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얼른 경제적 자유에 도달하고 싶은 마음 제일 잘 안다.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20대 무일푼에서 5년 안에 파이어족이 되려면 갈 수 있는 테크트리를 따져보자. 목표액은 11억이다. 평균적인 파이어족 시작을 알리는 자산 크기이다.
A. 사업으로 5년 안에
사업이 정상적으로 돌아간다는 가정하에 마진을 매출의 20-30% 로 잡아본다. 5년 = 60개월 즉, 달에 1833만 원이 저축되어야 한다. 밥만 먹고 잠만 자고 다 저축한다는 가정하에 말이다. 개략적 계산을 위해 대출 이자랑 원금 상환은 아예 제외한다. 2000만 원으로 잡고 역산을 해보면 사업체에서 매달 7천~1억의 매출이 나와줘야 한다. 사실 더 나와야 한다. 이자와 원금 상환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거 쉬운 일 절대 아니다. 몸도 다 베릴 가망이 크다. 모든 것이 순조롭다는 하에도 말이다.
B. 투자로 5년 안에
1년 빡세게 몸빵 노동으로 모아서 2000만 원 모았다고 쳐보자. 남은 4년간도 그렇게 졸라매어 모으면서 투자를 한다고 가정한다. 이것 또한 몸 베릴 가망이 크다.
흙수저답게 올드스쿨로 계산한다.
대략적으로 계산해보면 필요한 연간 수익률이 140% 정도이다. 이건 피터린치가 자다가 봉창 두드릴 수익률이다.못한다고 보는 게 현실적이다.
옵션 A와 B를 병행하는 방법도 있겠다. 그럼 더 나아지겠지만 그걸 해내려면 정말 투탕카멘이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30대에 탈모나 갑상선 암이 올 수 있다. 아무튼 위 이야기 모두 아무 특이사항이 없었을 때, 모든 것이 순조롭다는 가정하에 서술된 것이다. 또한 저 기간 동안 가족, 연애, 나 자신 다 삭제라 생각해야 한다.
흙수저는 20대에 *불가피(끝에 부연설명)하지 않다면 급하게 몰면 안 되겠다.
누누이 말하지만 흙수저는 자본을 모으는 것이 굉장히 고통스러워서 그 작업으로 수명이 단축된다. 더해 우리는 한국 흙수저다. 미합중국 흙수저가 아니다. 프랑스 흙수저가 아니다. 그곳에서는 사업을 일으켰다 나자빠져도 기업가 친화적 사회 분위기와 지원 정책으로 시스템에 의한 부활이 가능하다. 한국은 재기 불능이 지배적인 구조이다. 내 아버지가 그러했듯이 말이다. 그런 이유로 나 또한 이런저런 사업을 벌이기 직전까지 갔다가 늘 우회하여 투자로 회귀했었다. 투자가 사업보다는 자신의 통제 하에 진행되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한국 흙수저는 절대로 시드머니를 잃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뼈에 3번 새기도록 하라.
'투자를 15년 정도는 해야 된다' 이렇게 맘 편히 생각하고 현실적인 수익률을 견지하고 가야 한다. 물론 본인이 끈질기게 노력하면 4~5년가량은 기간 축소가 가능하다고 믿는다. 나도 10년 잡고 있고 더 줄여보려고 눈만 뜨면 끈질기게 노력 중이다.
우리는 흙수저 20대라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진골 흙수저는 시시콜콜한 자금까지 모두 스스로의 통제하에 운영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투자금, 수수료, 세금, 교육비, 집 월세에 심지어 옷값, 밥값, 병원비까지도 말이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이와 같은 요소들이 정말 큰 차이를 만든다. 이 모든 것을 극복한 용자들이 세상에 존재하는 건 사실이지만 보다 현실적이고 확률 중점적으로 보자는 이야기이다.
이러한 연유로 투자 초보 흙수저를 대상으로 주장하는 것이, 시작은 시장수익률 추종 패시브 투자이며 추후 자기 상황과 스타일에 맞게 투자 전략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싫겠지만 파이어족 달성까지는 직장을 다녀야 한다. 그래도 이 기간 중에는 가족과 연인도 챙길 수 있다. 스스로 노력해서 걸리는 시간을 더 줄여볼 수도 있다.
*그럼 불가피한 경우라는 건 구체적으로 무얼 말하는 것일까.
부모로부터 빚을 받은 자녀의 경우를 말한다. 이건 흙수저가 아니다. 그냥 인도 사람처럼 맨손으로 먹는 거다. 정말 힘들고 어려운 경우로 나조차도 엄숙하게 만드는 기본값이라 할 수 있겠다. 진심으로 마음 아픈 상황이다.
이 경우는 투자가 답이 아닐 수 있다. 시드머니를 구축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밑 빠진 독이므로 물을 무식하게 많이 넣지 않는 이상 축적의 개념이 성립하지 않는다. 아예 독을 계곡에 담가버려야 한다. 한마디로 고소득 직장에서 고생하며 시간을 들여 청산부터 하던지 척박한 베이스에서 사업을 일으켜 성공시켜내야 한다는 말이다.
나는 아마존 FBA와 광안리 해변 짐 보관소 그리고 한국발 미얀마 화장품 벌크 수출 등을 준비하여 본격적으로 진행시키기 직전까지 가보았다. 준비를 하면서 흙수저였던 내가 느꼈던 것은 모든 사업에는 사람이 끼기 때문에 애당초 리스크를 통제할 수 없는 필드이며, 그렇다 해도 통제하려고 최선을 다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가능한 최소 규모로 시작하는 것이다. 잃게 될 파이를 가장 적게 내 품 밖으로 내놓아야 한다.
그 이상의 이야기는 내가 직접 겪어보고 잘 해내 본 적이 없으니 스스로 주제넘는다는 생각이 든다. 이 상황의 문제 돌파 방법은 좀 더 인생 경험치를 쌓고 결과를 내어본 후 스스로 팩트가 생겼을 때 공론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