정보 흡수가 필요하다. 경제 기사, 사회 기사, 세계 소식부터 각종 sns를 참고하기도 하며 개인의 경험을 끌어올 때도 있다. 방금 말했던 곳들에서 재료를 자주 마련하고는 했다. 그리고 오늘은 조금 새로운 기분을 가져볼까 하여, 브런치 홈에 오르는 잘 나가는 글들을 몇 개 읽어보았다.


실망스러웠다.

내가 잘나보이려고 이렇게 쓰는 게 아니다. 지금 구독자 수도 별 볼일 없다.

다만, 정말 그렇게 느껴서 거짓말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실망스러웠던 점은, 글을 좀 읽고 쓸 줄 안다는 사람들도 별 중요하지 않은 소재거리에 현혹이 되어 다수의 유입을 만들어내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특히나 여행 그리고 음식이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나는 정말 모르겠다. 그 글을 쓴 사람들, 그리고 읽고 좋아라 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개개인과 그들의 가족들의 삶이 얼마나 충만하며 안전한지 말이다.(정말로 그것이 만족이 되어 여행과 음식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내가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장담컨대, 그렇지 않은 이들이 훨씬 많을 것이다.)


나는 내가 평범하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그러나 올바른 것이 있다면 직시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에 맞게 말하고 행동하려고 노력한다.(언젠가부터 그렇게 하는게 이상하고 별난 것이 되어버렸다.)


이러한 세태는 비단 브런치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출판시장에도 존재한다. sns는 말할 것도 없다. 차라리 내가 눈 딱 감고 돈이나 벌어 보자고 생각해서, 그 물결에 동참한 뒤 사람들 지갑에서 돈 빼먹을 수 있는 철면피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근데 나는 그게 그냥 안 되는 사람이다. 느낀 바 그대로 말해야 하고, 내가 실제로 남에게 유용하지 않았더라면 돈을 받고 싶지가 않다. 나는 그게 엄청 쪽팔린다. 불편하고 말이다. (나는 그걸 두려워하는 것 같다. 결국엔 카르마라는 걸 알고 있다.)


저런 것들에 눈 팔려 있을 상황이 아니다. 남자들은 가치 높은 남자가 되기 위해 고통을 찾아 정면승부해야 한다. 여자들은 좀 덜 해도 될진 몰라도 그 결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


지금 독일 3사 굴리고 명품 향수 사고 시계 사 끼고 다니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진짜 돈을 많이 벌고 많이 불리는 게 중요한 것이다. 그게 핏줄과 가족의 삶에 통제력을 가지게 한다. 거기에 때 이른 여행이나 비싼 음식이 왜 끼나. 삶부터 제대로 책임감 있게 건사하는 게 당신을 진정으로 행복하게 하는 길이다. 자꾸 중간에 코카인 맞을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어떻게 그렇게 세상을 만만하게 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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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노의 가르침'이 베스트셀러 1위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다. 세이노 선생님이 무려 700페이지 이상에 달하는 분량을 통해 우리에게 피보다 진하게 살라고 했거늘, 이거는 뭐.. 헛방인 것 같다.


부산보다 서울이 유동인구가 배로 많다. 그래서 길을 다니면 사람들이 어디로 이끌려 가는지 더 명확히 눈에 보인다. 입고 신고 차고 다니는 거 보면 도대체 싼 게 없다. 주점은 늘 붐빈다. 비싼 카페들도 마찬가지다. 내가 생활하고 있는 동네는 그렇게 잘 사는 사람들이 사는 동네도 아니다.


나는 그런 그들을 관찰하며 글감을 생각해 내 기록해 두고, 1600원짜리 아이스 아메리카노 뽑아서 츄리닝 입고 빠르게 거리에서 사라진다. 집 들어가기 전에 담배 한 대 태우며 해외주식 프리마켓 상황 점검 한번 해준다. 집 들어오면 글 쓰고 턱걸이한다. 남는 시간에 다른 사업하는 놈들 뭐해서 돈 벌고 있나 살펴본다. 경제 칼럼 읽는다. 뉴스 확인한다. 또 글 쓴다. 서울 올라와서 이 루틴을 계속 유지한다.


주변과 세상을 통찰할 줄 알아야 한다. 5년 10년 뒤에 세상에 의해 녹다운되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인생 말년도 아니다. 세상은 더욱 빠르고 잔인해졌다. 요새는 이걸 나만 알고 있는 건가 싶다.)


내 글을 봐주시는 독자들은 한번쯤 주변 번화가를 이런 관점으로 3분 정도 지켜보길 바란다. 뭔가 대단히 잘못되어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글을 쓰는 이 시점에도, 여러분들이 읽고 있는 시점에도 인플레이션은 진행되고 있고 우리는 조금씩 늙어가고 있다.(우리네 부모는 어떻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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