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를 쓰고 있다. 지난 책 '흙수저 매뉴얼'은 공격적인 내용이었다. 그 책을 낸 후 시간이 제법 흘렀고, 그간 새로운 경험치가 많이 쌓였다. 특히, 개인 사업자를 내고 장사를 해보았기 때문에, 보다 다각도로 본 실전 데이터를 추가적으로 담을 수 있게 되었다. 사업을 명확히 성공시켰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어찌 되었든 돈을 잃지 않고 벌긴 벌었으니 뭔가라도 챙겨갈 수 있는 내용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잘것없는 몇백만 원의 소자본으로 짱짱한 경쟁업체 여럿을 잡았다는 것에도 의의가 있다. 재고 사입 비용을 2달이 안 되는 시간 동안 5번 이상 돌렸다.
이 시도는 일종의 테스트였다. 처음 사업자를 내기 전, 영국 천만장자의 비즈니스 세미나를 들었다. 거기서는 몇 가지 대원칙을 제시했고, 그 내용이 내 마음에 들든지 말든지 무조건적인 수용을 했다. 의도적으로 주관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그의 말이 맞을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사업 경험이 상당한 천만장자다. 나는 이런 직시하는 능력이 타인들에 비해 뛰어나다. 만약, 데이터와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내 똥고집을 내세워 사업을 했더라면 분명히 큰 적자를 내고 말았을 것이다.
오래전 출판 시도 경험으로 배운 것은 마케팅에 관한 점들이었다. 책이라는 것도 하나의 상품이고, 이해관계인들에게는 판매가 많이 일어나게끔 하는 것이 목표가 된다. 그러나 많은 작가들의 순수한 창작의 방향은 그러한 판매지향적 마케팅과는 상충될 때가 많다. 그래서 출판사의 편집부서에서 많은 압박이 들어오게 된다. 여러 출판사의 입장은 십분 이해한다.
다만, 나의 경우 너무 마케팅적으로 치우치게 되면 글이 엉망으로 나온다. 나의 글은 현실고증의 끝판왕이기 때문에, 겉보기에 좋아 보이게끔 글을 쓰면 '반성을 하지 못한 반성문'을 적는 느낌이 들고는 한다. 내가 내가 아닌 것이다. 헤밍웨이는 가장 솔직한 글이 가장 좋은 글이라고 했다. 좋은 글이 나올 리가 없다.
그래서 지금 쓰는 원고는 온전한 나의 뜻대로 쓰되 제목, 목차 구성, 단편적인 장치들에 한해서 뜻을 최대한 수용하고 있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공은 지금 나와 함께하고 있는 출판사 편집장님에게 있다. 내가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시고 계신다. 그래서 열심히 쓰고 있다.
주간에는 일을 하고 밤이 되면 원고를 쓰다 보니 브런치에 글을 쓸 여력이 부족해졌다. 쉬는 날이 없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다. 그럼에도 나를 기억해 주시길 바라본다. 브런치에서 잠잠하다고 해서, 잠잠하게 살고 있지는 않다. 언제나 무언가를 하고 있다. 나는 시간을 귀해하며 사는 사람이다.
PS : 요즘 나스닥이 불장이다. 엔비디아가 대단히 아웃퍼폼을 하면서 어제 전체적인 주가를 하드캐리했다. S&P500은 최고치를 찍었다. 구독자분들에게 '불을 향해 날아드는 불나방'이 되지 않기를 전해본다. 타 죽는다. 나는 이럴 때 진입하지 않는다.
미국 내수의 여러 지표들은 연준이 금리 인하를 고려하기에는 영 아닌 상태로 나오고 있다. AI 사업부를 가지고 있는 메가캡들은 엔비디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체적으로 하드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그런 점들도 감안해야 한다. 언제 금리 인하가 이뤄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무엇이든지 상식적으로 생각해야 하고, 남들보다 미친 짓을 조금 덜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찰리 멍거가 했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