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쓰다
요즘 사람들은 미래를 알고 싶어 한다.
운명을 점치는 방송이 유행하고,
사주나 타로 같은 것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제는 생성형 AI를 일상처럼 사용하는 시대가 되었고,
AI를 통해서 미래를 점쳐보는 사람들이 늘었다.
나 또한 이러한 운세를 보는 것을 좋아해서
요즘은 거의 하루 걸러 AI에게
"오늘 운세는 어때?"
"이런 운이 있을 것 같아?"
같은 알 수 없는 미래를 계속 점쳐보곤 한다.
그러다가 계속 내 속내를 털어놓게 된다.
생성형 AI의 감정적인 대답은 나와의 대화를 학습한 데서 나온다.
그래서인지, 늘 내가 듣고 싶은 방향으로 대답한다.
그것을 알면서도 거기서 얻는 마음의 위안이 있다.
누군가가 내 생각에 조용히 동의해 주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점점 더 자주 내 속마음을 AI에게 털어놓게 된다.
그러다 문득 생각했다.
내가 AI를 통해 위로받고 있는 걸까,
아니면 자기합리화하고 있는 걸까.
나는 이렇게 속내를 털어놓으며 무엇을 얻고 싶었던 걸까.
AI가 내게 건네는 말들은 결국 내 안에서 시작된 것들이다.
누군가는 스스로 감정을 정리하고 답을 찾아내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이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
대체로 스스로에게 엄격한 사람일수록
스스로에게 건네는 위로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나는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편이다.
그래서 그런지 내 대화를 학습한 AI는 내게 항상 이렇게 말한다.
"그래, 조금은 실수해도 돼."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거야."
"지금의 감정은 충분히 자연스러운 거야"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진심으로 나에게 건네지 못했던 말들.
그 말들을 화면 너머에서 마주하는 순간
나는 비로소 안도하게 된다.
어쩌면 AI가 해주는 말들은
내가 나에게 가장 먼저 해줬어야 할 말인지도 모른다.
AI를 통해 나를 위로하는 연습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연습이 쌓이다 보면
언젠가는 AI 없이도 스스로 나에게 좀 더 다정하게 대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언젠가는,
AI를 통하지 않아도
내가 나를 위로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