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투스'는 필요하다.

모든 것은 하늘이 주시는 것이지만.

by 언더독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


현실에서 존재하는 격차이다.


언젠가 '아비투스'라는 책을 본 적이 있다. '아비투스'는 제2의 본성이라는 뜻으로, 친숙한 사회 집단의 습성을 뜻하는 말이다. 프랑스 사회학자 '브루디외'가 만든 말이다.


나는 흙에서 금이 되려고 애쓰는 사람이다.


그 책이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당장에 즐길 수 없는 비싼 재화들에 대해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지만, 수준 높은 문화적 생활을 즐기려는 노력을 한다는 것에 있어서 동의하는 바다. 그런 것들을 즐기기 시작하면 사람의 아우라가 변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반드시 많은 돈을 들여야만 수준 높은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H7Xh4.jpg 나는 노력을 했다기 보다는, 자연히 고전을 좋아하게 된 것 같다. 본질을 쫓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몇 번 부자들 곁에 가본 적이 있다. 악수를 나누고 인사를 하고 간단한 이야기 정도는 해본 적이 있다. 내가 그들과 악수를 나누고 간단한 이야기 정도를 할 수 있었던 것에는 나에게도 일정 수준 이상의 '아비투스'는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굳이 나를 볼 이유가 없다. 나에게서 얻어 낼 수 있는 것이 딱히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를 봐주는 것에는 기본적인 겉치레와 인간 본연의 선한 심성인 호의가 있기 때문인데, 그런 것의 증감은 내가 지닌 '아비투스'에서 발생한다고 보면 된다.


나는 그들의 시간을 존중했으며, 그들의 지위를 존중했다. 그들의 에너지를 존중했다. 내가 그들보다 못한 존재라고 생각지는 않았지만, 힘의 차이에 의한 계층적 위상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이야기이다. 또, 그들에게서 물질적인 뭔가를 얻어내야겠다는 마음을 애초에 지우고 들어갔다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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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말하자면, 방해를 하지 않으려 했다는 이야기이다. 대부분의 흙수저 들은 이게 없다. 그래서 아예 접근이 안된다. 걸러진다. 나도 흙수저 출신이지만, 그들의 거지근성을 보고 있노라면 눈살이 찌푸려진다. 이들은 그들이 그것을 지니고 살고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다. 나조차 이러한데, 칼자루를 지닌 금수저들은 얼마나 혐오할까 싶다. 이 또한 '아비투스'의 조각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아비투스'는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계층이동이 가능하다. 기회는 그들이 준다. 단, 기회를 받는다는 것에 있어서 먼저 갖춰야 할 조건이 있다. 내가 뭔가 되어 있어야 한다. 예컨대, 영향력이 있어야 한다. 그들에게 쓸모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나를 포함한 모든 인간은 기본적으로 이기심에 의해 움직인다.


과거에 나는 열정만으로 이들에게 기회를 얻어보려고 했으나, 대부분 얻지 못하였고 얻었던 것들 또한 반쪽짜리 기회였다. 온전한 것이 아니었다. 이것에 대해 좋다 나쁘다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현실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계층 이동도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그래서 망상을 피하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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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에 영향력을 가지려면 절절한 노력이 수반되어야 하며, 종래에는 하늘의 선택에 의해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세상에는 죽어라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성공의 위치까지 가지 못한 사람들도 정말 많다. 그게 사실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보이지 않는 것을 믿으며 절실한 노력을 장기간 이어가는 일이다.

모든 것은 하늘이 주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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