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빵을 좀 주는 것

by 언더독

최근 며칠 스트레스와 피로가 많이 누적된 것 같다. 머리가 지끈거린다. 얼굴에 트러블이 늘었다. 눈도 뻐근하다.


이렇게 쓰고 보니, 언젠 안 그랬나 싶다.


내가 완수해야 할 미션은 끝나지 않았다.


Peaky blinders라고 있다. 미드다. 주인공 Tomas shelby는 조폭 사업가인데, 그가 하는 말이 있다.



내가 이때까지 살면서 깨달은 게 하나 있어요.


이번 생에는 휴식은 없다는 것을요.


어쩌면 다음 생에는 있을지도 모르죠.





글을 쓰며 감사할 일이 생긴다. 재미없고 머리 아픈 글만 써대는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구독자가 늘긴 는다. 요즘 많이 늘었다. 앞으로도 정직하게 쓸 것을 약속드린다.


며칠 전에는 한 마음씨 따뜻한 한의사 한 분이 브런치를 통해 10만 원의 후원금을 주셨다. 몸을 챙기면서 생활하기를 바라는 진심 어린 댓글도 남겨주셨다. 감사할 일이다. 정말 그렇다. 2년이 좀 안 되는 시간 동안 글을 써왔는데, 처음 받아보는 후원금이었다.


이렇게 받은 10만 원은 나에게 있어 정말로 소중한 돈이다. 그래서 이 돈을 어떻게 써볼지 고민을 했다. 왜냐하면 가장 높은 가치의 무언가에 사용해야 준 사람 마음이 좋기 때문이다. 이 돈은 마땅히 그렇게 쓰여야만 하는 것이 올바르다.


나는 주식 투자에 집중한다. 한마디로 올인하는 삶을 산다. 자금이 극편향되어 있다. 그 생활이 10년이다. 내가 도전해온 여러 가지 일들 중 가장 성적이 좋았기에, 여기에 집중하고 있다.


생존하는데 필요한 돈만 쓴다. 그리고 이 귀한 10만 원이 생긴 것이다.


평소에 정말로 한 번 열심히 배워보고 싶었던 주식 투자 강의가 있었다. 생활비가 딸려서 엄두를 못 내고 있었다. 거기에 보태어 쓸 생각이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하고 싶은 것이다. 세상에는 날고 기는 재야의 고수들이 많다. 나도 나쁘진 않지만, 더 발전하고 싶다. 5월에 세금 납부가 얼추 정리되면, 들어볼 거다.


고맙습니다.




머리 아픈 이야기들과는 관계없이, 오래간 글을 쓰며 드는 생각이 있다.


내 글에는 분명한 색깔이 있다. 이제까지 겪었던 험하고 잔인했던 경험들이 빚은 결과물이다.


지금 이 지면에 내가 글을 써서 많은 사람들이 이를 읽을 수 있는 것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그중 가장 비중이 큰 이유는 30년 인생을 통틀어 열 명 정도의 조력자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나를 도왔다. 내가 가장 처참하고 비루하고 위험할 때, 날 도왔다.


어떤 사람이 극한에 내몰리게 되면, 이 사람은 중간의 삶을 살 수 없게 된다. 하나의 극 또는 다른 하나의 극으로 살게 된다. 여건과 심리가 그렇게 된다. 와중에 어떤 사람들이 주변에 자리하는가가 큰 영향을 준다.


신의 은총으로 내 인생에는 소수의 귀인들이 있었다. 그래서 불법적인 세계로 발을 들이지 않을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또는 아직 살아 있을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집안이 풍비박산 나서 한겨울 잠 잘 곳 없을 때, 자기 방을 내어준 친구들이 있었다. 높은 곳에서 일을 하다 추락할 뻔했을 때, 내 작업복 멱살을 잡아채었던 동료가 있었다. 등하교에 쓰라고 차비와 자전거를 내어주던 고등학교 선생님이 계셨다.


제3세계에서 일을 하며 위험한 상황에 빠졌을 때, 내 옆을 지켜주었던 외국인 형제들이 있었다. (파키스탄에서 마리화나에 취한 양아치 무리가 마셰티를 뽑아 들고 나를 해하려 했을 때, 그걸 막아준 파슈툰 족이 있었다. 그들이 없었다면 난 거기서 죽었을 거다.)


그러니까 내 말은.


장발장이 빵을 훔칠 때, 누군가 그에게 미리 빵을 좀 주었다면 장발장 이야기는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받은 게 있으니, 그것을 글로 돌려준다는 생각으로 글을 쓰고 있다. 글을 쓰면 쓸수록 그런 생각이 자주 든다. 어차피 나는 여러번 죽음 문앞을 갔었다. 지금 삶은 원래 나의 것이 아니다. 그렇게 여긴다.


혹시나 이 글을 읽는 사람 중, 홧김에 인생을 개판 쳐볼까 싶은 사람이 있다면 굳이 말리진 않겠다. 다만, 내가 쓰는 글들을 한 달 정도만 읽어보다가 깽판 쳐볼 것을 권한다. 한 달 늦게 깽판 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도 없지 않겠는가.


아침 일찍 출근 해야하니 오늘은 이만 쓰련다.


모두 평화로운 토요일 밤 되시기를.


Louis armstrong - What a wonderful world

https://www.youtube.com/watch?v=HxMaM8zgAW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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