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커피를 사거나 담배를 사거나 식사를 해결하거나 일 때문에 나가야 할 때 빼고는 밖을 나가지 않는다. 어디 이동하는 시간에 방에서 일을 더 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디를 나가더라도 동선이 짧다. 가까운 식당 여러군데를 돌아가며 끼니를 해결한다. 그 중 하나가 근처의 맥도날드이다. 베이컨토마토디럭스가 나의 최애 메뉴이다.(프로틴이 제일 많다.)
그 매장은 2층에서 식사를 하도록 되어있다. 나는 의도적으로 창문밖을 볼 수 있는 자리에 앉는 편이다. 창문 밖으로는 버스전용도로가 끼어있는 8차선이 있으며, 그 너머에는 큰 백화점이 있다.
이유가 있다. 사람들을 관찰하기 위해서이다. 그들을 보며 돈이 될 거리를 찾는다. 못찾아도 위기감을 느낄 수 있어 좋다. 전후자 모두 해가 진 저녁시간이 되면 더 잘 느낄 수 있다.
주거비를 아끼기 위해 서울의 슬럼가에 살고 있다. 유흥가가 밀집해있다. 밤이 되면 돈이 될 거리가 많이 보인다는 것이 이해가 될 것이다. 술과 담배 그리고 여자를 상품화한 업장들에서 돈의 흐름이 아주아주 잘 보인다.(이런 일은 안하고 싶다. 돈에도 감정이 스며들어 있다. 악하거나 슬픈 돈은 그러한 것들을 불러들이며, 선하거나 기쁜 돈도 그러한 것들을 불러들인다.)
창밖을 보며 감자튀김을 케첩에 찍어먹다가 척추가 서늘함을 자주 느낀다. 오늘도 그러한 기분을 느꼈다. 버스 안의 찌들어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술집 앞에 잠깐 담배타임하러 나온 진한 화장을 한 눈풀린 여자를 보면서 그러한 서늘함을 느꼈다.
어느정도 다 눈에 다 담았다 싶으면 빠르게 발걸음을 재촉해 도망치듯 집으로 돌아온다. 이런것들이 나에게는 상당한 연료가 되어준다.
투자와 사업을 병행하면서 심화된 이질감은 앞으로도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나에게는 여러모로 좋은 영향을 준다.
첫째로는 스스로를 위한 일에 더욱 열중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버리는 시간이 없게 되는 것이다. 혼자 날고 있으면 풀숲의 먹잇감이 눈에 더 잘 들어오는 법이다. 몰두하는 것이다.
둘째로는 더 나다운 글을 쓸 수 있게 만들어준다. 요즘 내 글을 보면 투자만 해왔던 예전보다 더 선명한 캐릭터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사업으로 발생하는 매일의 부조리와 고통 그리고 스트레스는 나를 여러모로 성장시켜주고 있다.(동시에 생명력을 앗아가기도 한다.)
보통 아침 9시에 눈을 뜨자마자 일을 시작한다. 오후 11시나 되어야 일을 멈춘다. 사실 멈추는게 아니라 의도적으로 자제한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업무모드의 뇌가 되어 있으면 글이 정말 못나게 써져서 그렇다.
샤워를 한판 하고 에어컨을 틀어 서늘하고 쾌적한 환경을 만든 뒤, 정갈한 마음으로 하얀 빈 화면 앞에 앉는다. 클래식을 틀고 혼자 깊게 생각하는 시간을 가진다.
오늘 글쓰기 전에 정말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내가 너무 나만의 세계에 빠져사는건 아닐까. 내가 잘못되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 너무 외골수는 아닐까. 그런 생각들을 해보았다. 10분 정도 말없이 정수리위에 깍지를 끼고 있었다.
쓸데없는 생각을 했다는 것을 깨닫는데에는 그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포커를 칠꺼면 포커 룰에 맞게 게임을 해야한다. 마작을 할 꺼면 마작 룰에 맞게 게임을 해야한다. 바둑을 둘꺼면, 체스를 할 꺼면 각자의 게임 룰에 맞게 플레이해야한다.
자본주의 세상에서는 자본주의 룰에 맞게 게임을 해야한다.
어떤 셰퍼드가 양들을 이렇게 잘 몰아놨는지 소름이 돋을 뿐이다. 나는 맥도날드 2층에서 그걸 매번 느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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